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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행 Aug 08. 2020

양면성, 비록 그것이 나를 비관적으로 만들지라도

내 안의 다양성과 양면성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을 생각해보다가 우선 나의 장점을 생각해보았다

나는 잘 웃는다. 어떨 때는 실없이 웃어서 지적도 받곤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하더라도 나는 잘 웃지 않는 아이였다고 하는데 어쩌다 웃음이 많아진 것일까?

전학을 가면서 활발한 친구들을 만난 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차가워 보이는 인상 때문에 웃게 된 것 같다. 새 학기마다 늘 나는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보통 대다수가 첫 만남에 싱글벙글 웃지 않고 무표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왜 유독 나만 그런 얘기를 많이 들을까 고민해본 결과 나는 웃지 않으면 다소 화가 나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일까 그때부터 나는 크게 자주 웃었다.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이 사실일까. 나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은 웃음일까?


나는 긍정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나는 나에 대한 막연한 확신이 있어 내가 좋은 길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 나는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기어코 긍정적인 것을 끄집어낸다. 예를 들어 상사와 트러블이 생겨 쓰지 않으려 했던 휴가를 쓰고 모임에 나갔다면, '그 트러블이 생긴 건 내가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라고 일어난 일이야. 잘됐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발전이나 발견은 불만족과 실패에서 많이 탄생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99% 낙관주의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리학 시간에 얼마나 낙관적인지 검사하는 테스트가 있어서 해보았는데 의외의 결과에 놀랐다. 나는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부정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운이 나빴거나 외적인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다. 부정적인 결과를 일시적이고 외적인 원인으로 돌리는 것은 낙관적인 것이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외적인 원인으로 돌리는 것은 비관적인 것이다.

나는 이렇듯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은 사람이었다.

낙관적인 것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불행이나 불운한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낙관주의자들은 비관주의자보다 부정적 정보를 잘 수용하기 때문에 예방은 못할지라도 위험에 대처는 잘한다고 한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양면성은 내 성향에서도 나타난다.

나는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고 즐거움을 느낀다. 내성적인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오히려 에너지를 뺏긴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세미외향적 인간인 것 같다. 왁자지껄하게 사람들과 수다 떨고 이야기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공허함을 많이 느꼈다.

요즘엔 많이 나아졌지만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때에 더욱 그랬다. 그래서 그때 혜민스님의 책을 비롯한 여러 책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다.

그동안의 나는 누군가 나를 원해서 찌르면 반응해야 하는 사람이었고, 두루두루 어울리려고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면의 나는 그렇게까지 외향적이진 않았던 것이다. 

어느 날, 친구가 나에게 "찔러본다고 다 반응해줄 필요 없어.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 없어."라고 했다. 이  말이 가슴속 깊이 남아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바꿀 수 있었다. 이미 내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내 오만이었을지 모른다. 그 사람도 꼭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과 더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도 있다.

모두를 보듬으려고 하면 할수록 나를 잃어갔다.



나는 회사에 갈 때와 사교적 모임에 갈 때, 옷차림과 꾸밈에 차이를 둔다. 그렇다고 회사에 가는 나와 사교적 모임에 가는 내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내 안의 다양성과 양면성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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