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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Apr 19. 2021

심리적 안전감

청년. "실수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자신이 실수나 실패를 해도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한 개념으로, 이 프로젝트에 의하면 고성과팀에는 있고 저성과팀에는 없는 것이 바로 이 '심리적 안전감'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애드먼슨 교수가 팀 워크의 핵심 개념으로 소개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최근 기업이나 조직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슈이지요. 두어 달 전인가, 동아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이 '심리적 안전감'에 대한 이슈를 접한 후, 저는 이 개념이 조직이 아니라 가정이나 우리의 삶에서 먼저 실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코칭을 진행한 후, 고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런 얘길 어디서 할 데가 없었어요."입니다.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안전하게 털어놓을 곳이 없었다는 것이죠. 이걸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욕하지는 않을까, 나를 어리석고 못난 사람으로 생각하지는 않을까 등의 염려가 있었다는 겁니다.


청년들을 자주 만나는 저는 그들에게 비슷한 류의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제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질까요?

부모님께 이 이야기를 하면 실망하실 거예요.

친구들이 안다면 저를 비난할지도 몰라요.

제가 정말 괜찮을까요?


취약성을 숨기고 싶은 청년들의 마음에는 '실패하면 안 돼', '실수하지 마', '틀리면 안 돼' 하는 마음의 소리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그런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어릴 때부터 점수로 줄 세우기를 당했던 그들의 인생에서 틀렸다는 것은 꼴찌의 자리로 밀려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을 테니까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도 비슷한 세대를 살았거든요. 1등을 했던 어느 날 엄마는 이건 왜 틀렸냐는 한 마디를 날카롭게 꽂기도 했습니다. 1등을 하지 못한 숱한 날들은 제게 실패자의 인생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누군가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어준다면, 내게 안전한 공간인 누군가가 있다면 어떨 것 같은가요? 친구일 수도 있고, 배우자일 수도 있고, 자녀일 수도 있고, 제자일 수도 있고요. 직장 동료일 수도 있고, 부모일 수도 있겠지요. 


어느 날부터인가. 저는 '내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단 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저기 다녀왔지만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차마 꺼내지 못했던 문제들을 꺼내놓을 수 있는 단 한 사람. 이것은 직업적 소명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단 한 사람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실수했던 이야기, 실패했던 이야기, 틀렸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 속에서 그럴 만했다는, 그럴 수 있었겠다는 받아들임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의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도 가감 없이 뱉어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바로 나이기를 소망합니다. 아이들의 틀린 것에 예민하기보다는, 실수한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실패한 것에 실망하기보다는 시도하고 경험한 것에 박수를 보내는 엄마이기를 소망합니다.  


큰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었던 때, 처음으로 치렀던 중간고사에서 상상도 못 했던 수학 점수를 받아왔습니다.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그 점수를 받은 너의 느낌은 어때?"


아이는 자신의 점수가 너무 실망스럽다고도 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낮은 점수에 놀라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들었어?"


아이는 자기가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 유형이 시험에 출제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지금 드는 너의 느낌과 생각에서 너는 무엇을 배울 수 있어?"


아이는 다음 시험에선 좀 더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야겠다고 했습니다. 교과서만 공부하는 것은 중학교 수학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다음 시험 때는 좀 더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그걸 배웠네~!

그걸로 이번 시험은 충분한 것 같은데?!" 


저는 지금까지 제가 아이와 한 대화 중에 이 대화를 손에 꼽히는 대화로 꼽습니다. 아이는 이 대화를 통해 엄마는 자신의 결과만 가지고 실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는구나를 느꼈고, 그 이후로도 실패의 경험을, 실수의 경험을 나눠줍니다. 어떤 경험이든 엄마에게 가져오면 실패가 아니라, 실수가 아니라 무언가를 배운 경험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제가 만나는 청년들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과정 속에서 얻은 것은 무엇이었나요?

실패의 경험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배웠나요?

지금의 경험은 다음번에 어떻게 활용될까요?

이번 경험 속에서 발견된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실패한 당신에게 어떤 격려를 해주고 싶나요? 


각자 있는 자리에서.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어주면 어떨까요?

서로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청년 #심리적안전감 #함께하기 #괜찮아 #그래도돼 #성공과실패는같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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