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탓인지 감기 몸살 기운이 있는 날입니다. 얼른 잘 먹고 나아야 할 텐데, 입맛이 없습니다. 오랜만에 배달앱을 켰지만, 한 때 자주 찾았던 떡볶이 가격은 천 원이 올랐고, 이리저리 검색하다 보니, 한 돈가스 집에서 리뷰 이벤트를 빵빵하게 합니다. 오늘은 이 집에서 해결할까?
'사진과 다르게 왜 이렇게 비계가 많고 느끼하지?' 입맛에 맞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쉬운 대로 리뷰 이벤트로 받은 음료수로 속을 달래지만, 약속한 대로 리뷰를 씁니다. 꽉 찬 별 5개로요.
별은 하나 둘 셀 수 있지만 평균 점수는 셀 수 없더라
사장님에게 리뷰 그중에서도 평점은 정말 중요합니다. 평점이 높을수록 내 가게가 상위에 노출되어 더 많은 잠재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단골 고객을 제외하고 새로 돈가스 집을 탐색 중인 고객은, 가격대(등심까츠의 가격)나 거리(또는 예상 배달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면, 높은 평점을 꾸준하게 받아온 가게를 신뢰하고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평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장님들이 불합리한 내용의 리뷰는 발 빠르게 신고하는 한편, 5점 만점 리뷰를 약속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챙겨주는 '리뷰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는 합니다.
그러고 보니 별 5개라고 항상 평균 5.0 만점인가? 하면 그것은 또 아닙니다. 서비스에 따라 별을 1, 2, 3, 4, 5 이렇게 사용하는 곳도 있고, 좀 더 세밀하게 0.5, 1, 1.5,..., 4.5, 5 반쪽 단위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단위로 별을 구성하지는 않습니다. 가독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정확한 평점은 수치로 옆에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평균 점수 4.8점을 어디는 별 4개로, 어디는 별 5개로 표기하고 있는 것 보면, 함부로 별 개수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평균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3가지 질문
4.8점인데 별이 5개이네요. 반올림하면 어차피 5점이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저의 동네 근방, 동일한 4.8점인 돈가스 집 두 곳을 비교해 보니 무언가 다릅니다. '배민·배민1 이용가이드'에 들어가서 리뷰 관련해 검색해 봅니다. 별점 대시보드는, 최근 6개월 간의 리뷰 데이터를 시각화해서 전반적인 리뷰 관리를 도와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당일 포함 최근 180일 간 리뷰가 1개도 없는 새로 오픈한 가게를 제외하고는 해당 대시보드를 앱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https://ceo.baemin.com/guide/3519
실제로 4.8점이 최근 6개월 간의 평점인 두 돈가스 집은 많이 다릅니다.총 리뷰 수가 왼쪽은 252개, 오른쪽은 88개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총개수가 다르니 5점 리뷰가 차지하는 비율도 막대그래프에서 눈여겨봅니다. 무엇보다, 6개월 간의 평점 변화 추이도 다릅니다.
제가 선택한 두 곳은 접근성(배달 예상 시간 및 배달 비용 동일)이 유사하고, 동일한 카테고리(돈가스)라서 한 곳만 적용되는 계절성 등의 이슈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총계가 다르고, 리뷰 이벤트의 규모가 다르다 보니 순수하게 맛과 서비스 등에 따른 평점을 발라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아래의 3가지 질문에서 출발해 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지표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3가지 질문
1. 기간 - 언제부터 언제까지 집계한 것인가? 혹시 계절성(성수기, 시험기간,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 영향을 받지 않았는가?
2. 총계 - 총 리뷰 개수가 몇 개인가? 유효한 리뷰 개수가 몇 개인가 (삭제된 리뷰나 어뷰징 등으로 중복 등록된 리뷰 제외)?
3. 편향 - 높은 평점을 유도하는 외부적 요인이 있는가? 예를 들어, 상품 주문 전 할인 등 높은 평점 등록에 대한 대가가 사전에 지급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