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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Jul 28. 2024

AI도 습관입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언어를 매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때 호주와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나거나, 영어로 된 영화나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는 것도 유행했었다. 꾸준한 노출과 사용으로 외국어가 삶의 일부분이 되면 단순히 언어를 쓰는 것을 넘어 그 언어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AI를 배우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 회사나 학원이 아닌 일상에서 AI와 상호작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서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수많은 기회를 누렸던 것처럼 이제는 인간의 사고방식과 AI의 사고방식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새해를 맞아 매일 운동하기, 매일 독서하기 같은 습관을 들이려고 했던 사람들 중 올해 절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절반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건 습관이 자리잡기 전에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다. 심리적으로 한번 무너진 습관을 되살리기는 매우 어렵고, 어느 순간이 되면 기억도 나지 않을 것이다. 습관 형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행동을 66일 동안 매일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습관을 만들 때에는 매일 할 수 있는 것부터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AI에 익숙해지기 위한 습관을 들이는 과정도 하루에 5분만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길 바란다. 가장 좋은 건 습관이 자리잡기 전에 즐기고 중독되는 것이다.




1. AI가 정리하는 아침 뉴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AI에게 어제의 주요 뉴스를 정리해달라고 요청한다. 예를 들어 ChatGPT에게 "2024년 7월 27일의 주요 뉴스를 정리해줘"라고 말하면 파리 올림픽 개막,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중국 기준금리 이하 같은 전세계에서 있었던 주요 뉴스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AI의 아침 뉴스 브리핑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최신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고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접함으로써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 AI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두루두루 요약해주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만약 특정 주제에 관한 뉴스만 집중적으로 보고 싶다면 범위를 좁히면 된다. 예를 들어 ChatGPT에게 "2024년 7월 27일에 미국 S&P500 종목 중에서 주가 변동성이 심했던 회사들의 뉴스를 5가지 정리해줘"와 같이 구체적으로 요청했더니 비스트라 에너지, 코세라, GE 버노바 같은 회사들의 뉴스를 알려주었다. 여기서 코세라라는 회사가 궁금해졌고, 추가로 조사한 결과 온라인 교육 시장에서 AI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뉴스에서만 그치지 않고 뉴스의 배경이 되는 정보 또는 뉴스가 미치게 될 영향을 함께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면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를 분석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 AI가 출제하는 점심 퀴즈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AI에게 퀴즈를 출제해달라고 요청한다. 예를 들어 ChatGPT에게 "아침에 요약해준 뉴스를 기반으로 퀴즈를 내줘"라고 말하면 파리 올림픽이 개최된 날짜,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형태,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유에 관한 퀴즈를 출제해준다. 이렇게 퀴즈를 풀면서 아침에 본 뉴스를 한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상기하며 기억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AI는 긴 글 속에서도 중요한 포인트를 파악하여 퀴즈를 만들기 때문에 뉴스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친구가 있다면 퀴즈를 공유하는 것도 좋고, 동료와의 점심식사에서 대화 소재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취향에 따라 퀴즈는 여러 가지 형태로 출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hatGPT에게 "아침에 요약해준 뉴스를 기반으로 객관식 문제 3개와 주관식 문제 2개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했더니 비스트라 에너지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이유(객관식), Coursera가 최근에 인증을 받은 기관(주관식), GE 버노바의 주가를 하락시킨 정치적 이벤트(객관식) 같은 퀴즈를 만들었다.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에 몇 문제는 틀렸는데, AI를 통해 틀린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지식을 보완할 수 있었다. 일주일 동안 하면 며칠 전에 나온 뉴스는 잊어버리기 쉬운데 AI에게 그동안 틀렸던 퀴즈를 다시 내달라고 하면 뉴스를 복습하며 장기 기억으로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3. AI가 진행하는 저녁 토론


저녁에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AI와 토론하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다. 예를 들어 ChatGPT에게 "아침에 요약했던 뉴스를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해보자"라고 말하면 프랑스가 파리 올림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을 수 있는 것,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입장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 등 서로 반대되는 입장에 빙의되어 토론을 진행해준다. AI는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를 분석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기 때문에 언론사가 의도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비판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AI와의 토론을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과 건설적인 의견까지 주고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여러 사람들을 소환해서 토론을 진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ChatGPT에게 "아침에 요약했던 뉴스를 보고 가치주 투자자와 성장주 투자자는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라고 질문했더니 가치주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기회로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했고, 성장주 투자자는 주가 상승을 추세로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했다. 심지어 가치주 투자자의 대명사인 워런 버핏과 성장주 투자자의 대명사인 캐시 우드로 빙의해서 의견을 말해달라고 했더니 '이해할 수 없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거나 '기술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회사에 투자한다'는 익숙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AI 덕분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AI를 통해 매일 아침에는 뉴스를 정리하고 점심에는 퀴즈를 출제하고 저녁에는 토론을 진행하는 루틴을 66일 동안 유지하면 AI 비서를 옆에 두고 지내는 느낌이 들 것이다. 물론 66일 동안 루틴을 매일 반복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초반에는 익숙치 않아서 해야 하는 것조차 잊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매일 같은 시간에 진행할 수 있게 알람을 맞춰주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부담 없는 수준으로 매일 할 수 있게 아침 5분, 점심 5분, 저녁 5분을 넘기지 않게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AI를 사용하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용 시간은 늘어날 것이고 기존 방법을 응용해서 자신만의 루틴을 재정립하게 될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원어민처럼 영어를 쓸 수 있도록 어학연수를 보내기도 하고, 영어 유치원을 보내거나 전화 영어를 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네이티브 수준까지 도달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실력이 전혀 늘지 않는다. 그 차이는 바로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이 얼마나 편안했느냐에 달려있다. 억지로 영어를 써야만 했던 아이들은 실수할까 걱정하며 위축되었던 반면 영어 쓰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내뱉은 것이다. AI 세계는 아직 원어민이 존재하는 미개척지이다. 반대로 말하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AI 환경에 익숙해지면 네이티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AI 사용을 피하지 말고 즐겨서 AI 네이티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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