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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디 Apr 17. 2019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는 이유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다(1)

이지경까지 된 이유

‘미라클 모닝’이나 ‘5AM 클럽’등과 같은 아침기상에 대한 책들은 항상 이슈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삶이 달라진다는 말은 이상하게 우리를 매혹시키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길 바랐지만 이렇게까지 일찍 일어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의도적으로 그런 자기계발 서적을 읽으며 미라클모닝에 대한 꿈을 품었던 것도 아니다. 나에게 아침은 기적이 아니라 탈출구의 의미가 크다. 일을 시작하면서 눈을뜨고 감을때까지 항상 이메일알람과 전화벨소리에 시달려야 했던 지난날들. 진동과 벨소리는 내게 전기충격과도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하는 일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대신 표현 해 주는 일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업무시간은 그들의 서비스와 그들의 생각을 고민한다. 그게 절대 싫다는 뜻은 아니다. 가치있고 보람찬 일이다. 다만 그것만 있다면 나의 하루는 공허해진다. 그래서 아침시간은 내가 유일하게 온전히 내 자신의 생각과 방향에 대해서 철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나는 일어나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고, 내가 만들고 싶은 회사를 그려나가며,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공부하고 싶었던 외국어 책을 펼친다. 나에게 이 시간이 없다면 하루를 지탱 해 주는 힘이 무너진다. 언젠가 읽었던 책의 문구를 빌려 표현하자면 나에게 이 시간은 치열한 전쟁터에 나가기 전 잠깐의 휴식시간과도 같다. 그래서 일어난다.  


새벽 하늘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하루의 순간이다.


아침에 일어나 하는일

나의 하루 일과 구성은 이렇다.  


3:30 기상  

3:30~ 6:30 책읽기, 글쓰기, 외국어공부, 자기점검

6:30~7:30 준비 시간  

8:00~9:00 회사 관련 중요 업무 처리  

9:00~ 18:00 회사 업무  

18:00 ~20:30 개인 약속, 운동  

21:30 ~10:30 취침  


공부를 열심히 했던 중학교때부터 스케줄표를 만들어서 계획을 세웠다. 스케줄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특정 시간에 정해진 일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가기 전 아침시간은 문제집 풀기, 통학시간에는 암기과목 외우기, 쉬는시간에는 수학문제만 풀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나는 무조건 해당 년도에 분기별로 정해진 상황에 맞게 스케줄을 짜고 그 시간에는 그 일만 하는 습관이 남아있다. 이렇게 기준을 세우는 것이 가장 좋은 이유는 그때그때마다 해야 할 일을 계획 세우느라 시간을 많이 쏟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냥 애초에 ‘지하철 탈 때 책읽기’ 라는 식으로 정해 놓으면 책을 언제 읽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하면 계획을 지킬 확률도 높아지는데, 그 시간에 특정 행동을 하는게 가장 효율적이고 편하기 때문이다.  


15년, 17년 그리고 19년도의 다이어리


가장 낮은 통나무의 법칙을 아시나요?

어린시절 꿈꿨던 외교관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고민하며 얻은 값진 레슨이 있다. 바로 인생의 통나무의 법칙을 배웠다는 점이다. 김효은 외교관이 쓴 ‘외교관은 국가대표 멀티플레이어’ 라는 책에 소개된 통나무의 법칙은 이런 얘기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gungzzang77/220253720561


통나무 조각으로 만든 물통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이 통나무 물통은 여러 조각의 나무 조각을 묶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어느 한 조각이 깨지거나 높이가 낮으면 그 낮은 높이만큼의 물만 담기게 된다.  


외교관의 입장에서 이 법칙을 바라보면 어느 하나를 잘해야 하는게 아니라 체력관리, 외국어, 논리적말하기 등등을 고루고루 모두 평균 이상으로 잘해야한다는게 핵심내용일 것 같다. 비즈니스적으로 해석하자면 고객은 여러 서비스 들 중에서 가장 나빴던 서비스를 유난히 기억하고 중요한 평가로 삼는다고 적용할 수 있다. 꼭 외교관이나 비즈니스 관점이 아니더라도 이 법칙은 개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높은 하나의 통나무를 만들어 성공할 수 있지만 낮은 통나무 하나라도 있으면 오히려 무너지는 건 한순간일 수 있다. 내 그릇을 키운다는건, 가장 잘 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스스로 가장 더디고, 어렵고, 낮은 통나무를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지 않을까.  


우리는 살면서 한 사람이 많은 역할모델을 갖게된다. 회사의 구성원이면서 엄마이자 딸이기도 하고, 대표이지만 학생이면서 여자친구일 수도 있다.  

내가 봤을 때 훌륭한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한 역할모델에서 뛰어난 사람들은 많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훌륭한 교수님이면서 훌륭한 아버지이고 훌륭한 아들, 훌륭한 친구인 사람은 찾기 힘들다. 물론 하나의 역할모델로 성공하는 것도 대단한 성공이지만, 나는 이왕이면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  


아침에 원하는 시간에 일어난다는 것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일어나고 싶은 특정한 시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시간에 일어나는 건 쉽지 않다. 나의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고통보다 일어나지 않아서 내 시간을 갖지 못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고통이 더 큰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냥 꾸역꾸역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에 나 역시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자기 전 저녁을 먹는 시간, 샤워하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포기해야했던 친구와의 약속, 끝내지 못했던 일 등등 오로지 그 시간에 일어나기 위해 모든 일정을, 먹고 움직이는 것 하나하나를 예민하게 신경썼다.  


휴지 하나 때문에 좋은 후기를 놓친다

작년부터 에어비앤비를 하며 숙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배운 점이 한가지가 있다. 바로 고객이 좋은 후기를 남기게 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라도 흐트러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고객이 좋은 후기를 남기지 않는 것은, 극단적으로 바라보면 정말 안좋은 서비스 경험 때문 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생각보다 작은 한가지에서 비롯된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깔끔하게 정돈 되었는데 만약 바닥에 휴지 하나가 놓여져 있다면? 말도 안되는 일이다. 나에겐 작은 실수 일 수 있지만 고객은 그 휴지 한조각 때문에 좋은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 통나무 법칙과 똑같이 우리는 무언가 한가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여러가지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아침에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는 목표를 갖는 것은 내가 원하는 작은 성취를 이루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 민첩하게 지켜야지만 단 한가지를 이뤄낼 수 있는지.. 정말 너무 힘든 일이다.  


이 하나의 습관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체크했는지 모른다. 자기전에 먹은 음식, 먹었던 비타민, 자기 몇시간 전에 운동을 했는지 등등.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자신의 바이오리듬과 상황에 집중해 꾸준히 이런 것들을 기록 하며 피드백 하는 것이다. 분명히 절대 한 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에 피로감이 너무 심해서 읽었던 책 중에 ‘스탠퍼드식의 최고의 피로회복법’에도 좋은 꿀팁이 몇 가지 있어서 적용하니 확실히 아침 컨디션이 더 좋아졌다. 그 중에서 운동한 후 냉온 샤워와 목욕하는 방법을 적용한게 가장 크게 도움이 됐다.

스탠퍼드식 피로회복법 책과 필립스 조명알람


필립스 조명알람으로 바꾼 것도 나의 아침 컨디션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소리에 굉장히 민감해졌기 때문에 소리 대신에 자연스럽게 햇빛이 비추는 것처럼 방 안이 밝아지게 하면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알람인데, 덕분에 예민한 소리보다 조금 더 평안한 조명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것도 어디까지나 나에게 맞는 나만의 방법이다. 정말 오랜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꾸준히 자신의 컨디션을 적어가며 계속 해서 조율 해 나가는 방법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왜이렇게 여유가 없어? 왜이렇게 모든 것에 완벽하길 바라? 좀 내려놓고 하나에 올인해. 등의 말을 수도없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사업을 하면서도 어쩌면 그 외에 많은 것들을 아직 놓지 못하는 것, 실력이 정말 쥐똥만큼 늘지만 그래도 중국어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할 수 밖에 없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지키기 위해 3시 30분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 물론 하나에 올인 해 원샷원킬을 하는 것도 너무나 훌륭하고 대단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더라도 나의 가장 낮은 통나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방향으로 살고 싶다. 내가 채울 수 있는 물의 높이가 조금씩 높아지는 것을 서서히 느끼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하루를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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