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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Mar 14. 2021

어차피 인생은 처음과 끝이 있으니까

1회 차당첨 없는복권 추첨이 시작되었습니다.

브런치를 너무 가볍게 여겼던 걸까요? 첫 번째 나의 제안을 단 번에 거절해버린 브런치에 조금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준비가 조금 덜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이제는 좀 쓰고 싶다는 간절함에 브런치 문을 두드리고 며칠 후 작가가 되었다는 메일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2번의 시도 끝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것 같은 기쁨과 여전히 평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슬픈 현실을 느낀 하루였죠. 또 읽을 만한 글을 써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나의 어깨를 짓누르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쓰지 못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큰일을 할 만한 사람은 못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일은 너무나 즐거우면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약간은 변태 같지만 글을 쓰면서 느끼는 고통은 글을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꺼라 생각합니다. 머릿속에는 너무나 선명했던 말들이 하얀색 도화지 위에서는 전혀 따로 놀기 때문이지요. 특히나 첫 번째로 올리는 글은 마치 책의 서문 같은 것처럼 느껴져서 제대로 쓰지 않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기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아무나 두드릴 수 없는 브런치라는 세계로 초대된 것에 굉장한 기쁨을 느낍니다. 수많은 나라의 언어로 매일 다른 텍스트들이 오고 가는 세상 속에서 저도 누군가에게는 잠시 기억되었다가 사라지는 순간의 텍스트가 되겠지만 그 작은 점들이 모여 우주가 되었듯이 저도 한 번 보태보려고 합니다. 

 일이 힘들어서 집에 있는 의자가 불편해서 노트북이 느려서 등 별별 이유 때문에 글을 쓰지 않았던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의무감은 글을 무겁게 만들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주 1회 이상은 마음을 담은 글을 잘 다듬어 올려보려고 합니다. 세상에 나와야지만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제가 살아가는 이유들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매일 조금씩 끄적거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하지만 과거의 저와 오늘의 제가 만나는 유일한 수단인 글이 작은 공감이 되기를 바라면서 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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