쉬운길은 빠른 길이 아니다

본능이 이끄는 삶

by 조용한 조작가

쉬운 길은 빠른 길이 아니다

쉬운 길은 빠른 길이 아니다

무료한 날은 유난히 길게 느껴집니다. 할 것도, 굳이 하고 싶은 것도 없어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보면 시계 바늘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죠. 반대로, 쇼츠를 보며 웃고, 다음 영상을 넘기고, 또 넘기다 보면 어떨까요. 체감상 시간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잠깐 쉰 것 같은데?” 싶은데 벌써 한 시간이 지나 있습니다.

똑같이 24시간을 산 건데, 우리가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시간은 지루하게 늘어지기도 하고, 정신없이 흘러가 버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시간이 빨리 가느냐 느리게 가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내 삶에 무엇이 남았느냐입니다.

우리가 본능에만 기대어 하루를 보낸다면, 삶은 대체로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게 됩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편한 쇼파에 누워, 끊임없이 쏟아지는 쇼츠를 보며 도파민의 파도를 타듯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 순간만 놓고 보면 분명 즐겁고, 가볍게 행복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흘려보낸 하루가 쌓였을 때,
과연 우리가 바라는 삶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 자유를 꿈꾸고, 건강한 몸과 균형 잡힌 마음, 여유로운 일상을 바라봅니다. 그렇다면 그 삶에 걸맞게 오늘이라는 시간을 채워야 합니다. 그 길은 대개 우리의 본능이 이끄는 방향과는 다릅니다.

잠을 조금 줄여 공부를 하고, 습관처럼 마시던 술과 카페인을 조절하고, 귀찮아도 몸을 일으켜 운동을 나가고, 평소 잘 먹지 않던 채소를 챙겨 먹으며 건강을 관리하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펼쳐 끝까지 읽어 나가는 일들. 이런 선택들은 즉각적인 쾌락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불편하고, 그래서 자꾸 미루게 됩니다.

그렇다고 본능을 따르는 삶이 틀렸다거나,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분명히 해야 할 구분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목표가, 내 본능이 이끄는 방향 위에 있는가, 아니면 그 반대편에 있는가.”

만약 내가 꿈꾸는 삶이 본능과는 다른 방향에 있다면, 그만큼 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터널을 뚫는 일을 떠올려 봅니다. 산을 돌아가는 길은 이미 눈앞에 있습니다. 누구나 그 길로 갈 수 있고, 당장 오늘도 사용할 수 있는 길입니다. 조금 오래 걸릴 뿐, 익숙하고 안전해 보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상상합니다.

“이 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있다면 훨씬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지나갈 수 있을 텐데.”

그 상상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의 노동,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온갖 불편과 민원이 따라붙고, 당장 눈앞의 이익만 보면 손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번 터널이 뚫리고 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느리고 멀게만 느껴졌던 길이, 이제는 가장 빠른 길이 됩니다.

우리 삶의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몸을 돌보고,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는 시간은 느리고 더디게 느껴집니다. 소파에 누워 쇼츠를 넘기는 것에 비하면 참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쌓이는 집중력, 체력, 사고력, 그리고 “나는 해낼 수 있다”는 자기 신뢰는 결국 내 인생의 터널이 됩니다.

남들은 여전히 산을 빙 돌아가며 불평할 때,
나는 내가 힘들게 뚫어 놓은 터널을 통해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지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쉬운 길은, 결코 빠른 길이 아니다.


본능이 이끄는 편안한 길을 따라가면, 시간은 금세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난 뒤, 내 삶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는 지금, 산을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는가,
아니면 느리더라도 내 인생의 터널을 조금씩 뚫어 가고 있는가.”


언젠가 우리가 선택해 온 작은 불편과 노력들이 모여,
다른 이들에게는 “원래 저런 사람이야”라고 보이는 자연스러운 실력이 되고, 삶의 수준이 될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되겠죠.

처음부터 빠른 길은 없었다는 것,
그리고 느리고 고된 길을 택했던 그 시간이야말로
결국 나를 가장 빠르게 데려다 준 길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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