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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 nina Oct 09. 2023

어깨에 힘을 빼고 코어에 힘을 줍니다.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때로는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고 재활의학과에서 오랫동안 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통증이 심해 아픈 오른쪽으로는 믹스 커피 한잔 들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꾸준한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세라밴드를 이용한 어깨근력강화 운동 등으로 2년 만에 치료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치료를 시작한 첫날입니다. 사방이 거울로 둘러 싸인 방 한가운데에서 처음 들은 말은 "똑바로 서세요"였습니다. " 저는 어깨가 아픈데요?"  " 자세를 보기 위해 그러니 최대한 똑바로 서보세요."  그 순간 저의 자세가 어떤지 처음 깨달았습니다. 배는 앞으로 내밀고 엉덩이는 골반뒤로 빼고 등은 구부정하고 어깨는 앞으로 말린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 똑바로 서려고 하자 온몸에 힘만 잔뜩 들어갔습니다.


  "코어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입니다. 코어근육이 약하면 자세가 비틀어지고 자세가 비틀어지면 모든 통증이 시작됩니다. 어깨통증은 어깨만 치료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 중요합니다."


  코어(core)는 중심,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코어근육은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근육을 일컫는 말입니다. 저는 어깨통증뿐만 아니라 족저근막염, 좌골신경통, 퇴행성 관절염등 다양한 병명으로 여러 한의원과 정형외과를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재활의학과 물리치료실에서 제가 자연스럽게 취했던 자세가 요통과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자세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코어에 힘이 없으니 배를 반듯하게 바로 세우지 못하고 앞으로 내밀어 골반에 걸치고 다녔습니다.   


  힘을 줘야 할 코어에 힘을 주지 못하니 엉뚱한 곳에 힘을 주게 되었습니다. 바로 어깨입니다. 승모근은 늘 딱딱하게 굳어있었고 이것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 마사지로 풀어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코어에 힘을 주는 법을 배우고 어깨에 힘을 빼자 V를 그리던 쇄골뼈가 ㅡ 모양으로 가지런하게 내려왔습니다. 구부정했던 등이 펴지면서 키도 1센티는 커졌습니다. ' 내가 쇄골미인이었구나'하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조심만 방심하면 바로 V자를 그리며 다시 올라갑니다.


  오랜 시간  습관으로 굳은 자세를 한번 배웠다고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끔은 자다가도 어깨에 힘을 주고 있는 나를 느낍니다.  그럴 때는 어깨를 털어 힘을 빼고 다시 잠듭니다.  일과 가정 사이를 바쁘게 오가며 긴장한 마음이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을 주는 버릇이 되었겠지요. 근 골격계 질환은 사망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립니다.


  내 몸을 위한 첫걸음으로 바른 자세를 갖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물리치료사선생님에게 배운 대로 코어근육에 주기적으로 힘을 주는 자세를 반복합니다.

' 단전에 힘을 주어 아랫배를 집어넣고 엉덩이를 조이며 말아 올리고 가슴횡격막을 내려놓고 쇄골뼈를 앞으로 내밉니다. 그리고 동시에  어깨에 힘을 뺍니다.' 단순하게는 배는 힘주어 뒤로 당기고 가슴은 앞으로 펴서 내민다고 생각합니다.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때로는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편한 자세가 통증을 불러오는 자세는 아닌지 살펴보며 살아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바른 자세를 갖고 싶은 마음, 아름답게 나이 들고자 하는 의지가 의식적으로 코어에 힘을 주고 어깨에 힘을 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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