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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랑비 Mar 21. 2018

일상의 기록

눈 튀어나오게 아팠던 순간 - 무지외반증 수술

한국에서 사는 많은 여성들이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한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수술까지 고민하고 교정기를 쓰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무지외반증 수술을 했던 사람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하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겨본다.

무지 외반증은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은 증상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골반이 틀어지거나 신경을 건드려 척추까지 아파 온다.
왼발이 오른발보다 더 심하다는 의사선생님의 진단에 왼발부터 먼저 수술하게 되었다. 3D로 돌아가고 있다고 하셨었다.
2015년 5월초 왼발 첫수술이 끝났다. 예상외로 너무 아팠던 첫수술. 부기가 아직 남아있다.  스테이플러를 제거한 모습.
철심을 제거한 왼발 모습.


직장생활 만 3년이 넘겼을 때였다.

7센티 굽을 신고 너끈하게 뛸 수 있을정도로 구두에 익숙해졌을 무렵 걸어다니면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원래도 무지왼반증이 선천적으로 있었던 나였지만, (어머니, 외할머니, 친할머니 다 무지외반증이 있으시다.) 20대에 구두를 신었던 7년이 이 증상을 더 악화시켰다.


조심스럽게 정형외과 문을 두드리고,

진단받기 위해 양발을 보였던 긴장된 순간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더랬다.


"아니, 왜 90대 할머니 발을 갖고 있어요?수술해야겠네!"


그래서 생각했다.

앞으로 살 날이 몇십년 남았는데 자유롭게 달리고 걸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자고!


하지만 생각 못했던 점이 세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뼈는 쉽게 붙고 잘 다닐수 있을거란 의사선생님 말을 너무 쉽게 믿은 점.

또 다른 하나는 출산하는 임산부들이 맞는다는 무통주사를 맞을정도로 무지외반증은 아픈 뼈수술이고, 

( 뼈를 인위적으로 잘라서 고정을 위한 철심을 박는다.) 

입원기간동안  잘 씻지 못 한다는 점.


오른발은 왼발보다 더 기울었었다. 튀어나온 뼈부분을 마킹한 모습. 곧 저 뼈는 깎여서 들어가겠지.
당시 왼발은 정상적인 발로 교정이 됐다.
수술 전 내 오른발 모습. 심하긴 심했다.
오른발 수술이 끝나고 바로 엑스레이를 찍은 모습이다. 뼈를 일부러 부분골절 시켜서 철심으로 고정시키고 나중에는 박았던 철심을 부분마취로 빼야한다.
깁스를 풀고 철심제거시술 후의 모습. 혐짤일수도 있지만 못 씻어서 각질이 이렇게 많이 올라왔다.
2016. 1월 오른발 수술을 마치고 깁스를 풀었던 모습. 긴 여정이 끝났다. 그렇다고 바로 자연스럽게 걷거나 파워워킹을 할 수 있다거나 뛰어다닐 수는 없다.

양쪽발을 동시에 수술하면 젊은 나이에 화장실을 혼자 갈 수 없어서 (간병인이 대소변을 받아내준다면야...) 

1년에 걸쳐 한 발씩  두번을 수술했다.


수술 후 전신마취에서 깬 후 오는 고통은 예상보다 너무 아팠다. 

눈빠지게 아프다라는 느낌이 말그대로 전해져온다. 

첫 왼발수술후에는 15분에 몇방울 나오지도 않게 설정된 무통주사를 미친듯이 눌러댔었다.



완벽히 회복되는데에는 1년 넘게 걸렸고, 

2년이 지난 지금은 뛰어다닐 수 있으나 오른발이 다시 돌아갈거 같은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덕분에 굽높은 신발들은 수술 후 빠이빠이했다.

수술은 미용목적이 아닌 치료목적으로 보험처리가 되지만 직장인이라면 수술하는 것에 대해 머뭇거리게 될거 같다.


자연스럽게 걸었던 옛날과 잠시 이별하고 휠체어타고 목발짚는 약 2개월의 생활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리라.


그러나 1년 투자로 향후 30년 이상의 삶의 질이 좌우되는거라면 충분히 시도할 만한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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