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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행 Aug 10. 2020

체헐리즘 남자의치마 반대판을 보다

여자의 바지교복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데 옆에 스포츠머리에 키가 작고 교복을 입은 학생이 있었다

순간 '어릴 때 엄마 따라 여자화장실 오던 걸 아직도 못 고쳤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아차 싶었다. 여자도 머리 짧을 수 있고 바지교복 입을 수 있지?

첫 글부터 선입견 지우려고 노력한다 해놓고는...


유퀴즈  더 블럭 직업의 세계를 보다가 형도 기자님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얼핏 브래지어를 직접 착용해본 남자 기자가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은 있는데 그분이었다.

체헐리즘을 검색해서 쭉 보다가 치마를 체험한 편을 보았다.

여름에 치마를 입었더니 시원하고 편해서 좋았지만, 소리를 지르며 놀라기까지 하는 부정적 시선이 두려워 바지를 입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나도 막상 밖에서 치마 입은 남자를 본다면 우선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고, 속으로는 이유에 대해 엄청 궁금해할 것 같다.


예전부터 여자와 남자의 정의가 궁금했다.

여성학 시간에 교수님이 양성평등이란 말을 시험이나 리포트에 적으면 F를 주시겠다고 했다.

제3의 성이 있는데 양성평등이라는 말 자체가 편견에 사로잡힌 폭력적인 단어라고 하셨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남자와 여자를 정의하는 것도 어려운데 제3의 성은 어떻게 정의할까? 구분을 아예 안 하는 것도 방법일까?

그러기에는 우리 사회가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을 구분하고 있고, 모든 본인인증에 성별 선택란이 있어서 아직은 무리인 것 같다.


65세가 되지 않은 여자들이 연상인 남편의 무임승차카드로 부정승차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성별 구별이 가능하도록 지하철 게이트에 현시되는 색을 다르게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때도 나는 궁금했다.

외관으로 남자와 여자 구이 가능한가? 나는 아직도 승객이 50대인지 65세가 넘었는지 구을 잘 못하는데..


부정승차에 AI를 도입하면 어떨까?

나는 구을 더 못할 것이라 확신한다.

AI의 분류 데이터는 우리가 평균이라고 생각하는 데이터일 것이다. 물론 사람보다 많은 데이터를 학습했겠지만 분류를 하려면 기준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인간이 구분할 수 있는 건 AI도 구분하고, 인간이 구분할 수 없는 건 AI도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AI 번역은 아직 형편없고, 조금의 변형에도 오류를 일으킨다.

외국 호텔에 불만족을 느낀 한국인 투숙객이 한국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솔직한 후기를 홈페이지에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자꾸 지워지자 이 투숙객은 한국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후기를 남겼고 글은 지워지지 않았다.


         AI는 모르고 한국인은 알아보는 한국어

              난눈 때항밍궁 싸랃임닌따



인간의 성은 모호하고 다양해서 더 재밌고,

그래서 인간의 가치가 더 돋보이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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