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데이터 101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져니박 Dec 12. 2021

배달앱 검색: 일방통행남 vs 아무거나녀 (상)

data driven UX 배민, 쿠팡이츠

[주의] 배고플 때 읽었다가는, 자기도 모르게 치킨을 주문하고 먹고 있는 본인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집은 일방통행남
vs 아무거나녀 눈치게임

여느 평범한 밤 21시
건너편 방 게임 중인 일방통행남에게 텔레파시를 보낸다.
'%*&@#너는 치킨이 먹고 싶다#@!%&'

벌컥! 문이 열린다.
"누나 교X 레허순살 먹자"
"... 그래"

아무거나녀는 뼈 아니고 순살이면 다 무차별하다.

'가까운 푸X닭 사장님이 서비스 잘 주셨었는데...'
잠깐 생각했지만, 좋은 게 좋은 것이니 일방통행남의 결정에 따른다.


일방통행남은 Strict Path를 가진 고객이다.
명확한 목적이 있으며, 최단 직진 경로로 해당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무조건 "교X 레허순살 - 누나 30분 뒤에는 오겠지?"


아무거나녀는 Spaghetti Path를 가진 고객이다.
판단 기준은 있으나, 그때그때 선택이 달라진다. 이것저것 누르고 앞뒤로 오가는 구불한 경로를 보인다.

같이 배달 음식 먹을 사람의 의견을 비롯해, 시간대, 프로모션 등 여러 환경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 주 BXQ 쿠폰 뿌리나 봐, 이 시간 인기 검색어 1위인데. 다른 치킨집도 하나? 음..."




왜 네카라쿠배당토의 대표 배달앱은
상단 검색 영역을 넓히려 할까?


[힙한 데이터의 비밀] 1기로 참여하면서, (매우) 어렵지만 곱씹을만한 과제를 매주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런데 6주차) 쿠팡이츠의 홈 화면 검색 UX 관련 A/B 테스트 지표 설정 과제를 접한 뒤, 기시감이 들었다.
응? 2주차) 배달의 민족, 11년 만의 홈 화면 개편 관련 지표 및 UX변화 영향도 분석 과제와 비슷한데?


대한민국 선망받는 IT 기업 네카라쿠배당토의 대표 배달앱, 쿠 - 쿠팡이츠, 배 - 배달의 민족이다.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두 기업이 어쩌다 상단의 검색 영역을 넓히는 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게 되었을까?

(물론 실제 쿠팡이츠 내부에서 해당 변경을 고려하는지는 미지수다. 한편, 배달의 민족의 홈 화면 개편은 검색 bar 도입 외에도 '배민 1', '쇼핑라이브' 버튼 추가 등 슈퍼앱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대적 변화가 있었다.)  

혹시... 이제껏 누적된 고객 및 매출 데이터를 활용해 거리순, 할인 순 등 추천 상호를 제공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도 일부 고객('아무거나녀')의 결제 전환율만 올라갔던 것은 아닐까?


혹시... 한 눈 안 팔고 검색창으로 직진하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OO치킨! ㄱㄱ") 퀘스트를 시간 내 끝내려는 '일방통행남'들의 매출을 늘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통제 가능한, 1차 성공 지표부터
최적화시키자.

배달앱의 Peak 시간대 '치킨 카테고리'의 매출 방정식은 극도로 단순화시키면 다음과 같다.

(평일 19:00-21:00 치킨 카테고리에 속한 상호에서 최종 결제한)
'일방통행남' 수 * '일방통행남' 객단가  + '아무거나녀' 수 * '아무거나녀' 객단가

그리고 상단 검색 영역의 변화는 위 계산에서 나온 매출액을 유의미하게 상승시켜야 한다.


그러면, OMTM(One Metric That Matters) 제일 중요한 단일 지표는 쿠팡이츠든, 배달의 민족이든 '앱을 켜고 홈 화면으로 진입한 고객 수' 중 '최종 결제해서 배달시켜 먹은 고객 수', 즉 결제 전환율일 것이다.


그런데 명확한 목적을 갖고 빠르게 '교 x 레허순살'을 주문하고자 하는 '일방통행남' 고객들조차도
'뒤로 가기' 없이 홈 화면에서 진입한 뒤 최종 결제로 직진하기까지 많은 이탈의 유혹을 겪어내야 한다.


쿠팡이츠에서 Strict Path를 보이는 일방통행남의 Journey


배달의 민족에서 Strict Path를 보이는 일방통행남의 Journey


위 화면에서 보듯, 우천 상황으로 인한 배달시간 지연, 배달앱 수수료 또는 원재료 상승으로 인한 메뉴 단가 상승, 배달앱과 계약한 상호 수에 따라 고객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해당 정보를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풀어내는지 따라 이탈 정도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분명 배달앱 UX의 영역에서 통제하기는 어려운 영역이다.


해당 상황은 Strict Path와 Spaghetti Path 등 고객 유형과 상관없이 이탈의 동기가 된다.
다만, 홈 화면으로 돌아가 '좀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아무거나녀'에 비해, '일방통행남'은 모 아니면 도이다.
 

'모' -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자 했던 메뉴 주문한다!  
'도' - 오늘은 집밥 먹어야겠다, 아예 앱 나오자.


그럼 상단의 검색 영역을 넓힌 UX변화에 대한 영향도를 분석하기 위해, 통제가 가능한 (1차) 성공 지표는 무엇이 될까? 바로 홈 화면에서 검색 영역으로의 클릭 전환율이다.




배달앱은 일방통행남과 아무거나녀
사이 눈치게임을 해야 한다. 


'아무거나녀'의 관점에서는, 해당 검색 UX변화에 대해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기존의 '치킨' 카테고리 클릭을 통한 탐색 경험에 방해가 될 수도 있고, 확대된 검색 영역에서 여전히 '치킨'이라 검색하는 '카테고리형 검색어' 검색 행태를 보일 수도 있다.


다음 (하) 편에서는 검색 UX 변화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해야 할 '가드레일 지표' 및 '아무거나녀'의 Spaghetti Path에 대해 좀 더 다루어보겠다.



커버 이미지 출처 : https://www.cashfeed.co.kr/posts/31057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