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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우 Peter Lee Dec 01. 2015

G마켓 인센티브의 추억

10개월만에 1호봉이 오르는 기적

G마켓의 성공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 가고 있지만 많은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HR의 승리라는 것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과연 G마켓에 성공에 있어서 어떤 인센티브를 직원들에게 주었고, 그 직원들은 어떻게 일을 했는가를  살펴보겠습니다.


2003년을 거쳐 2004년을 거치면서 G마켓에서는 다양한 영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우선 전에도 언급했던 건수  인센티브입니다.  


건수 인센티브는 오늘을 기준으로 어제보다도 일일 매출 건수가 일정 기준 이상이 넘어가면 10만 원씩 주는  제도였습니다. 예를 들면 전일이 1만 건이었는데 오늘 1만 5천 건이 되면 그 해당 월에는 전 직원의 월급에 10만 원이 들어오는 겁니다. (물론 세금은 냅니다) 그런데 이것이 폭발적인 G마켓의 성장 기세는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건수 인센티브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어떤 해 어떤 달에는 무려 건수 인센티브 돌파를 10번이 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달 월급은 무조건 100만 원 넘어갔습니다.  건수를 높이기 위해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영업 담당자들, MD들, 기획자들, 개발자들까지 정신없었습니다.  안된다 못한다는 말을 아무도 못했습니다. 


 영업 담당자들은 다시 동대문닷컴이라는 당시 최고의 패션몰의 판매자로 되어 있던 동대문, 남대문 상인들을 새벽부터  찾아다니면서 가입을 받았습니다.   상인들보다 먼저 나가서 청소하고 짐을 날라 주면서 판매자들을 모집했다는 이야기는 전설처럼  내려왔습니다.  군대 문화 비슷한 영업 조직에서는 조인트 까이고  집어던지는 물건들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회사에서 다들 미친 듯이 일을 했습니다. 


기획자들은 이 화면 개발해 주면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아이디어를 막 내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엉터리 기획도 있었지만 트래픽이 높아지는 서비스에서 뭐든지 붙이면서 매출 상승 작용을 했습니다.  동영상 광고, 클릭광고, 판매자 광고들을 붙이면서 매출과 수익이 늘었습니다. 광고 시스템을 개발했던 부분은 나중에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매출 건수를 볼 수 있는 팀장급 이상 직원들은 건수 인센티브가 넘을 것 같은 날에는 모두 12시까지 자발적으로 회사에 남았습니다. 10만 원 받는다는 것도 즐겁지만 성장하는 회사에 다닌다는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또한 개발팀장들은 사장님과 프로젝트 개발 일정에 대해서 딜을 하기도 했습니다.  개발 일정에 대한 딜이 아닙니다. 사장님과 기획자를 통해서 기획서가 개발팀장에게  전달됩니다. 개발 팀장이 기획서를 리뷰하고 개발 프로젝트 일정을 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달 걸립니다 하고 사장님께 보고 하러 들어갑니다. 그럼 사장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야 3주 만에 끝내라 2백 줄게' 


 그렇습니다.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면 따로 보상금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모든 프로젝트가 기간 단축하면 보상금을 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몇몇 중요한 지점에서의 프로젝트는 그렇게 보상금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프로젝트 참여자만 받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약 50%는 개발 참여자들이 받았고 나머지는 개발자들과 기획자들 일부가 받았습니다.  물론 돈만이 아니라 주목받는 시스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 만들어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용한다는 자긍심이 개발팀에게도 컸습니다. 

 

G마켓 성공에서 HR 기여 한 부분에서 건수 인센티브 외에 또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크레딧  시스템입니다. 


무슨 도박 칩 같은 것으로 오해하실 수 있는데요. 한마디로 평가 점수를 말합니다. 대 부분의 회사는 평가를 1년에 한번 하실 겁니다. 많이 해야 분기별 일 것입니다. 




 2004년 여름 사장님은 새로운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름 하여 크레딧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직원이 회사 내에서 하는 일에 크레딧 점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 크레딧 시스템은 월별로 분기별로 합산을 했습니다. 


 영업 담당자들은 매출이 그 기준이 되어 매출에 대비해서 10점, 20점을 받았고, 기획자는 오픈하는 시스템 기획서 개수, 개발자는  오픈하거나 수정하는 프로젝트의 개수 대비 크레딧 점수를 산정했습니다.  


A 프로젝트 3점

B 프로젝트 2점

운영 1.5점

해당 월 영업 목표 달성 2점

===================

총 8.5점


해당 월에 그 부서에서 크레딧이 1등인 사원은 추가 크레딧을 받았습니다. 또 영업에서 매출이 해당 월에 목표를 초과하면 영업과 관계없는 IT부서도 그에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추가 크레딧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크레딧이 100점이 되면  300만 원을 축하금으로 주고 무조건 1호 봉이 승급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및 리워드 시스템 이었습니다.



당시 개발팀장인 저는 개발자들에게 일을 시킬 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서로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일을 한 만큼 크레딧을 받고 호봉이 인상되니 다들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를 하려고 했습니다.  저도 첫 번째 크레딧 100점을 10개월 만에 달성했습니다. 저는 당시 시작 시점에는 개발팀장이 아니었고 중간에 팀장이 되었기 때문에 팀원들을 먼저 챙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크레딧  상승  속도가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개월에 1호 봉이 올랐습니다. 당시 일을 잘 하는 팀원의 경우에는 2년 만에 3호 봉이 올르기도 했습니다. 해당 월에 크레딧 1등을 하면 추가 크레딧을 받았으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러다가 몇 년 있으면 모두 1억 연봉 넘는 것 아니냐고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 이후 점수가 점차 하향이 되었고 호봉 승급 점수도 150점으로 조정이 되었지만 다들 1년 몇 개월 만에 호봉이 무조건 올랐습니다. 


 엄청난 매출 규모 성장을 기록했던 당시에는 영업 담당자의 경우 월 몇 천만 원씩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성장하는 회사에서 리워드는 정말 월급쟁이들에게 꿈과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초에는 전년도에 달성한 순익의 5%를 전 직원이 공유했습니다. 작은 벤처 시절에는 없었지만 7-800명이 되었던 2009년에도 이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매월 목표에 따른 크레딧 제도를 통해서 모두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혹 어떤 분들은 돈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통해서 눈에 보이는 여러 가지 리워드 인센티브를 통해서 직원들이 좋아하고 또 자긍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회사가 직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인의 최고의 가치는 월급이 아니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월급입니다.


이상에서 G마켓 리워드 시스템을 살펴봤습니다.  이 리워드 시스템은 2010년 이베이로 합병되고 난 이후로는 사라졌습니다. 일반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개인별 인사 고가를 통한 연봉 상승과 인센티브 지급을 했습니다. 약간의 주식도 주어졌습니다. 주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다음 시간에는 G마켓 나스닥 상장에 대한  이야기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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