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옷장

나의 옷장, 그리고 사랑

by journey shin

분홍색 가디건을 입은 날,

분홍색 컵홀더를 주는 커피숍에 우연히 들어왔다.

생각해보면 분홍색 옷을 입는

여자여자한 여성들이 굉장히 많으니,

그들에게는 이것이 우연이랄것도 없겠지만..

옷장 속 대부분이 무채색이거나

블루, 퍼플, 브라운 계열인 나로서는

오늘 이 사건이 굉장히 기쁜 일인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꼭 '말'로 드러나지 않아도,

어딘가로는 표출되기 마련이다.




BLACK에 대한 생각_

소중한 이가 세상을 떠나면

우리는 '검정'색 옷을 입는다.

꼭 그 색을 입어야 한다는 태초의

약속 같은건 있었을리 없다.

그저 사람이라면 느끼는

슬픔, 아픔, 고독을 담은

끝없는 밤과 같은 색 이자,

그 감정에 가장 어울리는 색이

검정색 아니었을까.




옷이라는게 없던 원시의 사람들도

감정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그날 만큼은 주변의 가장 어두운 색

잎사귀들로 몸을 가렸을 거다.

그때 만큼은

화려한 장식 같은건 하고 싶지도 않았겠지.




연애에 있어서도...

한때 너무나 사랑했던 이를

마음에서 떠나 보내는 시간,

일종의 '애도'의 시간이 있다.

그때는 옷장을 열어보면

무채색의 옷이 한가득이고,

그런데도 쇼핑을 할때는

꼭 거기서 거기인 옷들만

눈에 들어온다.

왜 돈을 들여 같은 색깔 옷만 사느냐는

가족의 비난에도 그저 내 옷장은

그렇게 채워지는 것이

차라리 마음 편하다.

내 마음속엔 지금

슬픔과 아픔 뿐인데,

억지로 색색의 가디건이나 스웨터를

우겨넣을 기분도 아니거니와,

그런 모순된 행동은

가식적이고 위선적으로만 느껴진다.




그런데 사랑에 빠지면...

일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분홍빛의 가디건이 생기고

입지 않던 민트색의 스웨터를 찾게된다.

하늘빛 색깔의 테이블용 장스탠드를

뜬금없이 주문하고

평소엔 생각도 안하던

레몬색상 악세사리도

나름 괜찮은것 같다.




물들어가는건 볼에 홍조 뿐이 아니다.

이렇게 나는,

내 옷장을 유채색으로 채워주는 사람과

함께 걷고 싶다.



title_ life closet



당신의 옷장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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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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