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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행 Sep 08. 2020

포지타노, 용두사두

영화 노트북의 사랑

즉흥적으로 포지타노 여행기 1편을 쓰고 잊은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싶어 여행 당시 썼던 일기를 꺼내보았다.

새벽에 쭉 읽어보니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했다.

일기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역시 첫사랑의 기억은 강렬하다.


브란젤리나 커플이 샀다는 섬도 보았다.

'섬을 살 수 있는 재력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그 커플은 이미 헤어졌다. 나의 동반자와 영화 노트북의 부부처럼 살아가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인생일 것 같다.

브란젤리나 섬


포지타노의 길목에서 너무나 큰 감동을 했기에 막상 포지타노에 가서는 감흥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포지타노는 용두사두였다..!

포지타노 가는 길이 더 인상적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미로 끝날만큼 시시한 곳도 아니다.

척박한 지형에 세워진 여러 건축물형형색색의 마을은 그 어디에도 없을 풍경이었다.

울산바위 같았던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산의 베네딕트 수도원의 절경이 생각났다.

나는 이렇게 척박한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모습을 좋아하나 보다.


포지타노에서 짧은 자유시간 동안 레몬샤베트 함께 아기자기한 상점을 구경하고 그림도 사며 이곳저곳을 누볐다.

일기에는 '2018년에 다시 오자!'라고 야심 차게 적었지만 2022년에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게 그런 행운이 온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해변가에 앉아 노을을 보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님이 도깨비 OST인 Beautiful, 자이언티의 꺼내먹어요, 김동률의 시작을 연달아 틀어주셨다.

선곡 센스에 감탄하며 여정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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