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의 빅테크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AI에 올인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를 축소하더라도 AI 투자 만큼은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리는 곳도 있을 정도다. 또한 AI를 연구하는 부서 뿐만 아니라 AI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부서까지 AI 마인드를 탑재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임원들은 자신들이 관할하는 팀들에게 AI를 적용해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라는 미션을 제시하고,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장기, 중기, 단기 플랜을 세우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소신 발언을 하자면 현재 대기업이 하는 방식으로 조직에 AI 마인드를 정착시키는 건 어려워 보인다.
AI 기술의 판도는 하루 아침에도 바뀐다. 어제까지 새로웠던 기술이 오늘부터 구닥다리 기술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AI를 활용하는 개인 또는 기업은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하나씩 과업을 달성하는 기존의 업무 방식을 버리고 당장 코앞에 닥친 문제를 바로 눈앞에 있는 기술을 이용해 해결하는 업무 방식을 취해야 한다. 현재 AI 세계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기 최적의 환경이란 뜻이다. AI를 통해 정교하고 완벽한 마스터피스를 만드는 것보다 하찮고 우스운 프로토타입을 마구 만들어보고 다시 무너뜨리면서 빠르게 많이 시도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 그대로 AI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ChatGPT의 임팩트가 너무 컸던 나머지 마치 ChatGPT가 곧 생성형 AI를 의미하는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AI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ChatGPT 외의 다른 모델은 존재조차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AI 모델이 서로 경쟁하며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파라미터를 몇 개 사용했는지, 알고리즘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빅데이터를 얼마나 학습했는지에 따라 AI 모델은 각자 다르게 작동한다. 따라서 AI를 본격적으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동시에 여러 가지 AI 서비스를 사용하며 비교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로는 오픈AI의 ChatGPT와 앤스로픽의 Claude, 구글의 Gemini, 그리고 네이버의 클로바X가 있다.
AI 모델마자 각기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따라 최적의 AI 모델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ChatGPT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빙의하거나 창의적으로 답변하는 데 강점이 있는 반면 Claude는 간단명료하게 핵심 위주로 답변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Gemini는 구글 생태계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연동해서 사용하기 좋고, 클로바X는 한국어 데이터를 많이 학습했기 때문에 한국어의 고유한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 똑같은 질문에도 서로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직접 사용해보면서 각 모델의 특징을 익혀두면 여러 가지 AI 모델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ChatGPT에게 질문 하나를 할 때마다 수십에서 수백 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DALL-E 같은 이미지 생성 툴이나 Sora 같은 비디오 생성 툴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생성형 AI 모델을 출시한 회사들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초기 사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무료 버전도 충분히 쓸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료 AI 서비스를 결제하고 나면 이전과 다른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매일 저녁 야근에 시달리며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 먹는 5천 원짜리 커피 대여섯 잔만 아끼면 생산성에 엄청난 혁신을 경험하고 매일 아침이 상쾌해질 것이다.
유료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방대한 문서를 훨씬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이 향상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의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작업에서 자동화 툴을 연동시키기 위해서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또한 무료 버전은 최신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누락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시의성이 중요한 정보를 다룰 때는 유료 버전을 사용해야 한다. 유료로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AI 기업들이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어 간접적으로 AI 혁신에 기여하는 일이다.
ChatGPT를 활용해서 수익화까지 달성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ChatGPT 사용법을 강의로 만들 수도 되고, ChatGPT로 제품 홍보 글을 작성해서 광고 수수료를 챙길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AI를 통해 해결하고 상상만 했던 서비스를 AI를 통해 실제로 구현해 보면서 가장 큰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필요한 AI 서비스를 스스로 제작해보는 것이 AI 학습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고,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AI 서비스를 직접 만들면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본인의 AI 이해도 역시 한층 성장할 수 있다.
자신만의 AI 서비스를 만들어보는 것은 AI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ChatGPT 안에 있는 Custom GPT를 통해 코딩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만 있다면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특정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거나 회사의 데이터와 연동하여 실시간 분석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이 만든 서비스가 실제로 동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면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AI 기술을 더 깊이 탐구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 AI 덕분에 혼자서 A부터 Z까지 서비스를 기획하고, 크리에이터가 되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확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AI 기술이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시점부터 계산하면 아직 극초창기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AI 기술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빅테크나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플랫폼 혁명 때 넷플릭스나 쿠팡 같은 회사들이 전통강자를 무너뜨렸듯이 AI 혁명에서도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할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오픈AI가 제일 앞서고 있고 앤스로픽이 바짝 뒤쫓고 있다. LLM 모델을 직접 개발하진 않더라도 AI 기술을 활용해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들도 무수히 늘고 있다. 투자자로서는 그런 기업들을 발굴해야 하며, 만약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할 열정과 의지가 있다면 근로자로서도 그런 기업들에 합류해야 한다.
AI 공부는 10년 뒤에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1년 뒤에 수능을 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도 아니다. 한 달, 일주일, 하루, 한 시간 뒤에 세상에 없던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 따라서 AI 공부는 계획보다 기록이 유용하다. 개발자들이 GitHub에 자신이 오늘 공부한 내용을 'TIL(Today I Learned)'이라는 게시판에 올리듯이 말이다. AI 세계에서 통용되는 게임의 룰은 누가 더 빠르게 만들었냐다. 앞만 보고 달려도 뒤쳐질 수 있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주 쓰고, 많이 쓰며 빠르게 배워야 한다. AI가 가져올 10년 후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 움직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