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joyfulmito

2019년 1월 서해 여행을 한 지 3년이 지났다. 꼭 글로 정리하고 싶었는데 그 사이 또 다른 여행을 하느라 또 다른 일상을 살아내느라 많은 날들이 흘렀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자유로운 여행이 주춤해진 시기에 즐거웠던 지난 여행은 두고두고 꺼내볼 좋은 추억이 되어 준다


10살, 12살이었던 귀여운 아이들은 13살, 15살 사춘기에 이르렀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여전히 귀엽다. 딸아이는 엄마보다 훌쩍 커버렸고, 아들도 엄마보다는 큰 발을 갖게 되었다.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되었고, 둘만 아는 신세대들의 문화를 더 많이 갖게 되었다. 이렇게 아이들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지만 그때 가졌던 꽤 많은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음이 다행스럽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두 아이는 여전히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주 낄낄대며 즐거워한다. 친구들과의 스케줄을 조정해 가면서 여전히 잦은 엄마의 여행 제안에 즐겁게 동참해준다. 작은 일이지만 집안일에 함께 동참해주고, 여전히 학원은 다니지 않지만 스스로의 공부를 책임 있게 해내려 노력한다.

엄마가 글을 쓰는 옆에서 그때 있었던 일을 앞다투어 꺼내며 종알거린다. 그때의 일을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이 기억하고 있음이 놀랍기도 하다. 한 번의 여행이 우리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그러한 여행과 일상이 켜켜이 쌓여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여행과 같은 모습으로 여전히 오늘의 일상을 살고 있다. 이 여행기는 지금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엄마는 여전히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열심히 여행을 다닌다. 그림 실력이 좀 더 늘었고 자유시간도 좀 더 늘었다. 딸램은 수준급의 베이킹과 그림 실력을 갖게 되었다. 아들은 야구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여전히 야구에 열광한다. 아빠는 여전히 우리의 이 모든 것을 기꺼이 지지한다.

점점 아이들은 바빠질 테니 다 같이 장시간 여행할 기회는 앞으로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시즌에도 조심스레 제주 한 달 살이를 하고 작은 도시나 시골로 여행 다니기를 멈추지 않았지만 여행에 조금씩 목말라 가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활발히 여행할 기회가 부족했던 덕에 처음으로 은행에는 충분한 여행 경비가 쌓여 있기도 하다. 다음엔 또 어떤 여행기를 펼칠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지금은 즐거운 여행기를 꼭 닮은 우리의 일상을 성실하게 즐겁게 살아내고 있다.

이전 18화42. 마지막 날 선물 같은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