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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Dec 02. 2022

유소유 #48 아는 만큼 보인다

투자자의 눈을 갖추기 위한 3가지 훈련법

인생에는 몇 차례의 큰 갈림길이 있다. 어느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지, 어느 동네에서 자랐는지, 어느 학교에 입학했는지, 어느 직장에 취직했는지, 어떤 친구와 사귀었는지, 어떤 사람과 결혼했는지처럼 말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본인과 맞는 투자 방법을 찾은 사람은 빠르게 부자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한참을 헤매다가 부의 사다리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투자자의 눈으로 끊임없이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오늘은 투자자의 눈을 갖추기 위한 3가지 훈련법을 제시할 것이다. 이 훈련법이 습관으로 자리잡으면 넓은 시야로 다양한 투자 세계를 넘나드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1. 크게 설정하고, 작게 실행하라.


대표적인 자수성가 백만장자 롭 무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결단력'을 제시했다.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갖고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아무런 변화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투자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묻거나, 책이나 유튜브 채널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아무거나 좋으니 일단 시작하라고 대답한다.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리스크까지 예상할 수 있게 된 사람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해버린다. 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일은 다소 무모해보이는 선택에서 시작한다. 롭 무어의 말처럼 일단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지면 된다(Start Now, Get Perfect Later).



금붕어는 어항의 크기에 따라 조그마한 관상용 금붕어가 되기도 하고, 팔뚝보다 큰 거대 금붕어가 되기도 한다. 사람도 얼마나 큰 목표를 설정하는지에 따라 성장의 한계점이 달라진다. 이왕이면 투자 공부를 시작할 때 특정 분야만큼은 상식 수준을 넘어 대가, 전문가,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길 바란다. 방송에 주식 전문가나 부동산 전문가라고 나오는 사람들도 시장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한 개인일 뿐이다. 그들은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랫동안 시장에 머물면서 관심을 갖고 지켜봤을 뿐이다. 시장을 떠나지 않고 사이클을 몇 번 경험하면 누구나 투자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투자 전문가로 불리우고 싶은가?



주식 투자 전문가가 되겠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한 달 정도는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 있다. 불타는 열정만으로는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오히려 열정이 식어도 꾸역꾸역 하는 '그냥' 정신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액션플랜은 최대한 작게 실행해야 한다. 아무리 몸과 마음이 지쳐도 매일 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야만 지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보면 알겠지만 작은 실행도 매일 해내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왜 나는 투자 실력이 늘지 않을까?'라고 자문하기에 앞서 1년 동안 매일 뉴스 1개를 스크랩하거나 리포트 1개를 정독해보길 바란다.



2. 일어나서 읽고, 누워서 들어라.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미국에 가서 현지인과 살면 된다. 하지만 그럴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학원에 가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선생님이든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귀와 입이 뚫릴 때까지 많이 듣고 말하라고 강조한다. 언제 뚫릴지 모르는 지루한 과정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하기 위해 팝송이나 미국 드라마를 많이 활용한다. 그런데 투자를 잘하기 위한 방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투자 관련 콘텐츠를 많이 듣고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들리지 않던 용어가 들리고 보이지 않던 관계가 보일 것이다. 투자는 작은 점들을 이어서 선으로 만드는 작업이며, 하나의 투자 작품을 완성하려면 수많은 투자 아이디어를 넘치도록 투입해야 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이나 리포트를 읽으면 좋다. 맑은 정신에 종이에 쓰인 글씨를 읽다 보면 지하철에서 인터넷 기사를 정신 없이 넘기며 읽을 때와는 다른 흡수감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부터 쉽지 않고 종이에 쓰인 글씨를 읽는 것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매우 어렵거나 완전히 새로운 내용보다는 어설프게라도 들어서 알고 있거나 주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흥미로운 이슈에 관한 리포트부터 읽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서 리포트를 읽는 게 익숙해졌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을 글로 정리하면서 본인의 투자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연습까지 해보기를 권장한다.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마스크팩이나 마사지건을 하면서 유튜브를 들으면 좋다. 이미 직장에서 체력을 많이 소진하고 온 상태라 글을 읽기에는 버겁기 때문에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주식이나 부동산이 아니라도 매크로 경제, 트렌드 변화, 재테크 상식을 라디오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예능이나 스포츠,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사이에 주식이나 부동산 유튜브 채널을 보면 유행에 뒤쳐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년만 24시간을 투자자의 마인드로 살아가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3. 성장을 계획하고, 성과를 점검하라.


당신은 1년 전에 비해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는가? 또한 당신은 1년 후에 얼마나 성장하고 싶은가? 투자 수익률처럼 본인 성장률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스스로의 성장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지표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투자자는 결국 숫자로 말하고 숫자로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숫자를 통해 성장을 계획하고 성과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숫자로 기록을 남겨두면 기억에 의존할 때보다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 이상의 증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 시야를 넓히기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 본인만의 지표를 만드는 작업을 소개한다.



원칙을 세우고 투자한다면 투자자로서의 성장을 계획할 수 있다. 주식 투자를 올바르게 해본 사람이라면 마켓타이밍은 환상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을 예측하는 게 어려워도 목표를 설정할 수는 있다.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액션플랜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리 공부한 주식만 정해진 비중만큼, 매수라인 밑으로 사 모은다는 원칙을 지켜서 투자했다면 수익률과 관계없이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주가는 언제 오르고 내리는지 알 수 없지만 투자 포인트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계획한대로 포지션을 유지하면 되고, 설령 예상했던 투자 포인트가 사라졌다면 실수를 인정하고 원점으로 돌아가 목표를 재설정하면 된다. 



수십 년을 보고 투자하더라도 중간에 한번씩 성과를 점검할 필요도 있다. 투자자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위대하더라도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면 더 이상 좋은 투자처는 아니다. 반면에 그저 그런 기업이더라도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고평가된 위대한 주식을 팔아서 저평가된 그저 그런 주식을 사는 게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이다. 투자 성과를 다이나믹하게 관찰하고 싶다면 장기투자 계좌와 단기매매 계좌를 분리해서 운용하는 것도 좋다. 수익률은 엎치락뒤치락 하겠지만 원칙에 따라 운용하면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지점에서 만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와닿지 않았는데 최근 시장에서 유동성이 빠지고 누가 진짜였고 누가 가짜였는지 드러나니 올바른 투자 공부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작년까지는 올바르게 투자하든 무식하게 매매하든 돈을 버는 시장이었다. 오히려 근거없이 밈 주식을 추천했던 사람들이 영웅 대접을 받았고, 정석대로 투자했던 사람들은 답답하고 고리타분하다며 비웃음과 조롱을 샀다. 하지만 그때 무지성으로 매매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반면 올바르게 생각하고 공부해서 투자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 자산으로 옮겨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투자 세상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49 (12/9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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