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일지 3

경청의 의미

by 쁘미
정신과병원 여자 폐쇄병동에서 간호사로서 근무하면서 얻은 지혜, 소중한 날들, 깊은 인연들을 담은 글입니다.


정신과일지 3 - 경청의 의미



“선생님.. 면담 가능할까요…?”


하루에 수십 번을 찾아오는 친구(20대 초반의 여자환자).

본인 이야기를 하다가 매번 눈물을 흘린다. 엄마가 본인의 요구를 바로 안 들어줘서, 타 환자가 본인을 놀려서 등 나이에 맞지 않는 매우 사소한 이유들 때문이다. 최근에는 본인을 해치는 행동도 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선 다른 친구들도 힘들 테니까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짜증 나서 저를 치는 거예요..”




경청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라는 걸 처음 느꼈다.

경청: 우선 상대방의 자기표현(환자가 말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표정ㆍ거동 까지도 포함해서)에 귀를 기울이는 것.

단순히 경청은 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내 온전한 관심을 상대방에게 줘야 하는 것이었다. 나도 할 일이 많은데.. 어느새 이건 환자의 말을 듣고 있는 건지, 그냥 내레이션처럼 흘려보내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다.


경청하고 면담을 하다 보면, 어느새 얼굴이 밝아져서는 혼자 그 어두운 감정을 헤쳐보겠다는 용기를 표한다. 결국 이 친구가 원하는 건 본인의 삶에 대한 관심, 응원과 위로였다.


우리가 삶에 대한 용기를 갖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관심, 응원과 위로가 아주 작더라도 꼭 필요하다. 주위를 둘러보며 홀로 어둠 속에 있는 그들의 말을 한번 경청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