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수 있을 때 안 가는 것과 선택의 자유 없이 묶여있을 때 못 가는 점은 너무 다르다.
요즘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며 생각한다.
도대체 난 요즘 뭐하며 살고 있는 걸까.
미국에서 아기와 지내며 갈 수 없는 고향을 꿈에서 그리고 있노라면 귀양 온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불법체류자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미국 땅에서 체류하고 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영주권 신청 중간에는 특히 콤보 카드도 나오지 않은 이 시기에 해외로 나가지 않는 게 정답이라고 한다. 비교하면 안 되는 걸 안다. 그래도 모든 한국 지인들이 한 번씩은 한국에 갔다 오는걸 옆에서 지켜보면 여러가지 감정이 느껴진다. 부럽다. 나도 가고 싶다. 왜 못가는 걸까. 코로나로 입국 후 자가격리를 하고서라도 가고 싶다.
이렇게 계속 한국에 못 들어가면 말라죽지 싶었다.
나는 남편한테 많은걸 바라지 않았다.
강남에 몇십억짜리 하는 아파트를 사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하늘에 별도 따다 달라고 하지 않았다.
다만, 정기적으로 뜨는 비행기에 몸을 실어서 한국땅을 디뎠으면 좋겠다고.
못 그런지 5년째라 상사병 걸려서, 우울증 올거 같다고.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와중에 친정엄마가 오셨다.
뭐랄까. 긴급 수혈받는 느낌이다.
한국에 들어가고 싶은 홧병때문인지 몰라도 한 달에 세 번씩 생리를 했다. 2월 한 달 동안 3주간 하혈을 했다. 이래도 저래도 좋으니 그저 가보았으면 좋겠다.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선녀와 나뭇꾼의 선녀가 친정을 못 가서 이런 기분이었을까.
무료한 하루하루. 별 다를 거 없는 일상. 하루에 몇 시간씩 울어서 갈수만 있다면 퉁퉁 불어 금붕어 눈이 되어도 좋으니, 펑펑 울고 한국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