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튀어나오게 아팠던 순간 - 무지외반증 수술
한국에서 사는 많은 여성들이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한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수술까지 고민하고 교정기를 쓰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무지외반증 수술을 했던 사람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하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겨본다.
직장생활 만 3년이 넘겼을 때였다.
7센티 굽을 신고 너끈하게 뛸 수 있을정도로 구두에 익숙해졌을 무렵 걸어다니면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원래도 무지왼반증이 선천적으로 있었던 나였지만, (어머니, 외할머니, 친할머니 다 무지외반증이 있으시다.) 20대에 구두를 신었던 7년이 이 증상을 더 악화시켰다.
조심스럽게 정형외과 문을 두드리고,
진단받기 위해 양발을 보였던 긴장된 순간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더랬다.
그래서 생각했다.
앞으로 살 날이 몇십년 남았는데 자유롭게 달리고 걸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자고!
하지만 생각 못했던 점이 세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뼈는 쉽게 붙고 잘 다닐수 있을거란 의사선생님 말을 너무 쉽게 믿은 점.
또 다른 하나는 출산하는 임산부들이 맞는다는 무통주사를 맞을정도로 무지외반증은 아픈 뼈수술이고,
( 뼈를 인위적으로 잘라서 고정을 위한 철심을 박는다.)
입원기간동안 잘 씻지 못 한다는 점.
양쪽발을 동시에 수술하면 젊은 나이에 화장실을 혼자 갈 수 없어서 (간병인이 대소변을 받아내준다면야...)
1년에 걸쳐 한 발씩 두번을 수술했다.
수술 후 전신마취에서 깬 후 오는 고통은 예상보다 너무 아팠다.
첫 왼발수술후에는 15분에 몇방울 나오지도 않게 설정된 무통주사를 미친듯이 눌러댔었다.
완벽히 회복되는데에는 1년 넘게 걸렸고,
2년이 지난 지금은 뛰어다닐 수 있으나 오른발이 다시 돌아갈거 같은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덕분에 굽높은 신발들은 수술 후 빠이빠이했다.
수술은 미용목적이 아닌 치료목적으로 보험처리가 되지만 직장인이라면 수술하는 것에 대해 머뭇거리게 될거 같다.
자연스럽게 걸었던 옛날과 잠시 이별하고 휠체어타고 목발짚는 약 2개월의 생활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