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우 Peter Lee Jan 06. 2016

[펌] 2016년 한국의 트렌드 ‘저성장’

“소비의 빙하기를 대비하며”

개인적으로 참고할만한 글인 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시대를 이해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펌] 김난도 교수의 2016 트렌드 발표

원문 url : http://sclplus.com/review/view.asp?idx=8279

2016년 한국의 트렌드는 ‘저성장’


“소비의 빙하기를 대비하며”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부 교수(발표정리) l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에 따르면 2016년은 좋은 일보다는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저성장의 시대다. 김 교수는 플랜Z소비, 과잉근심사회, 1인 미디어의 성장, 연극적 개념소비, 생태주의적 삶, 자극적 소비, 과시적 소비, 아키텍키즈, 취향 공동체로 대표되는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저성장의 늪을 벗어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공급과잉의 시대, 소비의 빙하기를 맞이하며

글로벌 저성장의 근본원인은 ‘공급과잉’이다. 과거에는 모든 것이 부족했다. 물건이 굉장히 귀하고 수요는 거대했다. 혹여나 밥을 먹다 남기면 아버지에게 혼나던 시절이었으며, 좋은 물건이라면 만들기만 하면 항상 팔리던 시절이었다. 돈도 그렇다. 나라에 돈이 없었기 때문에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에서 차관을 해야 했으며,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특권이었다. 당연히 이율은 높았다. 회사도 그렇다. 좋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인력 스카우트 전쟁이 일어났다. 평생정년보장과 같은 유인책이 난무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갈 수 있는 좋은 직장이 많았다.


이렇듯 수요 초과의 삶에 익숙해진 우리들. 요즘은 정말 물자가 흔해졌다. 쌀이 남아돌아서 북한에 줘야하느니 마느니 논쟁이 오간다. 돈도 흔해져서 이율은 사상최저로 떨어졌다. 돈은 흔하지만 돈을 쓸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사람도 흔해졌다. 산업이 위축되니 인력공급은 넘쳐 흘러나오고 취업은 어려워지고 있다. 소위 공급과잉의 시대다. 그 동안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다. 수요가 항상 과잉일 때는 이것이 제대로 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이 팔리질 않는다. 공급과잉의 문제는 사실 구조적인 문제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굉장히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다.



2016 트렌드 키워드 MONKEY BARS


(1)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최선의 방법을 플랜A라 한다. 최선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서 플랜B를 세우라는 말도 한다. 플랜Z는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링크드인(Linkedin) 회장이 사용한 용어로 플랜A라는 최선, 플랜B라는 차선도 안 될 때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한 플랜Z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가령 타이타닉처럼 큰 유람선이 침몰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구명보트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가. 소비의 양상에서도 최후의 수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플랜Z다.

저성장 추세가 계속된다면 분명 사람들은 주머니를 닫고 소비를 줄인다. 명심해야 될 포인트는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더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품목은 계속 소비한다는 사실이다. 가령 밥은 줄이더라도 커피에 대한 소비는 지속한다거나, 옷은 덜 사더라도 미용에 관한 소비를 유지한다던가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핵심적인 소비행위는 끝까지 유지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지만 최후의 우아함은 유지하려는 소비트렌드가 발생할 것이다. 플랜Z 소비의 핵심은 ‘우아한 서바이벌’이다.


(2) Over anxiety Syndrome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과잉근심사회, 흔히 램프증후군이라 부르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항상 근심걱정에 빠져있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근심과 걱정 수준이 굉장히 높아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공중도덕이나 위생수준은 굉장히 높아졌지만 사람들이 체감하는 불안은 오히려 더 커졌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 작은 사고 하나에 크게 비화가 되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대표적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포는 생각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이렇다보니 사람들의 분노의 역치가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내년에는 소위말하는 ‘공포마케팅’이 늘어날 것 같다. 금연광고가 대표적인데 사람이 특정 행동을 할 경우 부정적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여줌으로 해당 해동을 피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불안을 사회에서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절한 수준의 불안 관리는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에 따른 적절한 정책과 사회분위기가 필요할 것이다.


(3) 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1인 미디어의 시대


1인 방송이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야말로 매스미디어라 불러도 무방하다. ‘대도서관’, ‘양띵’ 등 한 달 수입 3000~4000만원은 기본으로 벌어들이는 1인 방송 스타가 늘어나고 있다. ‘마이리틀텔레비전’과 같은 방송을 보면 예전 공중파에서 화제가 되어 1인 미디어로 넘어갔던 현상이 이제는 역으로 1인 미디어가 정규 프로그램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 SM, JYP와 같은 회사가 연예인을 기획하고 길러냈으면 이제는 MCN(Multi Channel Network)이라 해서 아프리카TV, CJ E&M 등 전문 1인 방송인을 기획하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굉장히 젊은 매체인 1인 미디어는 조심할 부분 또한 존재한다. 성공사례만 보면 잘 모르지만사실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다. 1인 미디어에서 소위 대박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콘텐츠도 양산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선물투자 관련 뒷돈을 받았다든지, 도박사이트로 안내하면 수수료를 받는 1인 미디어 또한 등장했다. 그래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개인적으로 좋은 방향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4)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2016년을 관통하는 가장 큰 트렌드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브랜드의 죽음’이다. 일전에 우리 소비생활에 가장 중요했던 것이 ‘브랜드’였다. 그런데 브랜드의 후광이 차츰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브랜드가 있던 그 자리를 새로 차지하고 들어온 것이 ‘가성비(가격대 성능 비용)’다. 브랜드를 보지 않고 ‘가성비’를 보고 사는 현상이 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 전망한다.

가성비하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전략이 ‘가격파괴’다. 하지만 이것은 여러 전략 중 하나일 뿐이고 위험한 전략이기도 하다. 가격을 파괴하면 소비자의 기대가 그 가격에 고정되며, 원가관리 차원에서 품질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소비자는 철저히 외면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파괴를 하지 않고 핵심가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사치가 아닌 가치의 시대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싼 가격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저가격이 아닌 핵심을 공략한 높은 가치를 원한다는 것이다.


(5) Ethics on the stage

연극적 개념소비


‘연극적 개념의 소비’는 이제 확고한 대세가 된 것 같다. 이제 사회적 기여 없이 자기 이윤만 추구하면 큰 비난을 받는 세상이다. 사회적 책임, 윤리가 현대소비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초기 개념이 1.0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2.0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는 소비와 동시에 기부하는 것이 아주 쉽고 재밌어지고 있다. 게임과 연계하거나, 모바일 앱과 연동하여 특정 목표를 달성 시 자연스럽게 기부활동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소비방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보여주기 식 소비’도 일어나고 있다. ‘에코백’이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 환경을 위해 만들어진 취지를 벗어나 에코백 자체가 명품이 됐다. 선의가 아닌 과시의 용도가 부각 받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씁쓸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기업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V(Creating Shared Value)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6년 역시 개념소비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그러나 과시적 소비, 보여주기 식 소비에 대해서는 보다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녹색물류는 이제 좀 고리타분한 이야기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물류기업들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녹색물류 인증’을 받고 있다. 녹색물류는 물류기업의 CSR 전략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관련기업이 늘어가면서 차별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 타이밍에 물류에 열띤 투자를 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 쿠팡 또한 지난달 11일 대구시에 ‘친환경 첨단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그에 따라 ‘전기화물차’ 개발도 병행할 것이라 밝혔다. 쿠팡이 강조하는 키워드는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다. 물류기업을 넘어 물류를 넘보는 유통기업까지 넘어온 녹색열풍. 내년에도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6)  Basic Instinct

원초적 본능


원초적 본능에 따른 자극적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극단적으로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소비 행위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B급 감성’이 대두될 것이다. 점잖지 않고 일부러 촌스럽고 아주 복고적인 문화가 각광받을 것이다. 이렇다보니 이제 소비자들은 웬만한 광고나 자극은 봐주지도 않는다. 수많은 광고 중 소비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키치(Kitsch)적이라던지, B급 문화를 갖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경기가 안 좋은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미디어가 많아져서 나타난 현상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방송, 신문, 잡지에 편집자가 거른 고급 정보들만 올라왔지만,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정보를 주는 시대다. 소비자의 역치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자극의 수준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7) All´s Well that Trends Well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있어빌리티’라는 말을 아는가. 말 그대로 있어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다. TV에서 본 화려한 무대가 카메라 프레임 하나만 벗어나면 잡동사니가 널브러져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굉장히 화려한 사진의 프레임을 살짝 비끼면 난잡하고 부끄러운 모습이 비친다. 우리 삶 자체가 이렇게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트렌드가 등장한 이유는 우리가 SNS시대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사람을 만나서 소비를 과시했으면, 이제 SNS상에서 그 순간순간을 과시할 수 있다. 소유뿐만 아니라 경험도 과시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SNS세상이 오면서 소비가 늘어난 상품이 ‘팔찌’, ‘네일아트 상품’이다. 전체가 아닌 일부를 보여주기 때문에 카메라에서 일부를 돋보일 수 있는 상품이 잘 팔린다. 명품보다 작고 센스있는 상품이 훨씬 많이 팔린다. 일상이 개인화되어 가고 있으며 SNS상의 나와 실제 나의 사이에는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 SNS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필연이 됐다. 중요한 것은 이런 SNS시대를 어떻게 살아나갈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8) Rise of Architec-kids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예전에는 애기가 덜컥 생겼다면 이제는 애기를 덜컥 갖지 않는다. 철저한 계획에 기반하여 가장 좋은 임신일을 정하고, 그에 따라 태교 또한 고도화되고 있다. ‘계획임신’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허니문’이 아닌 아이가 생겨서 가는 태교여행인 ‘베이비문’이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연령대별 아이들이 사용하는 전용제품과 관련된 ‘국민리스트’가 올라온다. 이렇듯 굉장히 계획적이고, 치밀하며 동조성이 높은 육아를 통해 자란 아이를 ‘아키텍키즈’라 명명했다.


키워드를 만들 때 이것은 사회 트렌드가 아닌 일부 엄마들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나 육아법 자체보다 이런 현상 자체가 의미하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첫 째는 ‘인터넷커뮤니티의 중요성’이다. 이제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얻는 정보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더욱 신뢰한다. 젊은 어머니들이 친정 어머니의 육아법이 아닌 육아 커뮤니티의 방법을 더 선호하는 것처럼 말이다. 둘째는 ‘초니치마켓의 성장’이다. 베이비용품이라는 전용제품을 파고들어 또 다른 카테고리가 나온다. 브랜드가 강조되는 시대는 끝나고 특정 니치마켓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9) Society of the Like-minded

취향 공동체


시장을 나누는 기준이 취향을 중심으로 무너지고 있다. 연령, 소득, 성별 등 인구학적 통계가 아닌 ‘취향’을 중심으로 시장에 모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는 취향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발달하고 있으며 그 취향 또한 극도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취향에 맞춘 ‘맞춤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나만의 취향이 중요해진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오히려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극도로 낮을수록 제품에 관심을 갖는다. 남들은 안 쓰는 것이니 한번 써보겠다는 식의 생각이 그것이다. 이것은 마케팅 업종 관계자들에게 굉장히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마케터라면 이제는 그동안의 인구통계학적 기준이 아닌 취향을 기준으로 시장을 나눌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G마켓 삭제 서비스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