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투자 천재들의 선견
3. 앙드레 코스톨라니-헝가리
전 세계 투자자들이 유럽의 전설적 투자자로 추앙하는 인물들의 명부에 헝가리 출신의 전업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1999)가 올라있다.
코스톨라니는 경기 사이클에 따른 이상적 투자전략을 압축한 ‘코스톨라니의 달걀’과 경제와 주식시장의 상호작용을 ‘주인과 산책하는 개’에 비유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코스톨라니는 자신의 성공담을 토대로『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실전투자 강의, 『코스톨라니의 투자노트』등의 명저를 펴냈다.
코스톨라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코스톨라니의 달걀’과 ‘주인과 산책하는 개’ 이야기는 그의 첫 번째 저서인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 자세히 적혀 있다((108-109쪽, 167-186쪽).
코스톨라니는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어리석은 행태를 어느 누구보다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였다(155-156쪽).
나는 주식투자자를 크게 고수(高手)와 하수(下手)로 나눈다. 고수는 옳은 방향으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투자자를 말한다. 하수는 줏대 없이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투자자를 뜻한다. 고수는 프로고 하수는 아마추어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고수는 수익을 키우고 하수는 손실을 키운다. 고수는 세력(큰손)이고 하수는 개인(개미)이다. 개미 계좌에 들어있던 돈이 큰손 계좌로 이동하는 것이다. 고수(세력·큰손·프로)가 돈을 버는 것은 하수(개인·아마투어) 덕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사례를 통해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다.
1982년의 뉴욕 증권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1년 이상 바닥에 머물러 있었다. Bloomberg L.P.가 발행하는 미국의 대표적 비즈니스 전문 주간지 <Business Week>는 표지에 ‘주식의 죽음’이라고 적었다.
본문에서는 “어느 누구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으며 금, 부동산, 유가물 등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하였다(168쪽).
하지만 미국 금융·증권 거래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에서는 하루에 5천만 주의 주식이 거래되었다. 이 말은 누군가는 그만큼을 팔고 누군가는 그만큼을 샀다는 뜻이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없었으면 거래가 성립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렇다면 가격이 그처럼 처참하게 하락한 주식을 매도한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며 그것을 매수한 이들은 또 어떤 사람들일까?
주식을 매도한 이들은 하수고 그들로부터 주식을 사들인 이들은 고수였다. 고수들은 경제 상황이 아주 나쁘다는 소문이 파다한데도 하수들이 헐값에 내놓은 주식들을 최대한 사들였다.
주식 고수들이 하수들과 반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은 바닥까지 하락한 주가는 조만간 반드시 본래 위치로 돌아간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169-170쪽).
실제로 1982년 말부터 미국의 금융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시행한 고금리 정책(유동성 축소)이 효과를 거둔 덕분이었다(170쪽).
이후 단계적으로 금리를 조금씩 낮추자 장기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가가 조금씩 상승하고 거래량도 점차 증가하였다.
이후 5년 동안 매수세가 이어져 5년 뒤인 1987년에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다. 5년 전에 주식을 헐값에 팔고 유가물에 투자했던 하수들이 다시 주식시장에 끼어들었다.
그들은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주식들을 경쟁적으로 사들였다. 코스톨라니는 결과를 알려주는 대신 하수들의 어리석은 행태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172-173쪽).
언론이 대규모 주식 매입에 대해 보도하고 사교 모임에서 너도나도 주식에 대해 이야기하면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친구가 있으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식을 허겁지겁 사들인다. 눈에 잘 안 띄거나 저평가된 주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당장 유행하는 주식들만 산다.
그들이 고가에 사들인 주식은 전에 자신이 고수에게 헐값에 넘긴 바로 그 주식이다. 그렇게 해서 고수들이 갖고 있던 주식들이 기록적인 가격으로 하수들에게 넘어가면 고수는 돈방석에 앉고 하수들은 빈털털이가 된다.
큰 손실을 떠안은 하수들은 빈털터리가 되고 손에 쥔 것은 신용대출금으로 산 주식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계좌에 갖고 있던 돈은 모조리 고수들에게 넘어간 다음이다.
하수는 자신이 고가에 매수한 주식들을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해 줄 사람이 나타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해 볼 수 있는 행동이 없다. 세상에 그보다 더 답답한 상황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