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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Jan 07. 2022

유소유 #01 주식 투자는 처음인데요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3가지 차이

Prologue

저는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부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자본주의에서 부자는 바로 자산을 많이 ‘소유’한 사람입니다. 물론 법정스님처럼 무소유 정신으로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자본주의라는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유권’이라는 개념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무소유를 실천하기 위해 마음수양이 필요한 것처럼 자신을 보호하고 타인을 이롭게 하는 올바른 ‘유소유’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와 더불어 인내하고 절제하는 자세가 필요한데요. 솔직한 돈 이야기와 흥미로운 투자 상식을 바탕으로 소유권을 가진 부자의 마음가짐을 배우기 위해 ‘유소유’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2020년 3월 19일 코스피가 바닥을 치고 지하실까지 내려간다고 도망칠 때가 저점이었고, 2021년 6월 25일 코스피가 3300을 넘고 4000까지 뚫는다고 덤벼들 때가 고점이었다. 2021년 상반기에는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주식 이야기가 들렸는데, 하반기에는 주식은 잠잠해지고 부동산 이야기만 간혹 들렸다. 다들 재미없는 증시에 손절하고 시장을 떠나거나 고점에서 강제 장기투자를 하면서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상승장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모두 외면하고 떠났지만 다시 찾아올 날을 기다리며 주식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3가지 차이점을 정리해보았다.



1. 주식과 투자는 다르다.


"혹시 투자하고 있어?"

"주식은 위험해서 안 하려고."

"다른 투자는?"

"주식 안 한다니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문제다. 투자라는 단어와 주식이라는 단어를 동일시한다는 것이다. 투자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식은 기업의 지분에 대한 권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투자 대상은 주식 말고도 채권, 달러, 금, 부동산, 가상화폐 등등 수없이 많다. 심지어 자기계발을 해서 몸값을 높이는 것도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다. 그리고 똑같은 행위도 누군가에게는 소비가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투자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맛집에 가서 소확행을 느끼며 식사만 하고 오면 소비지만, 블로그에 맛집을 포스팅해서 광고 수익을 창출하거나 맛집에서 협찬을 받아 돈을 벌면서 식사를 하고 오면 투자다.




"형, 나 주식 시작하려는데 뭐부터 하면 돼?"

"주식은 왜 하려고? 채권도 있고 달러나 금도 있고, 요즘은 부동산이나 가상화폐가 더 인기던데?"

"채권? 달러? 금? 너무 어려워 보이는데? 부동산은 부자만 하는 거 아냐? 코인은 또 너무 위험해 보여."


사람들은 왜 주식 투자만 투자라고 생각할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증권사 앱을 깔고 시작할 수 있어서 쉽고, 하루 용돈만큼의 소액으로 시작할 수도 있어서 만만하고, 주변에서 너도 나도 주식을 사서 돈 벌었다는 얘기밖에 안 하니까 안전해 보인다. 그런데 과연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해도 손실을 내는 주식이 쉬운가? 주식보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리츠는 알고 있는가? 불과 1~2년 사이에 30% 넘게 폭락했던 주식이 안전한가? 주식 투자를 요행이나 도피처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수동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주식 투자를 하는 자발적인 동기와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럼 형은 주식을 왜 하는데?"

"나는 자본주의를 믿고 부자가 되려고 주식 투자를 하지."

"근데 주식이 떨어지면 어떡해? 그냥 존X 하는 거야?"

"그 존X라는 게 아무 근거 없는 믿음이 아니고... 자본주의랑 기업을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야."


주식 투자의 첫 단계는 자본주의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강한 믿음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끝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부동산 투자자들도 아무 근거 없이 우상향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우상향은 불패 신화가 아니라 자본주의와 인플레이션의 합작품이다.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 마치 사이비 종교를 전도하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투자라는 행위 자체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닌가? 내가 사는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가 있을까? 공부 방법은 앞으로 하나씩 소개할 예정이다. 그러니 우선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 나만의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2. 기업과 브랜드는 다르다.


"너희 집 어디야?"

"나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살아."

"와, 좋은 데 사네? 근데 그 아파트 어느 회사가 지은 건지 알아?"

"래미안은 삼성 아닌가? 푸르지오는... 잘 모르겠네?"


래미안이 삼성물산에서 지은 아파트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도 꽤 많다. 푸르지오 아파트는 들어봤어도 푸르지오 아파트를 짓는 건설회사가 대우건설이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안다. 메이저 건설사가 어디인지는 건설회사 임직원이나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만 중요해 보인다. 그러나 주식 투자에도 기업과 브랜드를 구분해서 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쓰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라는 기업이 '그랜저'라는 브랜드 차량을 갖고 있다는 것까지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사례 외에는 대부분 알기 어렵다.




"삼성전자 100주만 사주세요."

"어머님, 여기는 삼성전자라서 휴대폰이랑 가전제품만 팔고 있고요. 증권사에 한번 가보세요."

"증권사? 삼성증권 지점에 가야 하나요?"


요즘 젊은 사람들 가운데 이런 귀여운 실수를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워낙 대기업 계열사가 많아서 비슷한 이름인데 각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모두 주식 시장에 상장되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두 회사가 하는 일을 혼동하고 심지어 SK바이오라고 퉁치는 사람도 있다. 주식 투자를 안 하는 사람이라면 이거나 저거나 별 상관이 없고 모르고 살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을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가져다 부을 것인가? 그렇다면 주식 투자 실패의 문 앞에 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




"2021년 4대 금융지주 최대실적 기대감... 배당 잔치도 열린다."

"라면업계 '빅3', 4분기 가격인상 효과 볼까?"


기사 제목을 보고 4대 금융지주, 라면업계 빅3가 어느 기업인지 바로 떠오르는가? 4대 금융지주 중에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기업은 어디인지 알고 있는가? 라면업계 빅3 중에 '진짬뽕'이라는 라면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어디인지 알고 있는가? 잘 모르고 있었다면 조만간 올릴 포스팅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기업과 브랜드를 구별해서 보라는 말을 했다. 아마 왜 이런 쓸모없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투자할 기업이 아니라면 굳이 몰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주식 시장이 재미없고 하락할 때 떠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될 것이다.



3. 투자와 투기는 다르다.


"형, 나 드디어 삼성전자 10주 샀어. 나도 이제는 투자자의 길을 걸어보려고."

"삼성전자는 왜 샀는데? 최근에 주가도 좀 올랐던데?"

"글쎄? 그래도 삼성이 절대 망하지는 않겠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하단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사실 내가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세웠던 투자 논리다. 한 유튜버가 어디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삼성전자를 가격 상관없이 100주, 1000주 모일 때까지 적립식으로 분할매수하라고 했다. 나도 이상한 테마주에 들어가서 소중한 돈을 잃느니 삼성전자라는 훌륭한 기업에 미래를 거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무도 해주지 않았다. 주식 세계에서 '절대', '무조건'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위 대화를 보면 삼성전자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과 '삼성전자'를 혼용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엄연히 말해 대한민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뭐로 돈 버는 회사인지는 알아?"

"스마트폰 팔아서 돈 벌지. 아, 그리고 반도체도 판다고 들었어."

"그러면 혹시 반도체랑 스마트폰 중에 어떤 게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지도 알아?"

"형은 왜 자꾸 트집을 잡아? 내가 내 돈으로 산다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해?"


초보 주식 투자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모르는 것을 애써 무시하는 것이다. 내 과거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투자한 기업인데 내가 모르는 악재는 무시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것은 무시하는 확증편향이 나타난 것이다. 투자와 투기는 분명 다르다. 아는 대상에 자본을 태우는 게 투자다. 잘 알기 때문에 악재에도 대응할 수 있다. 그렇다고 100% 알아야만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악재를 무시하지도 말자. 생각보다 근본적인 리스크가 아닌 경우가 많다. 오히려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나 어제 비트코인 샀어."

"오, 비트코인도 이제 공부하고 투자하기 시작하는 거야?"

"아니. 하나도 모르는데 그냥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고 샀어."

"뭐야... 형이 모르고 사면 투기라며? 이거 갑자기 배신감 드는데?"


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 잃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하라는 조언이 있다. 나는 이에 약간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이 잃어도 된다고 말하면서 마음 한켠에는 '설마 잃겠어'하는 안일함과 '이거 잘 되면 대박이다'하는 욕심이 혼재되어 있다. 절대 잃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덤벼도 잃을 수 있는 게 주식 투자다. 내가 비트코인을 산 것은 투기임을 인정한다. 나는 가상화폐를 하나도 모른다. 말장난 같지만 나는 잃어도 된다는 마음이 아니라 잃었다는 생각으로 비트코인을 샀다. 앞으로 가상화폐 공부를 하면서 비중을 늘릴지 줄일지 결정할 것이다. 나도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도 모르는 입문자에 불과하다.



주식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3가지 차이점은 앞으로 이야기할 모든 내용의 기본 전제가 될 것이다. 특히 기업과 브랜드의 차이는 반드시 기억했으면 좋겠다. 주식이 영어라고 한다면 기업은 단어고, 브랜드는 알파벳이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알파벳을 배우고 단어를 외우듯이, 주식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브랜드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야 주식 시장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주가 없는 주식학'이라는 시리즈를 연재하려고 한다. 내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알려주겠다는 사기꾼이 아니라 올바른 주식 투자 문화를 전파하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02 돈은 없지만 주식은 하고 싶어 (1/14 발행 예정)

평범한 20대 청년이 시드머니를 바라보는 3가지 관점


시드머니는 바퀴의 크기다.


시드머니는 기준선을 제공한다.


시드머니는 나와 역사를 공유하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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