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샐리 Mar 15. 2020

굿즈 사세요, 굿즈

MCN 회사에서 물건 파는 이야기

새로운(?) 일을 하게 됐습니다

작년 여름, '콘텐츠가 좋아 평생 콘텐츠 회사에 몸담고 싶습니다'라는 내 직장생활 모토 그대로 나는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했다. 직전에 몸 담고 있던 회사는 외부에서 보기에 큰 회사였기도 하고, 빠른 J커브를 그리고 있는 중이라 조금 더 있다 보면 더 많은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올라운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전 직장 이사님 덕분에 브랜딩, 콘텐츠, 퍼포먼스, IP 할 것 없이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딱 하나 해보지 않은 것이 있어 서른 전에 도전해보고자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만류를 뒤로하고 '저는 마케팅하면서 매출도 내보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판교를 떠났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꿈꾸는 MCN 회사 내 IP 사업부의 '이름만 마케터'로 입사를 했다.


내가 속했던 IP 사업부는 보유 IP를 방영, 디지털 상품(이모티콘), 커머스(굿즈 및 라이센싱), 오프라인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업이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 팀이었고, 나는 거기서 커머스 마케팅을 담당했다. 쉽게 말해 상품(그 당시엔 굿즈) 파는 역할이었다. 팀에는 상품을 기획, 제작하거나 라이센싱을 담당하는 각 MD들이 있었고, 쇼핑몰 담당과 물류를 담당하는 사람이 각 한 명 그리고 내가 있었다. 내가 그 팀에 뽑힌 이유는 '상품을 더 잘 팔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상품을 멋지게 포장하는 것까지는 해보았지만 상품을 '팔아본 적'은 없었기에 얼마나 촘촘하게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쉽게 감이 오지 않았다. 명함에 새겨진 직급은 Seinor manager였지만, 이 업무는 처음이었다. 명함에 새겨진 회사도 부서도 직급도 다소 낯설었기 때문에 아침마다 크게 쉼호흡을 하며 책상 앞에 앉았다.



저는 물건을 ___하게 파는 사람입니다

우리 회사는 연예인을 다루느냐, 유튜버나 스트리머를 다루느냐 차이만 있을 뿐 큰 틀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이기 때문에 어떤 업무를 하든 매니지먼트의 역량이 중심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각 크리에이터 매니저의 역할 범위가 매우 넓은 편이었고, 내가 입사하기 전에는 상품을 제작하는 전문가와 담당 매니저만 있어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더랬다. 대부분의 조율은 MD와 매니저가 직접 했고, 그러다 보니 MD가 상품을 기획하는 시간이 부족해 상품 출시까지의 리드타임이 조금 길었다. MD는 상품 기획을 하고, 나는 그 기획에 힘을 싣을 수 있는 마케팅 기획을 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해보였다. 특히 내가 아는 바깥의 인사이트를 MD에게 전달하면 MD가 그것을 상품 기획에 반영하는, 업무적 선순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회사에 입사한 첫날, 전사 직원에게 보내는 입사 메일에 '저는 회사 내 가게를 운영할 사람입니다. 물건을 파는 것 관련해서는 언제든 편하게 슬랙 주세요'라고 적었다. 그때 나는 '물건을 파는 것'에만 집중했기에 물건만 팔면 되는 줄 알았다. 일을 시작하고 보니 상품의 범위가 참 다양했다. 굿즈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라이센싱 상품 (일반 라이센싱뿐 아니라 라이센싱이면서 광고이기도 한 사례까지 계약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도 있었고, 브랜드 제휴 형태의 상품 (수익은 나지 않으나 브랜드와 콜라보한 형태들이었다)도 있었다. 단순히 상품을 판다고 이야기하기엔 방식이 너무나도 달랐다. 정확히 내가 해야 하는 일은 'IP가 담긴 물건을 IP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구매자에게 좋은 경험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었다.



구독자가 많으면 잘 팔리는 거 아니야?

우리 회사는 다수의 유튜버와 스트리머, BJ가 소속되어있다. 그 말인즉슨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 방송에 대한 특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유행에 뒤쳐지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트렌드에 뒤쳐지는 걸 싫어했다. 그래서 뭔가 유행이라 하면 빠짐없이 확인하고 또 찾아보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유튜브나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례들을 즐겨보긴 했지만 '유튜브를 즐겨본다'는 게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 TV 등의 매체의 특징을 잘 알고 크리에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의 의미는 아니었기에 이 부분을 채우는 것이 가장 빠르게 필요했다. 그래서 크리에이터 매니저를 만날 일이 생기면 요즘 어떤 크리에이터가 주목할만한지 꾸준히 물어보고 다녔다. 퇴근하고 추천받은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도 보고 채널 데이터도 보며 몇 개월을 스터디했다.


크리에이터의 상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서 가장 최고의 마케터는 크리에이터 본인이다. 크리에이터가 나보다 채널에서 어떻게 해야 잘 먹힐지 알고 있으며, 그가 한 번 움직여주면 상품은 우수수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처음 입사를 했을 때는 1회 홍보를 진행해주세요 라고 요청하면 크리에이터가 알아서 홍보를 하는 구조였는데 나는 조금 더 그들을 똑똑하게 써보고자 박차를 가해서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 크리에이터도 즐겁고, 파는 사람도 즐겁고, 사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크리에이터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콘텐츠를 보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험과 물건을 구매하는 경험은 너무나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콘텐츠를 통해 물건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콘텐츠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은 구독자 외에 참고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 업무를 하는데 있어 구독자 수를 기반으로 수량 예측 후 상품을 제작하는 방식은 가설 검증의 과정에서 늘 오류가 생겼다. 오류는 곧 재고가 되었고, 그 크리에이터와 그다음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도 있었다. 이런 까닭에 MD들은 상품을 제작할 때 제작 가능한 최소 수량을 가장 먼저 알아봤다. 모두가 입 모아 판매처가 문제라고 이야기했지만 판매처만큼이나 판매방식에 변화를 줄 방법을 찾았다.



크리에이터가 매력을 발산하기 좋은 상황 만들기

갓 데뷔한 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스토리다. 슈퍼스타 K, 프로듀스 101 등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그 스토리텔링을 갖출 수 있는 최고의 무대였다. 그렇게 데뷔한 신인들은 각자 다채로운 데뷔 스토리를 가지고 연예계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나는 이 부분이 상품을 론칭하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뷰티, 패션 쪽에서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테스트해보고 만드는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 외 다른 제품군은 크리에이터를 모델로 소비하거나 리뷰어로 소비하는 정도의 예시만 보였다. 나는 그런 스토리를 적용해보기로 했다. 스토리가 있으면 크리에이터의 홍보가 덜 광고 같으면서도 더 효과적으로 구매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한 번은 고양이를 키우는 크리에이터의 상품을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구독자를 비롯한 여러 지표들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나왔다. MD는 정말 똑똑하게 팬덤의 취향을 저격하는 기획을 만들었고, 나는 그 MD를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다. 반면 크리에이터는 상품을 처음 판매해보는터라 구독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쓰는 것처럼 보일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염려를 했다. 그 크리에이터의 특징은 고양이들에게는 츤데레스러우면서도 전반적인 편집 스타일이 무덤덤함이었기에 상품 판매를 통해 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했다.


마케팅을 진행할 때쯤엔 상품이 모두 제작된 상태였기 때문에 사은품을 통해 상품과 팬덤 사이에 다리를 놓기로 했다. 크리에이터가 고양이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하면 그것을 토대로 상품 기획에 반영하겠다는 공약을 걸게 했다. 그 투표를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상품이라는 인지를 심어줬고, 나는 그 반응을 통해 예상 구매자수를 다시금 시뮬레이션하며 준비한 수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에 곧바로 론칭 전 2차 판매를 먼저 준비했다. 크리에이터는 팬들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들어 반영하는 과정을 통해 상품 판매에 대한 염려를 조금 내려놨다.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는 예측했던 수량 정도가 판매되었고, 판매도 크리에이터 반응도 성공적으로 끝난 케이스였다.


또 한 번은 출시까지 상품에 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팬덤에서 확인해본 적이 있었다. 트위치에서 꽤 큰 팬덤을 가지고 있는 크리에이터의 상품을 판매한 적이 있다. 이미 한 번 상품을 판매해본 크리에이터였는데 첫 번째 판매가 정말 성공적으로 끝났던 터라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전에는 제작 과정에서 MD가 정말 어렵게 크리에이터와 조율을 했었는데 그 부분을 캐릭터로 삼아 굿즈를 잘 아는 MD와 잘 모르는 크리에이터 간의 대치상황을 콘셉트로 잡고 둘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을 팬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을 했었다. 판매가 잘 되었기 때문에 MD가 1:크리에이터가 0인 것처럼 스코어를 드러냈다.


이번에는 크리에이터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콘셉트로 판매를 진행했다. 크리에이터는 이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어 라이브, 콘텐츠 등 여러 방식으로 노출했고 이 과정을 본 팬들은 첫 번째 판매 때와 같이 열광했다. 결론적으로 굿즈를 잘 모르는 크리에이터에게 팬덤과 MD가 타이르듯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만들어 출시 전까지 상품에 대한 애착을 높였고 이번에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일부 품목이 완판 되었다.  굿즈에 대한 전문가가 누구인지 가리는 콘셉트는 다음 굿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구매자에게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기


업무를 하다 보면 5대, 10대, 15대라는 말을 쓸 때도 있다. 팬덤이 정말 어리게 형성되었을 때의 상품 판매를 고민해야 했었는데 대체로 구매 데이터를 뽑아보면 4555의 구매자가 가장 많았다. 본인의 용돈으로는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들이었던 것이다. 구독자 주요 타깃은 저연령이지만, 구매 주요 타깃이 고연령이라면 꼼꼼하게 따져보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만 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으니 말이다. 그래서 팬덤이 어릴 경우 주로 라이센싱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다양한 할인마트와 문구점 등)이 될 수 있도록 하거나 부모님이 믿고 사줄 수 있는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사업화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특히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구매자 입장에서 괜찮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판단을 돕는다. 이때 브랜드에서 룩북 촬영이나 대규모 오프라인 유통을 한다면 구매자에게는 더 값진 선택이었다는 경험을 할 수 있기에 크리에이터의 다음 상품 구매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브랜드와 협업을 할 때 크리에이터의 인지도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가이드를 만들어 놓았다.


팬덤이 크진 않지만 멤버십으로 똘똘 뭉쳐있는 크리에이터 상품도 판매해봤다. 멤버십 팬덤을 따로 관리하며 애지중지 커뮤니케이션하는 크리에이터였는데 아쉽게도 판매량을 예측했을 때 최소 수량 소진도 어려울 것 같은 상황이었다. 이미 상품은 나와있었고 크리에이터는 뭐든 홍보하겠다는 열정을 보였다. 빠르게 모든 상품을 담아 가장 높은 가격대의 한정수량 패키지를 만들었다. 들어갈 것은 크리에이터의 상품과 그 크리에이터의 사인이었다. 나는 직접 패키지를 구성하는 모습을 홍보해달라 요청했고, 라이브를 통해 100여 장의 사인을 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이를 통해 한정 수량에 대해 모두가 인지한 상태에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한정수량을 완판 시켜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팬덤 내부에 돌게 되었고 그로 인해 예상 매출보다 조금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팬들에게는 하나의 이벤트로, 온라인 팬사인회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 기획이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강아지를 키우는 크리에이터의 상품을 판매했을 때는 여러 제약조건이 많았다. 얼굴이 노출된 적도 없고, 시차가 12시간이나 났기 때문에 크리에이터의 낮과 우리의 밤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었다. 그마저도 콘텐츠를 주에 1번 올리는 크리에이터였기 때문에 빌드업을 하려면 준비 시간이 꽤 필요했는데 하필 판매하기로 한 주에 내 상품 외에도 도서 홍보를 해야 했었다. 대놓고 광고를 하는 것은 극구 어렵다는 의견을 듣게 되어 많은 고민을 했다. 강아지를 키우시는 크리에이터분의 목소리가 좋아 강아지만큼이나 마이너 하게 팬을 자처하는 타깃을 확인했다. 보통은 강아지 영상이 중심이기 때문에 목소리가 등장하는 일이 정말 적지만 만약 라이브를 진행하게 된다면 그 목소리를 내내 들을 수 있으니 집객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정보가 흐를 수 있도록 온라인 팬미팅을 기획했다. (라이브를 진행해보지 않았던 크리에이터였던 지라 콘셉트가 온라인 팬미팅이지, 실제로는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한 라이브였다.) 판매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오픈 직후 완판이 조금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판매 시간으로부터 5시간 뒤 라이브를 통해 완판을 시킬 목적으로 시간을 잡았다. 정말 다행히 라이브를 진행하며 준비한 상품이 완판 되었고, 라이브를 통해 팬들은 크리에이터에게도, 상품에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물론 매번 성공할 수는 없었다. 한 번은 세 명의 뮤직 크리에이터가 콘서트를 열었고, 정말 아이돌 굿즈를 판매하듯 콘서트장에서 오프라인 매대를 설치하고 판매를 한 적이 있었다. 온라인에서 선판매를 진행했었는데 이때의 판매가 부진했기에 굿즈의 기획의 방향성에 대한 내부 의견이 분분했다. 크리에이터들은 내가 요청한 대로 온라인에서 정말 열심히 홍보해주었는데 판매 추이가 좋지 않으니 나조차도 위축되는 상황이었다. 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고 한들 얼마나 반응이 있겠냐는 반응에 나는 오프라인 수량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챙겨서 서울과 부산에서 판매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콘서트 시작 전에 모두 완판 되었다. 이 수량은 온라인에서 판매했던 수량의 2배 정도였다.


직접 구매자와 대면하며 상품을 판매하고 나니 구매 특징이 보였다. 뮤직 크리에이터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기에 그 노래 부르는 모습을 응원할 수 있는 응원도구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매해갔다. 온라인에서는 주로 소장가치 있는 상품들이 많이 판매되었었는데, 그들은 그날 크리에이터를 만나는 데에 굿즈라는 준비물을 챙겨 간 것이었다. 그나마 쉽게 크리에이터를 만날 수 있는 서울에서의 판매량보다 부산에서의 판매량이 훨씬 높았는데 그날의 관객수는 서울보다 훨씬 적었다. 이는 지방에서의 희소성을 간과했던 것이었다. 콘서트 시작 전에 남는 응원봉이 없는지 찾는 팬들을 보며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아니 이걸 '누가' 사요?

비합리적인 소비를 정말 싫어하는 나도, 딱 하나 큰 고민 없이 사는 것이 있다. 바로 '하찮고 자그마한 캐릭터의 상품들'이다. 합정의 리코더 팩토리나 삼성 코엑스, 양재 AT타워 등에서 열리는 일러스트 페어 등은 매번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물론 가격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상품을 구매할 때와는 다르게 고민 없이 쉽게 구매를 하곤 한다. 내가 판매할 상품들은 이와 비슷한 구매 패턴을 보인다. '대체 이런 걸 누가 사?'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나의 소비를 돌아본다. '아 이런 걸 사는 사람이 있지, 그들은 대체 뭘 좋아할까? 여기서 어떤 포인트가 좋은 걸까? 어떻게 하면 구매 경험이 더 즐거워질까?'를 더 고민하려 노력한다.


때때로 유통이나 커머스에 대한 글을 읽을 때마다 익숙지 않은 내용이 8할이라 머릿속이 복잡해져 두 문단 이상을 읽어 내려가기 정말 어렵다. 어떤 때는 제목과 섬네일만 봐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처럼 뜨끔한 적도 있었다. 입사한 지 8개월, 나는 열심히 성과를 내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성과와 내가 지금 내고 있는 성과가 일치하고 있는지도 미지수. 더 잘 해내야 하는데 아직 나는 이 바닥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여기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정말 많겠지만 나는 그저 더 재밌게, 잘 팔리는 마케팅을 하여 우리가 예측한 판매 가능 수량을 10% 이상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만약 잘 안되더라도 겁먹지 않고 꾸준히 내 업무에 적용해보는 것이 내가 이 부담감들을 이겨내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내일 출근을 준비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악성재고는 행복이 될 수 없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