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더니 좋더라

분짜와 콩카페, 이런 맛이!

by 은마마

매운맛에 적응하랴, 아이들 새로운 학교에 등교시키랴, 짐정리 하랴, 정신없이 바빴던 며칠이 지난 후,

드디어, 어렵게, 남편과 얼굴을 마주하며 점심을 먹을 여유가 생겼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15불씩 주고 먹던 쌀국수와 월남쌈, 반미 샌드위치가 베트남 음식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았던 나에게 남편이 처음으로 먹여준 현지 음식은.. 분짜였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을 수가.. 깜짝 놀랄 맛이었다.

고소하고도 감칠맛이 일품인 국물에 불향 제대로 입혀진 바싹 구워진 고기.

야들야들 쌀국수 면과 각종 채소까지..

물에 빠진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특별하게 맛있게 느껴지는 분짜와의 첫 만남이었다.


비가 엄청나게 내리는 날, 사람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이 다니는 골목길을 지나, 남편이 데리고 간 현지 식당은 근처에서 가장 깨끗하고 비싼 곳이라고 했다.

분짜 1인분에 7만 동. 한국 돈으로 약 3천5백 원 정도.

분짜와 함께 시킨 음식은 분팃느엉.

당시에는 이름도 모르고 너무 맛있게 먹었던 그 비빔국수는 한동안 나의 최애 베트남 음식이 된다.

분짜와 분팃느엉으로 배를 채우고, 다음으로 데리고 가준 곳은 베트남의 국민카페 콩카페였다.

아메리카노와 라떼 외에 단 커피 종류는 절대 먹지 않는 나에게 남편은 무조건 먹어봐야 한다며 코코넛 커피를 시켜주었다.

웬걸, 이것도 너무 맛있네?

매운맛에 눈물짓던 이곳이 좋아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달달하고 고소한 커피로 입을 즐겁게 만들고 나니, 늘 웃고 있고 친절한 이곳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카페에서는 웬만하면 영어가 다 통했고, 젊은 계산원들은 늘 친절했다. 초고층 아파트 단지들 사이사이에 있는 구 건물들은 중국과는 다른 낭만이 있었고, 그런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는 즐거움이 있었다.

KakaoTalk_Photo_2025-12-29-14-03-21.jpeg 내 사랑 분팃느엉


KakaoTalk_Photo_2025-12-27-11-41-13 001.jpeg 콩카페에서 마신 생애 첫 코코넛 커피!

나름 해외생활 만렙이라, 미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혼자서 정착과 적응을 해나갔던 나는 매운맛 베트남 생활도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다.


그런데 아이들은.. 몹시 힘들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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