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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디 Nov 16. 2023

부모님, 투자자, 남편 돈 말고 내 돈이 벌고 싶어.

[에피소드#4]

"예은아 나 나가야 할 것 같아."


"어딜?"


"그냥. 한국을 떠나야 할 것 같아."


 |

"여기로 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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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기가 힘들어

연고지가 없던 지방에서 수개월도 있어봤다.


하지만 그때 잠깐 일뿐, 소송 중이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변호사님에게 오는 메일,

정리해야 하는 파일,

잊을만하면 오는 업무 연락들,


메일을 클릭해 내용을 확인하기까지 어찌나 가슴 떨리고 조아리는지

심장 소리를 밖으로 들을 수 있는 지경이었다.




"야, 류희은 너 당장 집으로 와"


잔뜩 화가 난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왜?"


"당장 와 - (뚝) "


'하...'


아빤 늘 이런 식이었다.



"너 이게 뭐야 지금? 엄마 카드 내역서?"


"운전면허 학원 끊는다고 했잖아."


"너 그래도 그런 거금을 말도 없이 끊어?"


"50만 원밖에 안 하잖아. 그리고 내가 당분간 과외 못하니까 엄마 카드 좀 대신 쓴다고 했잖아.

내가 무슨 유흥을 하기를 했어. 사치를 부리기를 했어? 회사 정리하고 소송하는 거 나도 힘들다고.

그러니까 다른 거 집중해 보겠다고 운전면허라도 따보겠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이야? 이 정도도 못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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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소송한다고 지금 유세야? 그건 그거고 이건 다른 문제야. 누가 얘기를 하지도 않고 그렇게 카드를 막 긁으래?"


"여보 그만해. 그럴 수 있는 상황이잖아. 그냥 넘어가자"


엄마는 늘 그랬듯 팽팽해진 나와 아빠의 신경전을 조금이라도 완화시켜보려 했다.


|


여기까지만 했어야 했다.

여기서 모범답안을 얘기하면 그래도 끝낼 수 있었다.


네, 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작은 돈도 함부로 대하는 게 아닌데, 엄마 돈은 당연히 엄마한테 먼저 물어보고 사용하는 게 맞는데, 저도 너무 힘이 들었나 봅니다.

급한 마음에 얘기도 없이 카드를 먼저 사용해서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안 그러겠습니다.


이미 정답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꼭지가 돌아버렸다.


정신을 차렸을 땐 감정이 이성을 이미 앞질러 버린 뒤였다.


|


"솔직히 말해? 국제대 애들은 다 엄마 카드다, 아빠 카드다 안 쓰는 애들이 없어.

나처럼 누가 과외 3개 5개씩 하면서 학교 다니는 줄 알아?

내가 무슨 아이비리그 대학원 학비를 내달래? 어차피 내가 아이비리그 붙어도 돈 없다고 알아서 벌어가라고 할 거잖아.

왜 이렇게까지 궁상맞아야 해? 우리 집 그렇게 못 사는 것도 아니잖아.

근데 내가 운전면허 딴다고 그 정도 카드 긁은 게 그렇게 잘못이야?

급해서 긁었어. 나중에 말하려고 했고.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그 뒤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인이 된 이후로 아빠에게 가장 많이 맞았던 날이었다는 것만 빼고.



 

돈이 필요했다.


서울에도 있기 싫고

집구석에는 더더욱 있기 싫은데


외국에 나가려면 당장 돈이 필요했다.


더럽고 치사했다.


사업도 잘해 보고 싶었고,

소송도 잘 이겨내 보고 싶어서 그랬던 것뿐인데.


다 짜증 났다.


투자자도, 부모님 돈 그래 안 받고 말아.

내 돈, 내가 벌어 마음대로 하고 살 거야.






"앱 UXUI 디자인해 드립니다."


그렇게 정말 내 돈 버는 나만의 비즈니스가 새로 시작되었다.












ABOUT 류디


99% 온라인으로만 근무하는

UXUI 디자인, 개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s://www.oneleven.design/


https://blog.naver.com/onelevendesign/223117607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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