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이퍼 Nov 18. 2022

유난히 그런 날 있잖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지치는 그런 날 있잖아

누가 툭 하고 건드리면 그대로 넘어질 것 같은 날 

지나가는 바람에도 눈물이 쉽게 나는 날 

그런 날은 꼭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쓴소리만 돌아오더라. 


밖에서 애써 웃음으로 포장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목놓아 울어버릴 것 같은 그런 날 있잖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날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져 있는 것 같은 날

그런 날은 꼭 정말 혼자 남겨진 걸까 봐 핸드폰도 맘 편히 보지 못하더라


유독 머리 어느 한 곳이 송곳으로  살살 찌르는 것 같은 그런 날 있잖아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몸 어느 한 곳부터 고장 나는 것 같은 날 

이러다 정말 죽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날

그런 날은 왜 그렇게 눈치 보고 살았는지 후회만 하게 되더라 


위로받고 싶은 날 

누군가에게 툭 털어놓고 싶은 날 

다 내려놓고  떠나고 싶은 날

모든 걸 잠시 마음속 구석 언저리에 넣어두고 다시 애써 웃을 수밖에 없더라. 





매거진의 이전글 자동응답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