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주식시장의 맨얼굴-엉터리
2. 엉터리 천지
증권회사들의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면 투자자들의 판단과 선택을 돕기 위해 게시된 자료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그 내용들을 확인해 보면 그 많은 정보와 자료들을 언제 그렇게 많이 모으고 어떻게 그리도 자세하게 분석하는지 놀랍기 그지없다.
필시 인공지능(AI)의 역할을 할 테지만 증권사가 분석과 예측을 잘못해서 투자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그런데 주식공부를 조금만 해봐도 주가의 움직임을 미리 알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투자분야에서 활약하다 귀국한 존 리는 2012년 9월 펴낸『왜 주식인가?: 부자가 되려면 자본이 일하게 하라』라는 저서에서, TV에 출연해 투자전략을 조언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일반투자자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적었다.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를 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고, 펀드매니저나 증권회사 직원 같은 전문가들이 자신보다 주식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으나, 실제는 다르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당신보다 조금 더 투자 경험이 많고, 조금 더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일 뿐이다. 그러므로 전문가의 말에 너무 의존하면 도리어 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경제신문이나 증권뉴스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의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라. 추천 종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때 덩달아 매수해서 수익을 낼 확률은 오히려 높지 않다(72쪽).
라쿤자산운용의 홍진채 대표는 2020년 10월 펴낸 『주식하는 마음』이라는 책의 제10장(누구로부터 배울 것인가)에 <전문가에 대한 환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넣으면서 ‘양심고백’을 떠올리게 하는 소회를 포함하였다(263-267쪽).
이 바닥에 진정으로 전문가는 없습니다. 펀드매니저의 과반은 시장을 못 이기고,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전망을 항상 틀립니다.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맞히는 사람’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지만, 애초에 그분들의 역량은 주가를 맞히는 게 아니라 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썰을 잘 푸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만, 당신이 원하는 ‘예측을 믿고 맡길’ 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극소수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때그때 단기적으로 화려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거기에만 주목하니까요.
2021년 1월 교보증권 영업이사 박병창이 펴낸 『주식투자 기본도 모르고 할 뻔했다』라는 책에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주가’의 황당성을 지적한 대목이 나온다. 「주식 투자할 때 간과하기 쉬운 투자요령」이라고 부제가 달린 이 책의 제4장(가치 분석은 어떻게 하는가?)에〈기업분석 보고서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어 코미디 같은 실상을 폭로한 것이다(183-184쪽).
각 증권사가 발표하는 기업분석보고서를 많이 읽어본 투자자라면 목표주가 제시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을 것이다. 현 주가 대비 터무니없이 높은 목표 주가를 제시한다든지. 주가가 상승하면 목표 주가를 지속하여 상향 조정한다. 반면 주가가 하락할 때는, 하락 초기에는 목표 주가를 유지하다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모두들 충분히 하락했다고 느낄 때에야 뒤늦게 목표 주가를 하향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삼성투신운용 리서치 등에서 20여 년간 시장분석과 경제분석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김한진은 김동환(「삼프로 TV」 대표 겸 진행자)·윤지호(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와 공동으로 펴낸『주식의 시대, 투자의 자세』라는 책에서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세 사람이 2021년 2월 공저한 위의 책 제2장(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깨달음이다)에 실린〈왜 시장을 예측하는가?>라는 제목의 짧은 글에 적힌 한 대목을 옮긴 내용이다(53-56쪽).
우리는 주가의 큰 변곡점과 주도주를 우연히 한두 번 맞출 수는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초대박이다. 하지만 우리 사고력과 분석력으로 이 종합예술 같은 증시를 정확히 맞추기란 정말 어렵다. 주가는 단지 한두 개의 변수로 기계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지금도 시장 예측에 몰두한다(물론 단기투자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해도 괜찮다.) 지금만 해도 증시를 둘러싼 변수가 어디 한두 가지인가? 경기 사이클과 기업 이익, 유동성과 이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미중 무역 분쟁과 환율, 그리고 백신 보급까지 얼핏 떠오르는 변수만 해도 수십 가지다. 분석을 통해 시장의 짧은 변곡점까지 일일이 맞추고 설명하려는 건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닐뿐더러 감(感)으로 접근하는 사람보다 못할 가능성이 높다.
2022년 8월 교보증권 영업이사 박병창이 펴낸 『박병창의 돈을 부르는 매매의 심리』라는 책에 전 세계 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관계당국들도 헛발질을 밥 먹듯이 한다고 서술된 대목이 나온다(104쪽).
IMF, 미국의 연준, 월가 IB 등에서는 매년 분기별로 경제 성장률, 물가 등의 예측치를 발표한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지만 빗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예측치를 내놓을 때마다 수정을 거듭한다. 글로벌 경제의 환경이 시시각각으로 바뀌니 빗나가는 것이 당연할 터인데도,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예측치를 내놓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전문가들이 그런 기관들의 그릇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편다는 것이다.
LG그룹에서 기획과 IT사업에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인터넷솔루션(MCIS) 과정을 연수한 최기운은 장기간에 걸쳐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IT기술을 접목한 주식투자 기법을 창안해 절리 전파하였다.
그런 그가 2021년 4월 펴낸『주식투자의 정석: 수익으로 이어지는 명쾌한 투자수업』이라는 책의 제3강(전문가는 과연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고 있을까) 에 실린 <아님 말고 식의 투자조언과 면피용 분석〉이라는 글에 ‘증권사의 투자종목 추천’을 절대로 믿지 말라는 경고가 담겨 있다 (85-86쪽).
증권사 추천 종목들의 성적이 초라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다 보니 증권회사와 전문가들은 수시로 추천 종목이 바뀌고 증시 분위기가 조금만 반전되어도 대세 상승과 대세 하락을 번갈아가면서 외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증시가 조금만 오르면 대세 상승이라고 하면서 주가가 끝 간 데 없이 상승할 것 같은 분위기 일색의 전망과 분석으로 도배가 된다. 반대로 조금만 하락하기 시작하면 또 대세 하락이라고 한다.
이처럼 분석이 틀리면 어물쩍 넘어가고 몇 번 틀리다가 한 번 적중하면 대단한 실력인 양 홍보를 한다. 동전을 던져도 절반은 맞는데 말이다. 또한 장황한 설명을 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는 나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알 뿐이지, 그들이 수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문가는 신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우리가 회사에서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듯이 증시 분석과 투자판단 때문에 잠 못 이루며 고민하는 증권업계 직장인일 뿐이다.
앞서 소개한 존 리는 2022년 2월 10년 전에 출간한『왜 주식인가?: 시간에 투자하는 대가의 생각』라는 책의 개정판을 내면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TV에 출연해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거나 예언하는 것을 모두 부질없는 헛수고로 깎아내렸다(56-57쪽).
한국의 친구들과 자리를 같이하는 자리에서 간혹 “연말에 코스피지수가 얼마까지 갈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대부분 “모른다.”라고 대답한다. 지수를 전망하는 것은 내 영역이 아닐뿐더러 시장을 전망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내일의 코스피 지수를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몇 개월 후에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도대체 누가 예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미국 서브프라임보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과연 누가 제대로 예측했나?
존 리는 위와 같은 한국적 특이현상의 원인을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많기 현실과 연계시켰다. 단기투자 문화가 대세를 이루는 탓에 단기 전략이 필요하고, 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단기 시장전망을 내놓은 사람이 많다고 진단한 것이다.
그 원인은 여하튼지 간에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면서 주가와 지수의 변동을 예측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넘쳐나는 현실은 염치도 양심도 실종되었다는 반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존 리도 위와 같은 진단을 내놓기에 앞서 그 점을 언급하였다.
세계적인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파이낸셜 타임스만 해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지수를 예측하는 기사는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신문들에 나오는 주식 기사의 열 개 중 일곱, 여덟 개는 대부분 단기적인 주가나 지수 전망이다.
상식 수준에서 생각해 봐도 증권사의 임직원들은 태생적으로 투자자들과 한편이 될 수가 없다. 증권회사는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영업을 통해 돈을 버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마다 갖가지 혜택을 미끼로 내걸고 신규고객들을 유인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시라. 주식거래에 따른 수수료 면제나 할인은 기본이고, 국내외 기업의 주식을 사은품으로 주는 회사도 많다. 이러한 친절과 배려들은 공히 투자자를 한 명이라도 더 붙잡아서 영업대상으로 삼기 위해 기획된 것들이다.
존 리는 2012년 9월 펴낸『왜 주식인가?: 부자가 되려면 자본이 일하게 하라』라는 저서에서, 증권사를 포함하여 금융투자업을 하는 회사들의 주된 수입원은 고객들의 주식거래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라는 점을 상기시켰다(73-74쪽).
증권사 직원은 자신들의 고객이 계속 매일매일 주식을 사고팔기를 원한다. 고객의 거래수수료가 수입의 원천이기 때문이고 이는 당연한 일이다. 일반 주식투자자들과 증권사는 근본적으로 서로의 이해가 상충되는 관계에 있다. 증권사 직원들 외에도 일반 투자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주식을 사고팔기를 원하는 측이 많다. 저가에 미리 사놓은 주식을 고가에 팔아서 수익을 올리려는 개인이나 기관들도 뉴스와 매스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미 주가가 기업 가치에 근접해 있거나 기업의 가치보다 비싼 주식을 팔기 위해 호재 뉴스를 내보내기도 하고 매수세가 많은 것처럼 시세를 조작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반 투자자들은 대부분 손해를 보는 것이다.
IT기술을 접목한 주식투자 기법 전파자를 자처하는 최기운은 2021년 4월 펴낸 『주식투자의 정석: 수익으로 이어지는 명쾌한 투자수업』이라는 책에서 주식거래 수수료가 증권회사의 생명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84-85쪽).
「주식투자, 아직 늦지 않았다」라고 부제가 달린 이 책의 제3강(개인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심리분석과 자기 관리)에 실린 〈거래수수료로 연명하는 증권회사의 구조적 문제〉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증권회사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고객들의 거래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잦은 매매를 해야 수익이 증가하는 전근대적인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장기투자를 하거나 시장을 떠나서 관망하게 되면 증권사는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여 회사의 운영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런 이유로 국내 증권사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투자자들에게 중장기투자보다는 잦은 거래를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자가 있어야 증권회사도 존재하는 것인데, 투자자야 수익이 나건 말건 수수료를 챙기는 상황이다. 증권사는 여러 추천 종목을 제시해서 단타 투자자의 자산을 불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수익이 나든 안 나든 목적은 거래 수수료일 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근무하다가 전업투자자가 되었다는 한주주는 2023년 2월 펴낸『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라는 책에서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맹신하지 말라.’고 상기시켰다. 다음은 그의 저서 제5장(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중간에 편집된 〈투자는 유행이 아니다〉라는 글의 한 대목을 발췌한 것이다(260-262).
국내 증권사의 수익이 주로 어디서 나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많은 부분은 거래수수료에서 비롯된다. 증권사는 보통 금융 브로커, 즉 중개인의 역할을 통해 돈을 번다. 그들은 고객이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두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거래를 끌어내야만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밤을 새워 해당 분야를 공부하고 조사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그 정보를 마음껏 누리는 것은 좋다. 하지만 상대방이 왜 이런 귀한 정보를 나에게 주는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증권사에 속한 전문가들은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다)의 자유를 누리기 어렵다. 그들이 운용하는 상품은 누군가의 투자를 받아야 하므로 돈줄을 쥔 투자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은 특정분야의 ETF상품 등을 판매하기 위해 그 분야가 뜨는 이유를 끊임없이 조사하고, 유행을 빠르게 좇거나 새 유행을 발굴해서 고객들에게 소개해야 한다.
증권사에 오랫동안 국제영업을 담당했다는 김대옥은 2019년 7월 펴낸 『주식 고수들만 아는 애널리스트 리포트 200% 활용법』이라는 책에서 애널리스트 리포트의 한계와 약점을 알려주었다.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적기에 앞서「애널리스트의 현실: 항상 을의 입장인 애널리스트」라는 제목의 짧은 글을 실었는데, 전체 내용이 ‘공익제보’나 ‘양심고백’ 같은 폭로사례를 연상케 한다(15-17쪽).
일반투자자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을 분석해서 리포트를 내는 일이 주요 업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전체의 절반은 본사 법인영업(자산운용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 대상 영업)이나 국제영업을 도와주는 일을 병행한다.
수시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미팅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건, 자신이 커버하는 종목에 대한 현황을 설명해 주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가끔 궁금한 사항이 생겨서 본사 리서치센터에 전화를 해도 애널리스트와 통화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또,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기업탐방을 원하면 애널리스트가 동행해서 기업 IR 담당자와의 미칭 때 도움을 준다. 국내 상장기업이 해외 NDR(Non Deal Road Show: 기업설명회) 이벤트를 진행할 때 증권사 국제영업 직원, 상장기업 주식 IR 담당자와 동행해서 해외 외국인투자자(해외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와의 미팅 시 여러 가지 협조와 편의를 제공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기업들은 1년에 몇 번씩 유럽, 북미, 아시아(주로 홍콩, 싱가포르) 지역의 외국인투자자를 직접 방문해서 회사의 현황과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 기업설명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애널리스트를 평가할 때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의 도움을 받는 소속 증권사 법인영업부나 국제영업부 직원의 평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도 전문가라는 신분 이전에 우리와 똑같은 일반 직장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앞서 소개한 박병창은 앞서 소개한 『주식투자 기본도 모르고 할 뻔했다』라는 책에서 증권사의 기업분석 보고서에 대한 오해를 깨 줬다. 다음 문장은「주식 투자할 때 간과하기 쉬운 투자요령」이라고 부제가 달린 위의 책 제4장(가치 분석은 어떻게 하는가?)에 실린〈기업분석 보고서의 허와 실〉이라는 글의 한 대목을 옮긴 것이다(183-184쪽).
애널리스트가 개별 기업을 분석하는 보고서는 근본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그들에게 우선적으로 세미나를 통해 설명한다. 분석 자료가 잘 맞아서 미래의 기업 실적과 주가가 예상대로 상승하면 그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올라갈 것이다. 기업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주식시장에서 그 누구보다도 그 산업을, 그 기업을 잘 아는 사람이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가 좋지 않을 때 미래에 좋을 기업을 바로 추천하기보다는,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고 수급이 들어보기 시작하면 그제야 보고서를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심한 경우는 좋은 기업을 발굴해서 확신이 생기면 본인 주변의 기관 투자자게에 우선 자료를 제공하고, 그들이 매수해 주가가 일정 부분 상승한 후에야 공식보고서를 작성해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즉, 우리는 주가가 상승하고 나서야 보고서를 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