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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Jan 19. 2024

나이

늙어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여행이 기다리는 것이다

논산 훈련소에 입대하던 당시 입영대기소라는 곳에서 하룻밤을 자야 했다

친구 녀석이 내 등에 눈물을 흘리며 " 집에 가고 싶다 " 그때 어린 나이의 나는 문득 이런 말을 건넸다

"야 인마 울지 마 우리가 이러는 순간 이미 전역하는 그 순간에 가있어"

놀라운 건 생생한 그날의 기억이 이미 35년 전이다.


그래 나는 이 순간에 와있다

그리고 내가 상상하는 그 모든 순간에 또 가 있겠지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어려울 때

세월이 최고의 약 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지금 이 고통을 참기는 참 어렵다


불안하고 어렵고 힘든 이 순간을 

머나먼 미래에서 바라다보면

그때 그랬었지 라는 생각을 할 텐데


우리는 왜 현실을 포기하고 떠나는 사람이 생기는 걸까


행복 편안함 이런 느낌은 

사실 불안감, 공포 등에 비해서 구체적이지도 않다


불행은 구체적이고

즐거움과 행복은 그저 순간의 느낌인데


늘 함께하는

고통과 불행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이질감 때문에

우리의 삶이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힘들게 산을 오르고

고생하며 여행을 다니는 것은


곧 다가올 희미한 행복의 실체를

만나고 싶어서 일게다


오늘 힘들다면

그저 여행이라고 생각하자


여행은 누군가 있어도

여행은 혼자여도

늘 그 나름대로의 시간채움이 있다


단지

돌아올 곳이 있을 때  

여행이란 것을 잊지 말자


돌아올 곳이 없는 여행은

늘 불안과 불행이 동반한다


내가 오랜만에 돌아올 때

반겨주는 편안함을 남겨두고 떠나자


그 편안함은

지금 당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 비양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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