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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니맨 Jan 16. 2017

#04. 말하는 대로

미국에 가서 살아보겠다고 수 백번 얘기하고 다닌 이유.



말하던 대로 정말 떠난다



말하는 대로

앞서 '#01. 미국병'에서 얘기했던 대로 난 아주 어렸을 적부터 미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잊고 살다가 30살이 넘어서 처음 미국에 와본 후부터 줄곳 미국에서 살아보겠노라 주변에 말하고 다녔다. 


나 스스로도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얘기하고 다녔다. 이후에도 몇 차례 출장과 여행 등으로 미국의 여러 도시들을 돌아보며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궁리하고 얘기하고 또 고민하고 얘기하다 보니 정말 오게 되었다. 


처음 희망했을 시점부터 30여 년이 지난 후에나 올 수 있게 되었지만 생각해 보면 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그저 한켠에 고이 모셔둔 기약 없는 목표 중 하나가 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인력(끌어당김)의 법칙

나는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주변에 편하게 잘 늘어놓는 편이다. 사직이든 이직이든  목표든 하고 싶은 것들은 웬만하면 최대한 많이 얘기하고 다닌다. 그렇게 얘기하다 보면 일정기간이 지난 후 내가 말하던 대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10년 전쯤 '유인력(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선풍적인 화제가 되었던 'The Secret'이라는 책이 있다. 당시 책을 읽기가 싫어서 1시간 30분 정도 하는 영상으로 봤었는데 그 이후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인생은 나의 것

물론 간절히 원한다고 혹은 계속 얘기하고 다닌다고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나는 두 번의 사업 실패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내가 있던 조직들이 하는 일은 다 잘 되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은 많은 사람들이 엮여 있는 회사의 조직의 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을지언정 지극히 내 개인적인 문제에 국한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대호가 2006년, 2010년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을 했어도 롯데 자이언츠는 7위, 4위에 머물렀으며 작년에는 최형우가 타격 3관왕에 올랐지만 5년 연속 우승(페넌트레이스 기준)을 하던 삼성라이온즈가 9위에 머무르며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거슬러 올라가 봐도 1984년 삼성라이온즈의 이만수가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했지만 준우승(당시는 전반기우승팀 V/S 후반기우승팀 한국시리즈)에 머물렀다. 


투수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데뷔와 동시에 트리플 크라운(다승, 방어울, 탈삼진 1위)을 기록해 신인왕,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까지 국내 최고 투수였던 류현진의 소속팀이었던 한화 이글스는 그가 있는 동안 우승권에 근접한 적이 없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케이스가 있겠지만 이처럼 야구의 예를 자세히 든 것은 단체의 운명은 혼자 힘으로 결정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3할만 치자

통상적으로 3할 타자는 훌륭한 타자로 손꼽힌다. 우리의 개인의 인생을 대입해 보자. 개인적으로 목표 10가지가 있다면 그중 3가지만 이루어도 훌륭할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그 10가지 중 가장 많이 생각하고 원하는 것일수록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상황이 받쳐줘야 하겠지만 그 상황 역시 본인이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순위

가장 우선적으로 내 집을 장만하고 싶은 사람, 좋은 차를 사고 싶은 사람, 결혼이나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 등 원하는 우선순위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아마 한국을 떠나서 (특히 미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그중 가장 우선순위였던 것 같다. 그렇기에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오랫동안 방법을 찾아왔고 몇 년이 지나 정말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무럭무럭 자라는 친구들의 아이들을 보며 또한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탓인지 슬슬 결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우선순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이 또한 실행될지 한번 기대해 볼 법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유지자사경성[ 有志者事竟成 ]
있을 유, 뜻 지, 놈 자, 일 사, 마침내 경, 이룰 성.
- 사람은 하고자 하는 뜻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음.

뜻이 있어야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게 되며 방법을 도출시킬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논리이다. 또한 말하고 다녀야 누군가 나의 상황이 좋아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환경적 요소들로 인한 현실의 장벽이라던지 이것저것 득실을 따지다 보면 결국 언제나 원점으로 돌아오는 길이 된다. 나는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 대해 모든 초점을 맞추고 다른 것들을 양보 혹은 포기함으로써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이 없지 않았으나 결국 다음과 같은 이유로 명확히 결정할 수 있었다.


1. 인생은 짧다. 매우 짧다. 


2. 시간은 빠르다. 매우 빠르다.


3. 인생은 한 번이다. 단 한 번이다.


4. 지금 걱정하는 것들은 지나고 보면 아무 문제도 아니다.


5. 이것저것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6. 몇 번 넘어져 보니 큰일 나지 않는다. 조금 늦어질지언정 넘어졌을 때만 보이는 소중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


7. 한국에서의 삶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없었다.


8. 한국의 정치인, 경제인 그리고 모든 업계의 잔인하고 야비하며 오만하고 뻔뻔한 기득권들로부터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최대한 멀어지고 싶었다. 


9. 기성세대들이 만들어준 구조 덕에 연애, 결혼, 출산과 내 집 장만, 인간관계를 포기한 N포세 대들은 심지어  꿈, 희망 그리고 모든 삶의 가치까지 포기해야 하는데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 이상 그들의 노예로 살고 싶지 않았고 최후의 보루인 행복추구권만큼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10. 한국의 조직문화는 매우 심각하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두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한다. 내가 정년이 되기 전까지 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 늦기 전에 일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에서 일할 기회를 찾고 싶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내가 원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망성일 이유가 없었다.






별책부록

The Secret 책 링크


The Secret 영상 링크(한글자막 버전)


참고로 영상도 매우 지루한 내용이라 보다가 잠든 기억이 있다. 책이나 영상 보기에 실패했다면 '처진 달팽이(유재석, 이적)'의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와 가사를 집중해서 들어도 될 것 같다.



그보다 더 짧게 이해하고 싶다면 '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말이 씨가 된다] 속담.
- 늘 말하던 것이 마침내 사실대로 되었을 때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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