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 맘에 드는 카페 찾기

by joyfulmito

요즘은 카페가 너무나 다양하고 많다. 카페를 고를 때 내가 첫 번째 보는 것은 뷰다. 어반 스케쳐로서 그림 그리고 싶은 뷰가 없는 카페엔 갈 이유가 별로 없다. 내가 카페에 가는 첫 번째 목적은 시원하고 (겨울이라면 따뜻하고) 안락한 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뷰가 좋은 카페를 찾아갔는데 뷰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실망스럽다.


큰 카페보다는 작은 카페를 선호한다. 특히 유명한 카페들은 사람이 많으니 일단 시끄럽다. 천고가 높은 곳은 시끄러운 정도가 지나치다. 사진 찍기엔 관심이 많지 않으니 인테리어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나 혼자 가는 게 아니라면 내 마음대로만 장소를 고를 수는 없다. 일단 남편은 크고 넓은 카페를 좋아한다. 좁은 곳은 답답하단다. 딸은 조용하고 안락한 의자를 좋아한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장소를 찾다 보면 누군가에게는 덜 만족스러운 곳이 될 수밖에 없다.


삼덕동에 일이 있어 갔다가 근처 카페에 들르기로 했다. 삼덕동에는 예쁜 카페도 식당도 많지만 주차를 하기가 쉽지 않다. 유료 주차장에 주차를 해도 되지만 날씨가 더우니 이왕이면 주차장이 있는 카페에 주차를 하고 바로 카페로 들어가고 싶다. 특히 더위에 취약한 딸과 동행한 날이다. 차를 천천히 몰아 주차 공간이 있는 카페를 찾았지만 문을 닫았다. 결국엔 주차장이 넓은 큰 카페로 갈 수밖에 없었다.


역시나 사람은 많고 시끄럽다. 조용한 3층에 자리를 잡으니 창이 작고 높아 그림 그리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실망스럽게 자리를 잡아두고 주문을 하기 위해 다시 1층에 내려왔는데, 입구 바로 옆 자리가 눈에 띈다. 의자도 편하지 않고 입구라 사람들이 들락날락하지만 그림 그릴 뷰가 마음에 들고 말았다.


딸에게 이곳에 자리를 잡아도 될지 물었다. 도저히 마음에 안 드는 눈치인데... 한참이나 자리를 쳐다보더니 가방을 갖고 내려오겠다고 한다. 어제도 마음에 드는 뷰에 자리를 잡지 못해 징징대던 엄마를 생각하고 딸이 양보를 해 준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책 한 권 들고 다녀야겠다. 혼자 다닐 때는 그림 그리기 좋은 자리를 우선으로 찾아 나서지만, 가족들과 같이 다닐 때는 나도 때론 양보를 해야 하니 말이다.


오늘은 딸의 양보 덕분에 마음에 드는 그림을 한 장 그릴 수 있었다. 다음엔 엄마가 양보할게.


@틸베이글, 삼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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