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관하여(1)

조원강 에세이 - 이 별에 관하여,

by 조원강

이 글은 나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우선 이 글을 읽게 될지도 모를 상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그러나 이름, 나이, 직업, 주거지 등 상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이 글에서 추측하거나 예상할 수 없다. 만약에 브런치를 애독하고 있는 사람 중에 내가 누군지 알고 내가 그녀를 만났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이 이야기는 일정 부분 사실관계에 대한 논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은 나와 그녀에게 일어났던 일을 베이스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상대 외에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줄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신 그동안 내가 썼던 글을 읽으려고 나의 브런치를 구독했던 그녀가 아직도 나의 구독자여서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된다면 나에게 연락이 올지도 모르겠다.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람이었다고?!”


내가 아는 그녀(지금도 그녀를 내가 어느 정도 알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나를 좋아했지만 깊이 있게 사랑하려고 하지 않았고(내가 느끼기엔) 내가 그녀를 special one(굳이 영어로 쓸 필요까지는 없지만 “특별한 사람” 임을 강조하기 위해 영어로 썼다)으로 생각했다면 그녀는 나를 one of them(지금껏 만났던 사람들 중에 한 명 정도)로 생각한 것 같았다.


그녀는 내게 이별의 아픔은 그냥 참는 거라고 말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녀는 잘 참고 있을까?

내가 이 글을 쓰면서 그녀에 대한 어떤 악감정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난 후 그녀를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고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을 만나야 행복한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그중에 내가 회피해야 하는 두 가지 유형의 이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첫째, 나를 지속적으로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과는 연애하면 안 된다. 나 개인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일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내가 주는 애정을 순수한 애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인지 몰랐다. 예를 들어, 카톡을 주고받으며 별다른 이유 없이 읽고 답장을 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거나 통화를 하면서 할 말도 없는데 굳이 의무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상대와 연애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상대와 자기 전 매일 영상통화를 통화로 바꾸고 통화를 간단하게 카톡을 주고받는 것으로 바꾸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서 누구에게 어떤 사랑을 주려고 애쓰는 것인지 헷갈리게 된다.


둘째, 술에 관대한 사람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술을 마시게 되면 가끔 그런 술자리에 가서 좋은 기분으로 마시곤 하지만 내가 절대적으로 지키는 철칙이 하나 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혼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 나는 보통 나의 철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술은 담배와 같이 중독성이 강해 끊기 어렵고 자꾸 상황에 따라 의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술은 모든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대는 술을 좋아했다. 아니 사랑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알코올중독 초기 증세 그 이상으로 보이기도 했다. 집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소주, 맥주, 양주가 냉장고에 가득하고 주기적으로 마트에 사다가 채워놓는다. 그것을 자랑처럼 웃으며 이야기한다. 하지만 상대는 오랫동안 거의 매일 술을 마셔왔고 그게 자신의 일을 하는 데 있어 지장이 없으므로 그것이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




이 부분은 읽는 사람에 따라서도 분명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술은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시면(대부분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주량 것 건강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마신다고 하지만) 건강을 해치고 주변을 힘들게 할 확률이 높다. 우연찮게 그녀의 가족 중의 한 명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나와 술을 어느 정도 마시고 집에 들어가서 또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정도까지는 술을 마셔야 술자리가 끝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굳이 나한테 알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를 만나고선 주변에 내가 요즘 술을 안 마신다고 다들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다고 말한다. 그 말을 한 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도대체 얼마나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나를 만나서 술을 안 마셔서 가족이 좋아한다는 말을 상대의 가족에게 들을 수 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보통은 남자가 여자를 만나서 술을 적게 먹어서 좋다는 이야기를 내 주변에서 들은 적은 있었다. 이건 단순히 남녀 차별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나에게 일어난 일이 일반적이지 않게 느껴져서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나에게 술을 강권하거나 술에 완전히 취해서 필름이 끊기거나 실수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술이 삶을 살아가는데 행복의 척도가 되는 사람은 나에게는 맞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별의 이야기는 대부분 작가에 의해 이기적으로 써질 수밖에 없음을 참고해 주기를 바란다. 나는 그냥 참아지지 않아서 이렇게 글을 쓴다.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건강하기를 바라고 무엇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나는 이별 통보를 받은 후에 집에 남은 맥주를 하루에 한 캔씩 3일에 걸쳐 마시고 그 후 약 한 달 동안 저녁에 쌀은 거의 먹지 않고 있다. 연애가 남긴 건 뱃살뿐이니 그걸 제거하는데 필요한 건 식단관리와 운동뿐이다. 70kg이 넘었던 몸무게의 앞자리를 숫자 6으로 바꾸는데 거의 한 달이 걸렸다. 담배는 안태우고 술도 거의 안 마시는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항상 피자, 치킨, 햄버거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배 터지게 먹고 탄산음료를 마셔댔다. 그런데 깨달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우선적으로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하고 나를 사랑하려면 내 몸에 들어가는 음식부터 좋은 음식, 건강한 음식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아예 안 먹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더 좋은 것을 선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나를 좀 더 긍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너무나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서로 주고받았던 감정적인 교감 외 여러 가지가 나를 좀 더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 같다. 당신과 헤어지던 날에 쓴 내 시의 제목은 이러했다.


“이 시를 쓰고도 당신을 잊겠습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당신을 잘 잊고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그러니 이 글을 읽더라도 양해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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