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투자 천재들의 선견

2. 우시다 곤자부로(牛田 權三郞))-일본

by 조병인

40년 투자경력의 전업투자자 정재호가 펴낸 『부자아빠가 읽어주는 삼원금천비록』(2015)과『주식시세의 비밀』(2017년)의 도입부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일본인들은 에도(江戸) 막부 시대에 우시다 곤자부로(牛田 權三郞)가 펴낸 『삼원금천비록(三猿金泉祕錄)』을 최고의 투자 고전으로 꼽는다.


에도 막부는 1603년부터 1868년까지 265년 동안 일본을 다스린 쇼군(將軍)의 정부를 말한다. 임진년(1592)과 정유년(1597)에 조선을 유린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가 죽은 뒤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에도(지금의 도쿄)에 세웠다.


삼원(三猿)은 ‘원숭이 세 마리’를 뜻한다. 나쁜 것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가린 원숭이, 나쁜 말을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은 원숭이, 나쁜 말을 하지 않으려고 입을 막고 있는 원숭이를 합친 말이다.


금천(金泉)은 ‘부의 원천인 황금이 솟는 샘’을 뜻하고, 비록(祕錄)은 비법을 적은 기록을 말한다. 따라서 『삼원금천비록』은 ‘원숭이의 지혜를 통해 재물을 모으는 비결이 담긴 책’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270년이나 지난 고서가 일본에서 최고의 투자 고전으로 꼽히는 이유는 시장과 시세(時勢)의 속성에 대해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삼원금천비록』의 서문에 우시다 곤자부로의 시세관이 잘 반영되어 있다.


태극(太極)이 운동하여 극(極)으로 움직여 양(陽)을 생성하고 움직이는 것이 지극하여 조용해진다. 조용해지면 음(陰)을 생성한다. 조용해지는 것이 지극하여 또 움직인다. 일동일정(一動一靜)이 있으니 그 뿌리가 되는 태극음양은 천지(天地)이다. 천지는 만물의 시작이다.


우시다는 동양의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쌀 한 톨에서도 천지의 이치를 찾았다. 동양의 세계관에서 양이 다하면 음으로 변하듯이 시장에도 같은 순환이 있다며 「양의 기운 속에서 음의 그림자를 찾고, 음의 기운 속에서 양의 기운을 찾으라.」고 하였다.


* 모든 것은 성(盛)하면 반드시 쇠(衰)하게 되어 있다.

* 만물은 극에 달하면 원래대로 되돌아간다.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근심이 된다.

우시다의 시세관은「시세가 급등해 모두 매수에 나서면 조용히 매도의 조짐을 찾고, 사람들이 모두 약세론자가 되어 소심해지면 강하게 도전하라.」는 조언으로 대체될 수 있다.

우시다는 늘 쌀의 시세가 등락하는 원리를 궁금해하였다. 그리하여 깔의 시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쌀을 언제 매수하고 언제 매도해야 좋을는지, 쌀을 어떻게 사서 어떻게 팔아야 좋을는지를 평생 궁리하여 쌀 거래를 시작한 지 60여 년 만에 마침내 시세의 원리를 터득하였다.

☘ 시세는 상승하면서 하락 기운을 키우고 하락하면서 상승 기운을 키운다.

☘ 약세에는 오를 수 있는 기운이 깃들어 있고 강세에는 내릴 수 있는 기운이 깃들어있다


우시다가 오랜 궁리 끝에 최종적으로 터득한 원리는 모두 강세로 돌아설 때 쌀 시세가 내릴 수 있는 기운이 깃들어 있고, 모두 약세로 돌아설 때 시세가 오를 수 있는 기운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우시다가 일본에서 위인 대접을 받는 것은 다른 나라는 본격적인 금융시장이 생기기도 전에 그는 이미 시장의 속성과 거래법을 깊이 이해했기 때문이다.

우시다는 스스로 명명한 ‘이치 밖의 이치’라는 개념을 착안해 시세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이치 밖의 이치’란 이치의 범위를 벗어나서 이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시장의 불합리성을 지적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인간의 이성 범위 밖에 존재하여 통제가 불가능한 감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시다가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감정에 기인하는 심리에 주목했음을 뜻한다.

종합하면, 우시다 곤자부로가 정립한 시세관의 핵심은 시세에도 음양(陰陽)이 있다는 것이다. 즉, 시세는 오름과 내림이 있다는 것으로, 시장에 큰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오늘날의 주식시장도 우시다가 살았을 때의 쌀 시장과 마찬가지로 주가의 상승과 하락이 존재한다.

시장이 강세일 때는 끝없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내릴 때는 끝없이 내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오르기만 하는 시세도 없고 내리기만 하는 시세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시다는 격동하는 쌀 시장에서 60여 년 동안 거래를 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동양의 고전에 입각한 부동의 시세관을 확립하였다.


***


우시다와 동시대를 살았던 거상 혼마 무네히사는 『혼마비전』이라고 하는 거래비법서를 남겼다. 우시다 곤자부로의 『삼원금천비록』과 함께 일본에서 2대 투자 경전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고전이다.


우시다의 책은 1755년에 출간되고 혼마의 책은 그보다 41년 뒤인 1796년에 출간되었으니 우시다의 시세관이 혼마에게 전해졌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정일 것이다.

실제로도 혼마의 『혼마비전』은 마치 전체를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우시다의 『삼원금천비록』과 내용이 유사하다.

하지만 혼마 역시 ‘거래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모든 거래에서 백전백승한 천재 투자자였다. 오늘날 증권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캔들(봉) 차트와 사케다 5법은 혼마 무네히사가 발명한 것이다.

우시다 곤자부로의『삼원금천비록』과 마찬가지로 『혼마비전』도 진즉 국역본이 나왔다. 이레미디어가 2008년에『거래의 신, 혼마: 주식시장의 캔들차트와 사께다 전법의 창시자』를 번역하여 내놨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13년에 역시 이레미디어가 일본 작가 니시노 타케히코가 펴낸『거래의 신 혼마 무네히사 평전』을 번역하여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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