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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유조이 Sep 10. 2023

나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갑니다.

50대의 행복은 가족이 아니라 나를 먼저 챙기는 마음에 있습니다.

“ 위로의 말이 되더라. 내가 듣고픈 말을 남에게 건네면 ”


 하상욱 시인의 시입니다. 이 글은 50대 중반 명퇴를 몇 개월 앞두고 적기 시작한 글입니다. 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매일 출근하던 사람이 이제 그냥 주어지는 시간을,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다짐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한 글입니다.

   언제나 인생은 처음이지만 50대는 3,40대와는 확실히 다른 시간이 펼쳐집니다. 자녀는 성장했고 직장은 은퇴합니다. 6,70대의 정정한 노인들과도 어울릴 수 없는 나이입니다. 50대는 50대 만의 것입니다. 그러나, 50이 되었다고 갑자기 현명해지거나 삶이 수월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익숙한 상황에서 떠나야 하는 불안과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두려움이 문득 생기기도 합니다.

 게다가 엄마들이 살았던 50대와는 다른, 지금까지 없던 50대를 살아갑니다. 아무도 악인은 없었지만 우리는 희생을 운명처럼 강요당해 왔습니다. 머리에 물기를 털어내지도 못한 채 우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직장으로 향했고, 주말이면 세탁기를 돌리고 화장실 청소를 하며 남편에게 가사 분담을 요구하다 말다툼을 했습니다. 학교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죄책감은 고스란히 엄마의 몫으로  잠든 아이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근대적인 가족 구조 속에서 현대적인 여성의 역할을 짊어지고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입니다. 이전 세대 누구도 우리 같지 않았고 앞으로도 우리 같지 않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제 멈춰 서서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의 행복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날은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기에 지금 내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새롭게 펼쳐질 날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 불안이 함께 일렁이는 마음속에서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마주합니다.


  그 소망 끝에서 50대의 행복은 가족이 아니라 나를 먼저 챙기는 마음에 있다는 생각을 만납니다.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는 마음, 나를 먼저 챙기는 마음입니다. 나를 먼저 챙기는 마음은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라 자신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마음입니다. 스스로 행복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분명하고 구체적인 행동들 그리고 아껴줘야 할 내 몸 살피기에 관한 생각과 다짐들을 적어봅니다. 스스로 행복해야 함께 행복할 수 있다고 당신에게 말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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