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마지 리프팅받기

주어지는 대로 노화를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by now nina
뭐라고! 여인의 아름다움이란 별것이 아니오. 자칫하면 굳어버린 모습이 되기 쉽지. 찬양할 만한 미의 속성이란 오로지 삶을 즐기는 데서 솟아나는 것이오
-파우스트-



나이 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요?


흔히 나이가 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태어날 때 이미 불리한 조건을 지워져 놓고 단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지라는 것은 너무 하지 않나 생각한다. 매사 긍정적이고 잘 웃는 사람은 나이가 들면 인상이 좋아진다는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가사와 직장 일을 병행하면서 정신없이 살다 보면 내가 웃었는지 인상이 어땠는지 따질 겨를도 없이 하루가 지나가 버린다.


그런 하루들이 쌓여 30여 년이 휘리릭 가버리고 난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낯설다. 팔자주름은 턱까지 내려와 있고 눈 밑 주름은 두꺼비처럼 불룩하다. 얼굴 살은 다 아래로 쏠려서 이중 턱으로 자리 잡았다. 캐리커처로 노파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기법이 내 얼굴에 다 들어있다.

‘이런 얼굴로 애들 앞에 나설 수는 없어, 할머니 선생님이 되겠어.’


피부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해 드립니다.


사실 그동안 피부과를 다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마와 눈가 주름은 보톡스 한 방이면 간단히 해결되어 1년에 두어 번 도움을 받아왔다. 보톡스 효과는 즉각적이라 얼굴 위쪽 즉, 이마와 눈가 주름을 잡아주어 탱탱해 보이게 한다. 그런데 보톡스로 해결이 안 되는 얼굴 아래턱 라인과 심한 부조화를 이루어 보기에 불편하다. 결국 보톡스를 끊고 피부과를 멀리하고 나니 얼굴 아래 위쪽이 조화롭게 함께 처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올바른 목적과 방식으로만 한다면 리프팅 레이저도 다른 의학기술들처럼 삶의 질을 향상해준다고 믿는다. 더 이상 미용을 위한 투자가 연예인이나 겉멋에 찬 사람들이 하는 일이 아니다. 아직 사회에서 일해야 하는 50대 현역에게 자기 관리는 필수이기도 하다.


리프팅 레이저라고 검색하자 피부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해준다고 내세운 피부과의원들이 즐비하고 레이저 종류도 마음먹고 공부해야 할 정도로 많다. 레이저 종류를 크게 2가지로 나누면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하이푸)와 고주파(RF)로 나눌 수 있다. 초음파 리프팅은 피부 표피에 가까운 근막층에 에너지를 조사하는 것이고 고주파 리프팅은 피부 깊은 곳 진피층에 에너지를 전달하는데 두 가지 다 콜라겐 형성을 도와준다고 한다. 뭘 좀 알고 가야 상담받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마음 단단히 먹고 피부과로 나섰다.

피부과 시술을 선택하는데 비용만큼이나 고려해야 할 점은 의사의 전문성과 숙련도, 그리고 내가 감당해야 할 통증의 크기이다. 아름다운 실장님과 상담을 하여 내 피부 상태에 맞다고 결정한 것은 써마지 레이저. 써마지는 고주파 에너지가 피부 깊은 층까지 전달되면서 콜라겐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피부 탄력이나 주름에 굉장히 효과 좋다고 한다. 바로 얼굴선이 매끈해지면서 2개월 정도 지나면 새로운 콜라겐이 형성되어 6개월에 최고조에 이른다 하니 혹하지 않을 수 없다.


타고난 것을 극복하러는 노력이 칭송받아야 해


거금을 결재하고 마취크림을 바른다. 간호사에게 많이 아프냐고 물으니 아프다고 대답한다.

“No pain, No gain"을 마음으로 외치며 시술대에 누웠지만 떨리기는 매한가지이다. 마취크림은 얼굴에 발랐는데 정신까지 아득해지는 기분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배 위에 공손하게 모아둔 양손에 간호사가 작은 인형을 쥐어준다. 아플 때 만지면 위로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까지 할 일이었나 잠시 내 선택을 의심할 즈음 의사 선생님이 시작하겠다고 선언한다.


처음에는 살짝 따가운 기분,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고 느꼈는데 곧 손에 준 인형을 쥐어뜯게 된다. 살이 많은 볼 쪽은 통증이 없는데 살이 없는 턱 부위와 눈가, 이마 쪽으로 갈수록 뜨거움과 따가움은 심해져서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비싼 돈 주고 이런 고생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 의사 선생님은 나를 진정시키려고 본인은 마취크림도 바르지 않고 스스로 레이저를 한다고 믿기 어려운 소리를 한다. 누워서 바라본 의사 얼굴에 살이 많더라니. 뭐라고 대꾸할 힘도 없어서 그냥 듣고만 있다. 그래도 엄살 피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는 뜻은 읽어져 다리 꼬임과 인형 뜯음의 빈도를 조절해본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내 얼굴은 화상을 입은 듯 화끈거렸다.

진정팩을 얼굴에 얹고 누워있으니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성형이든 시술이든 자신을 아름답게 관리하는 연예인이 대단하다는 마음이 생긴다. 돈이 아무리 많다 해도 이 통증까지 돈이 대신해 주지는 못할 것 아닌가? 물론 수면 시술도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의 애로가 있을 것이다. 타고나기를 예쁘게 타고난 연예인은 늘 그 미모를 칭송받는데, 노력하여 얻은 사람은 전, 후 사진을 비교당하며 놀림받는다. 오히려 타고난 것을 극복하러는 노력이 더 칭송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주어진 대로 노화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늙는다. 그러나 노화의 속도와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늙음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젊음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과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의 차이가 클 때, 그 괴리를 메우기 위해 현대의학의 혜택을 받는 것은 좋은 선택지 중 하나이다.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고 갑자기 젊어지거나 미모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실히 얼굴선이 달라지고 탱탱해졌다.

주어진 대로 노화를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며 때로는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하다. 비록 비장한 마음으로 두려움과 통증을 견뎌야 했지만 내 몸의 주인으로서 적극적인 시도를 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내 얼굴을 부모님께 책임지라고 할 나이도 지났으니 이제 슬슬 내 얼굴에 책임질 자세를 갖춰야겠다. 그것이 레이저 시술이라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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