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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사막에서 삶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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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막에서 삶을 배웠다』는 직장인이자 부모, 아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저자가 울트라 마라톤이라는 극한의 도전을 통해 자기 자신과 마주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과 함께, 왜 우리는 스스로 고생을 자처하는지, 그리고 그런 고난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심리학적 관점에서 깊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울트라 마라톤과 ‘나’를 마주하는 시간

울트라 마라톤은 단순한 달리기가 아닙니다. 250km가 넘는 사막을 달리고 걸으며, 더위와 추위, 극심한 피로와 외로움 속에서 ‘나’를 돌아보는 여정입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단순히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자기 인식과 자기 수용의 깊은 경험을 의미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자기 인식을 ‘자기 성찰(self-reflection)’이라 부릅니다. 자기 성찰은 자신의 내면 상태, 감정, 생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정서적 안정과 성숙한 자아 형성에 필수적입니다. 사막 한가운데서 홀로 견디는 시간은 저자에게 자기 성찰의 깊이를 더하는 ‘심리적 공간’을 제공한 셈입니다.


2. 왜 사서 고생을 할까? — 도전 추구의 심리학

많은 사람들은 왜 굳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을 자처할까 궁금해합니다. 울트라 마라톤처럼 극한의 도전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수반하지만, 그 이면에는 강력한 심리적 동기가 존재합니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가 제시한 ‘플로우(flow)’ 이론은 이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플로우는 도전과 자신의 능력이 균형을 이룰 때 경험하는 몰입 상태로, 시간 감각이 사라지고 자기 의식이 줄어들며, 극도의 집중과 만족감을 느끼는 심리 상태입니다. 울트라 마라톤 참가자들은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이러한 플로우 상태를 경험하며, 이는 고통을 견디고 성장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또한, ‘도전 추구(challenge seeking)’는 인간의 내재적 동기 중 하나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려는 욕구입니다. 이는 자기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서 말하는 ‘유능감(competence)’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즉, 어려운 도전을 극복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높이고,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강화하게 됩니다.


3. 고난과 고통의 의미 — 성장과 회복력

고통과 고난은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고난이 우리를 더 강인하고 성숙하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복력(resilience)’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회복력은 역경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으로, 반복적인 도전과 고난을 경험하면서 강화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어려움은 ‘강화 효과(steeling effect)’를 가져와 심리적 내구성을 키워줍니다. 즉, 사막을 달리는 극한의 경험은 저자의 회복력을 높이고, 일상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 것입니다.


또한,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찾는 것이 인간 존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의미치료(logotherapy)’ 이론에 따르면, 고난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바탕으로 역경을 견뎌내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자가 사막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도 바로 이 ‘의미 발견’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가족과 사회적 지지의 역할

책에서는 저자가 가족의 지지와 격려를 받으며 도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심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의 역할을 보여줍니다. 사회적 지지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고, 도전과 고난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특히,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의 지지는 자기 효능감과 동기 부여를 강화하며, 도전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자가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울트라 마라톤에 임한 것은 도전을 지속하는 데 결정적인 심리적 자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5. 유한한 삶, 그리고 ‘마음껏 즐기기’의 중요성

우리 모두는 유한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내가 뜻하는 대로 마음껏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심리학적으로도 ‘자기 실현(self-actualization)’은 인간의 궁극적 욕구로,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을 뜻합니다.


도전과 고난을 통해 우리는 자기 실현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울트라 마라톤이라는 극한의 경험은 저자에게 자기 실현의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독자들에게도 ‘용기 내어 도전하라’는 메시지로 전해집니다. 도전이 반드시 성공이나 결과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 과정 자체가 성장과 의미를 만드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6. 결론: 사막에서 배운 삶의 진리

『나는 사막에서 삶을 배웠다』는 단순한 도전기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사막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고통과 외로움을 견디며, 가족의 지지 속에서 성장하는 저자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도전은 내면의 성장과 회복력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며, 고난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기회입니다. 또한, 사회적 지지는 이러한 여정을 가능하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우리도 일상에서 ‘사서 고생하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유한한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결국 ‘내가 뜻하는 대로 마음껏 살아가는 용기’임을 이 책은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참고문헌

Wildernew, "The Secret to Enduring Hardship"

FasterCapital, "Motivation Factors: Challenge Seeking: How It Spurs Motivation and Growth"

Thornton et al., "Ultrarunning: A Review of the Current Psychological Predictors in Ultrarunning"

Hersi Insights, "What is the Role of Suffering in Personal Growth and Meaning?"

HumanPerformance.ie, "Psychological Resilience: 7 Practical Ways To Build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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