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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Aug 11. 2020

Ep.1 워킹홀리데이 결정




“ 해외에서 일했을 때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아 “

“ 호주 영주권 법만 변경 안됐어도 거기서 살았을 거야 ”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던 사람들도 워킹홀리데이를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본인의 

해외 취업 경험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지랖이라고  생각하며 듣다가도 어느 순간 한국이 아닌 해외에 있는 느낌이었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당장이라도 워킹홀리데이를 가고 싶었지만 연고도 없는 곳에 혼자서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해가 지날수록 해외 근무에 대한 동경은 나날이 커지고 있었지만 가슴 한편에 묻어둔 채 경력 쌓기에 바빴다.  

같은 시기에 입사한 동기들을 보며 쫒아가기 바빴고, 여기서 그만두면 그동안 취업을 위해 준비했던 것들이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 쉽게 결정을 하지 못했다. 



3년이란 시간 동안 나의 위치도 달라졌다. 인턴 딱지를 떼고 디자이너 타이틀을 달고 쥐꼬리 만한 월급이 올라갔다. 인사이동을 통해 새로운 지점으로 발령 나고 새로운 사람들과 팀을 꾸려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버티기만 한다면 대나무처럼 쑥쑥 올라갈 일만 남았지만 그 다짐도 오래가지 않았다. 



평소와 같이 1호선에 몸을 구겨 넣어 빨리 도착하기를 빌었다.  원래도 느렸지만 그날은 유독 전철이 더 느리게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차할 때마다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지만 버티다 보면 괜찮겠지 라며 나 자신을 다독였지만 그게 화근이었던 것일까,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아 그 수많은 인파를 뚫고 화장실로 달려가 속을 게워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병원을 다녀왔지만 다행히 몸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수치를 보여주시며 현재 건강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처방을 받았다. 



' 요령껏 일을 했었어야 했는데 ' 

' 열심히 하다가 골로 간다는 말이 이런 것이구나 '

' 건강이 일 순위인 나이가 되어가는구나 ' 


그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오던 나 자신을 보면서 잘하고 있다고 다독였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저 요령 없이 열심히 일만 하는 사회 초년생이었다. 



검사 후 다시 출근길에 오르면서 그동안 가슴속에 묻어왔던 워킹홀리데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일만 하다가 자리를 잡으면 더 이상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만 같았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할 날이 더 많은데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왕복 세 시간 출퇴근 길,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보던 시간들이 워킹홀리데이로 채워지면서 두리뭉실했던 계획들이 윤곽을 잡기 시작했다.

' 계획을 세울 때마다 이건 도피성이 아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마침 타이밍 좋게 친구 윤 스터가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다는 소식을 듣고 어렵지 않게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시도도 안 해보고 아쉬워하기보다 해보고 후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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