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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디 May 18. 2019

내 인생 목표는 ‘재밌게 사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다(2)

Life is Good
내 인생 목표는 딱 이 그림처럼 사는 것이다.

미국의 Life is Good 회사의 한 그림


열 살 때 즈음 미국에서였다. 캘리포니아 어딘가 관광을 하다 어떤 가게에서 우리 가족은 이 그림을 발견했다.


“희은아, 이 그림이 어떻게 그려진 줄 아니?”
“아니?”
“이걸 그리는 사람이 노는 걸 너무 좋아했대, 그래서 맨날 하는 일이 노는 거였는데 친구들하고 가족들이 너는 일도 안 하고 맨날 뭐하냐고 그러니까 이 사람이 그냥 자기가 노는 걸 그려서 팔았더래. 근데 그게 대박이 난 거야.”


한창 노는(?) 나이일 그때는 잘 몰랐을 수 있지만 나도 모르게 이 그림의 잔상이 항상 가슴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나는 ‘열심히’ 하는 건 잘했다. 남들보다 더 ‘노력’ 하는 것도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독하게, 열심히, 꾸준히, 될 때까지..


그렇게 학창 시절엔 전교 1등도 해봤다. 근데 아버지는 공부만 잘하면 남 밑에서 일한다고 하셨다. 처음 전교 2등을 했을 때 가정통신문엔 이렇게 써주셨다.

 

“희은이가 전교 2등을 해서 너무나 기쁩니다. 1등을 쫓아 사는 아이가 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나는 그 아이가 되어 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연스럽게 매일 발전하고 성장한다. 때로는 그 성장이 달콤한 보상이거나, 혹은 견디기 힘든 성장통이더라도 흔들리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그 모든 일을 껴안고 갈 수 있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내가 이 모든 걸 진정으로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호모사피엔스보다 호모루덴스 

이 모든 걸 요약해서 말한다면, 나는 ‘놀이하는 인간’이다. 생각하고 발전하는 인간형인 사피엔스도 물론 중요하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삶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주의이다. 일 속에서도, 여가 속에서도, 신앙 속에서도 나는 늘 즐거움을 찾는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신이 나에게 삶을 선물해 준 것이라면, 그 신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선물로 준 그 삶을 가장 즐겁게 살아내는 것이라고 해야 하나.

즐겁게 산다는 건 ‘목적이 목적 그 자체가 되는 삶’이다. 노래가 좋아서 가수가 되었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어서 안무가가 되었다는 사람들. 이상적이어서 이루기 힘든 일이라고 대부분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벌어 성공한 사람들이 꼭 이런 얘기를 많이 해서 애초에 포기해 버리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꼭 그럴 필요 있나? 내 삶에서 일부분이라도 이런 부분이 있다면 성공한 거다. 중요한 건 세상이, 그리고 거대한 자본이 만들어 놓은 정교한 자본주의 사회의 틀 안에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말고 내 가슴속에서 즐겁다고 느끼는 그 무언가를 잃지 말고 살아가자는 거다. 


현재 내 삶이 만족스럽나요?
즐겁게 살면 지금 내 삶이 만족스러울까? 난 아니다. 일 년 중 만족스러웠던 날은 극히 일부다. 오히려 난 현재는 당연히 만족스럽지 못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면 오히려 불안하다. 왜일까?
현재는 과거의 나로 비추어 보았을 때 만족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스물네 살에 창업 한 나는 스무 살의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진로를 고민하던 과거의 내가 만족감을 느낄 만한 일이다. 천만 원을 벌어도 이미 그때의 나는 더 큰 계획과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 크게 만족감을 느끼기 쉽지 않다.

즐겁게 살면 매일 웃고 행복할까? 그것도 아니다. 신나는 일과 가슴 설레는 상황도 정말 잠깐이다. 대부분의 상황은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고민하는 지루할 만한 일들의 연속이다. 왜 이렇게 힘 빠지는 얘기를 하냐고? 환상을 깨고 싶었다. 연인을 사랑한다는 것도, 그 사람과의 설레는 순간이 아니라 밑바닥까지 포용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한다면 즐겁고 사랑하는 일을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허공의 무언가를 잡는 것처럼 때로는 공허하고, 그래서 만족스럽지 못하고, 힘들고 버텨야 하는 시간들이 더 많다. 그래도 내가 하는 일이 즐겁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설령 내가 지금 망해 모든 돈을 다 잃어도, 혹은 나중에 더 큰 사업체를 운영했다가 파산해 길거리에서 호떡장사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나는 그마저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에서 나오는 감정에 가깝다.


일상이 환상처럼 
그렇게 살다 보니 '빠르게'가 아니라 '바르게' 살아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 자기 점검을 할 때 과거의 일기를 반복해서 읽고, 내가 꿈꾸는 미래를 자유롭게 그려나간다. 이렇게 자기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나는 과거의 일을 추억에 잠겨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현재의 내가 느끼는 부분을 다시 또 적으며 피드백을 하는데,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발견한 한 가지가 있다. 불과 6개월 전에 힘들어 간절하게 바랬던 일들이 현재에는 대부분 다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모든 디자인을 다 혼자 했을 때에 도와줄 사람이 정말 딱 1명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정말 많은 능력자분들이 있어 든든하다. 클라이언트 일 말고 강의를 할 수 있을까 막연했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여러 곳에서 요청이 들어와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가장 힘든 날도 꿋꿋하게 버티며 내일 다시 그 지긋지긋한 일을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원동력 덕분에 지금, 내가 꿈꾸고 바라는 일들이 미래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마법과도 같은 믿음이 오늘의 나의 일상을 가장 환상적으로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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