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시작-첫 번째 희귀병을 진단받다(2)
심상치 않은 느낌에 서둘러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비정상적으로 호중구 수치가 높고 염증 수치도 높다고 했다. 특히 ESR이라는 특정 수치가 매우 높으며 간 수치는 300이 넘는다고 진단서를 써줄 테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뭐가 어떻게 돼 가는 걸까. 남편에게 전화를 걸고 부모님께도 전화를 했다. 별 일 아닐 거니 걱정 말거라. 현대 의학으로 못하는 게 어디 있어.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내가 제일 사랑하는 세 사람의 말만 붙잡고 버텼다. 대학 병원에 도착해 피검사 후 교수님을 만났고 교수님께서는 간수치가 그새 500을 찍었다며 당장 입원하자고 하셨다. 울렁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입원을 하였다. 진단명은 상세불명의 간염이었다. 몇 형 간염인지 바이러스인지 세균인지 계속 검사를 했지만 어떠한 원인도 나오지 않았다. 여러 약물을 수없이 쓰고 독한 약을 먹으며, 몇 번의 게워냄을 반복한 끝에 2주가 지나서야 퇴원할 수 있었다. 근데 퇴원하기 전 이상한 현상이 있었다. 빨갓한 연어모양의 반점이 다리에 올라왔고 칼로 발목을 자르는 통증에 걸을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것이 내 희귀병을 희미하게 알리는 전조증상이었으리라. 류머티즘 내과 교수님은 몸 안의 염증이 마지막으로 내 몸을 치고 지나가는 것이라고, 수치가 안정되었고 다른 증상이 없으니 추적 관찰해 보자고 하셨다. 그 뒤로 퇴원하여 잊고 살았다. 이제 끝난 일이니까. 누구나 그렇듯 한 번쯤은 무용담처럼 아파볼 수 있는 거니까. 친구들 모임에서 나 이렇게 아팠었어, 마치 나 헬스 등록했어 정도의 가벼운, 그 정도의 무게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였다.
그리고 6개월 뒤.
다시 온몸이 아프고 걷지를 못했다. 열도 심했고 혹시나 간염이 재발했나 하여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
".... 예상되는 질병이 있는데 배제 진단이라 골수검사를 해야 해요. 당장 날짜를 잡아보죠."
골수 검사라니.. 골수 검사 날짜를 잡고 남편이 출근한 텅 빈 방에서 30분 동안을 가슴 치며 울었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냐고. 왜 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