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이라 생각되는 것의 대부분은 스스로 복잡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내가 내 몸 밖으로 잠시 나가
불행이 닥쳤을 때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시선을 기를 수 있다면
엄청나게 큰 불행도
사실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받아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음에 내키지 않았을지언정
치유여행을 떠나게 되면
우선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본연의 모습을 발견한다
새로운 것들을 눈에 넣고
낯선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음에 담다 보면
내 머리에서 맴돌고 있던
무쇠 같은 갈고리도 조금씩 약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건 바로
자신과의 합의과정의 진행이다
갈등이 생겨 대화와 토론을 하였고
결국 하나도 해결된 건 없지만
왠지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느낌이
치유 여행이다
나의 머릿속 인격과
나의 모습을 타인과 세상이 바라보는 인격
그 두 가지 인격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그래서 합리적인 도피가 필요하고
그 도피의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떠남이다
아픔을 지울 수 없다면
여행 속에서 내 머릿속 한계를 만들어보자
감각의 한계 속
새로운 환경에서의 여행의 주입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억을 밀어낼 수밖에 없다.
한계체감 연습이 완료되면
버려야 했던 기억이 문득 다시 살아 돌아오더라도
잔존시간이 점점 짧아지게 된다.
자의적으로 찾아가지 않는 곳
매번 갔던 곳
이런 여행은 내 기억의 크기를 많이 가져가지 못한다
새로운 곳으로
아니면 잊혀진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통해
아픔과 불안을 지워낼 수 있는 기억의 용량을 만들어 보자
불행과 불안도
갑자기 찾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가 살아온 환경과 나 자신으로 인해
서서히 물들어 가야 해던 필연이다
그로 인해
치유가 단 한 번에 된다 생각하진 말자
떠나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다
돌아오는 것도 여행이고
그 길의 흔적 속에서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도 살아감이다
마음속은 무한대 우주와 같아서
가만히 있는다 하여 금방 밤이 끝나고 아침이 저절로 오지 않는다
스스로 떠나는 시간 속으로 가보자
살아가는 게 곧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