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루시아에 도착하다
2022년 11월 스페인 안달루시아 여행에 다녀오면서 찍어두었던 비디오와
적어왔던 감성 등을 토대로 유튜브 영상을 편집해서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편집해서 올리기 위해 영상을 찍는 것이 처음이었고
그렇게 많이 찍어오지는 못했기 때문에
영상에서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곳에서 글로 풀려고 한다.
11월 1일, 한국 날씨는 꽤 쌀쌀했지만,
안달루시아 날씨는 한국의 초가을에 해당하는 날씨였다.
우리는 따뜻한 외투를 입고 있었지만 가방에는 여름, 가을 옷들이 가득했다.
비행기는 11시쯤에 뜨는 핀에어였고
우리는 7시가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보낼 수 있는 시간까지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핀에어 카운터가 열리자마자 짐을 먼저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기다렸다.
나는 20대의 8할을 유럽에 살았기 때문에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것은 익숙했는데,
2019년 덴마크에 다녀온 후 들이닥친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유럽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설렐 수밖에!
게다가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및 카탈란 지역만 여러 번 다녀왔지
스페인 문화의 정수라는 남부 지역은 처음 가는 것이었다.
두근두근 설렜다.
유럽이 처음이었던 남편은 그 땅을 밟아봐야지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비행시간이 아주 오래 걸렸다.
헬싱키에서의 경유시간을 포함해서 족히 스무 시간은 넘었다.
도착이 가까워지자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뭔가 색달랐다.
산도 모래색, 건물도 모래색. 모든 것이 모래색이었다.
산맥이 힘차게 쭉 뻗어있는 것은 마치 설악산과 흡사했지만,
산의 색이 강한 햇볕에 바래서 모래색처럼 보이는 점이 크게 달랐다.
착륙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땅이 더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옆자리, 창가쪽 자리에 앉은,
체구가 작지 않은 핀란드 여성이 가리고 있는 면적을 제외한 여백으로
나도 남편도 기대에 찬 마음으로 연신 고개를 이리저리 쭉 빼며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
말라가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갑자기 사람들의 생김새가 크게 달라졌다.
키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작았고, 이목구비가 아주 짙고, 코가 아랍인들처럼 강렬한 생김새였다.
유럽생활을 자주 한 나야 이런 변화가 당연하다고 느껴졌지만,
유럽행이 처음인 남편에게는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본 북유럽인들의 모습과
여기 말라가 공항에서 보는 남부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큰 놀라움인 모양이었다.
하긴, 이전까지는 그냥 '유럽사람'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모든 유럽 사람들을 넣어놨을 것이다.
실제로 보니, 얼마나 다른지 실감 되었겠지.
짐을 찾으러 갔는데, 다른 사람들 짐은 다 나오는 가운데
우리 짐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어를 쓰는 다른 사람들도 짐이 나오지 않았는지 헤매고 있었다.
남편에게 짐이 나오는지 보라고 하고,
나는 수화물 분실 문의처로 갔다.
거기에는 인터폰이 하나 있었다.
거기서 해당하는 항공사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자니,
한 까칠해 보이는 직원이 나왔다.
내가 상황을 설명하고자 하니 내 말을 자르며
앙칼지게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리로 가라고 했다.
위축된 마음으로 남편과 함께 그곳으로 가보니,
짐이 나오는 레일이 있었고, 거기에 우리의 짐만 내동댕이 쳐져 있었다.
짐을 보호하려고 둘러놓은 자물쇠는 헐벗겨져 있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EU 바깥에서 도착한 짐들은
일반 레일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져서 더 특수하게 검사를 하는 모양이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이 처리된 방식이 기분이 좋진 않았다.
스페인에 와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불친절했다는
괜한 불안감을 뒤로하고 게이트를 나오는데,
거기에는 또 총을 든 수비대같은 사람들이
위압적으로 우리를 보면서 짐을 검색대에 통과시키라 시켰다.
썩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공항을 나와서는
예약해둔 렌터카를 찾기 위해서 2개 역이 떨어진 Los Alamos 역으로 출발했다.
원래 보통 렌터카 업체들은 공항에 위치하고 있어서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차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공항에서 두 개 역이 떨어진 곳에 있는 차를 예약했다.
왜냐하면, 스페인은 보통 수동기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자동기어에 익숙했던 우리는 자동기어차를 예약해야 했다.
하지만 자동기어 차량이 수량이 별로 없기도 하고,
당시 길었던 팬데믹을 지나 남부유럽 관광이 아주 뜨거웠던 때이기도 해서
자동기어 차량의 가격이 너무 비쌌다.
2, 3일 빌릴 게 아니라 여행 기간 내내,
10일을 빌려야 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더 컸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머리를 싸매던 나는
결국 말라가 공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렌털업체를 찾았다.
그때까지는 나의 검색신공이 빛을 발했다 생각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하지만 차를 찾고 나서… 우리는 엄청난 후회에 휩싸였다.
과연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후회하게 만들었을까?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부록: 여행 꿀팁!!
여행할때 옷 챙겨가고 맞춰입는거 너무 힘들지 않으셨나요?
아래처럼 입을 계획대로 모아서 지퍼백 등에 넣어가면 너무 편하게 꺼내 입을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