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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다른 모습이라면 어떨까?

<으뜸 헤엄이> 레오 리오니 글 그림/ 마루별 를 읽고

by 동그래


1964년 칼데콧 명예도서상 수상한 <swimmy>

레오 리오니 글 그림 / 이명희 번역 / 마루별

아쉽게도 절판 되었다.

자기존중이 타인존중과 상호존중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단단한 이야기 구조를 이루고 있는 동화다. 유아에게 동화를 읽어줄 때 단순한 이야기보다는 단단한 이야기 구조를 갖춘 동화를 선정하는 것이 사고력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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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헤엄이라고 불리는 검은 물고기는 빨간 물고기들 사이에서 함께 지냈다. 어느날 큰 물고기가 나타나 빨간 물고기들을 잡아 먹었다. 혼자가 된 으뜸 헤엄이는 이리 저리 바다 속을 탐험하다가 또 다른 빨간 물고기떼를 만났다. 그 빨간 물고기들은 무서워서 동굴 속에 숨어 지냈다. 그 모습을 본 으뜸헤엄이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작은 물고기들에게 큰 물고기의 모양처럼 만들어 함께 다니자고 했다. 그리고 으뜸 헤엄이는 그 큰 물고기 모양의 눈이 되었다. (동그래의 줄거리 요약)




1. 함께 읽기


'으뜸 헤엄이'라고 번역된 부분이 어색한 것 같다고 했다. 검은 물고기 또는 다른 이름었으면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는 평이 있었다. 나도 읽으면서 으뜸 헤엄이라는 번역이 내용의 의미를 강조하느라 너무 힘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린이들도 그렇게 생각했다니 신기했다. 우리가 번역을 한다면 '검은 물고기' 또는 '힘을 합쳐!'라고 할 것 같다.



2. 인상적인 장면 나누기



작고 빨간 물고기들이 큰 물고기로 모양을 만들고, 검은 물고기가 눈이 된 장면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시각적으로도 멋지고 검은 물고기에게 딱 맞는 자리가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고 했다.


3. 질문 만들고 토론하기


(호, 비) 이 글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주제는 무엇일까?)_ 이게 궁금한 이유는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떠오르는 생각이 명확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서 궁금했다.

(호) 으뜸헤엄이는 혼자 되었을 때, 그리고 마지막에 큰 물고기의 눈이 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

(규) 작은 물고기들은 어떻게 큰 물고기가 될 수 있었을까?

(호) 여전히 둥굴 안에 숨어서 지내는 빨간 물고기도 있지 않을까? _ 우리 모두가 와! 했던 질문이다. 책 속에 나와 있는 물고기들의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물고기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했다는 것이 멋있다고 했다. 모든 빨간 물고기들이 큰 물고기로 모양을 만드는데 참여했던 걸까? 여전히 무서워서 나오지 못한 물고기도 있지 않았을까?

(이) 다른 물고기들과 다른 모습이었던 으뜸 헤엄이는 어떤 기분일까?

(아) 으뜸 헤엄이는 모습이 달라서 외로웠던 적은 없었을까?

(동) 나였다면 동굴에 숨어있을까, 나와서 다녔을까? 그 차이는 무엇일까?


첫번째 질문. 이 글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함께 하면 힘이 생긴다?

좋은 생각을 하면 변화가 있다?


_ 물고기들이 힘을 합쳐서 다니니까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_ 그것보다 으뜸 헤엄이가 했던 좋은 생각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주인공이잖아요.

_ 그러면 그 둘을 합쳐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변화가 생긴다. 이게 어떨까요?

좋은데. 모두 이 주제가 적절한 것 같니?

우리 공책에 각자가 생각하는 이 그림책의 주제를 적어보자. 주제가 딱 정해진 것은 아니겠지만, 가장 적절한 주제는 있을것 같아요. 우리 한 번 적어보고 가장 적절한 주제를 골라보자. 그 주제를 정한 이유도 같이 말해보자.


1) 함께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

2) 좋은 생각을 함께 실천하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

3) 숨어있지 말고 함께 행동하자.

4) 자신감을 가져라.

5)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할 때 힘이 생긴다.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한 주제인 거 같나요?

다 중요하지만 2번이 다 포함하는 주제인 것 같아요. 으뜸 헤엄이처럼 생각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 말을 잘 따라주는 빨간 물고기들 둘 다 있어야 하니깐요.


두번째 질문. 다른 물고기들과 다른 모습이었던 으뜸 헤엄이는 어떤 기분일까?


우리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으뜸헤엄이의 감정 변화를 그려보고,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적어볼까요.



1. 빨간 물고기 떼에서 자기 혼자 검정 물고기임을 알았을 때는 무척 당황스럽고, 왜 나만 그렇지?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조금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남자 아이들만 가득한 곳에 나만 여자라면 무섭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을 것 같다. 당황스러울 것 같다. 어떻게든 나랑 비슷한 사람을 찾아보려고 할 것 같다.


2. 빨간 물고기 떼들과 친해졌는데, 내 눈 앞에서 잡혀 먹히는 것을 보았을 때는 어떨까? 정말 힘들고 슬펐을 것 같다. 외롭고 또 나도 잡혀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울 것 같다.


3. 바다를 탐험하면서 신기한 것들을 많이 만났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혼자도 썩 괜찮은 것 같다. 멋지고 신기한 것들이 많아서 좋다. 신기하다. 신난다.


4. 작은 물고기 떼를 만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했고, 그대로 따라주었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정말 신났을 것 같다. 드디어 내 자리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것 같다. 고마웠다.


가장 와닿는 감정은 어떤 건가요?

_ 저는 1번이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면 마음이 좀 작아지는 것 같아서요.

_ 저는 4번이요. 아이디어가 많아요.

_ 저는 3번이요. 혼자 여행하는 것이 참 좋아요.



그렇다면, 우리가 검은 물고기 '으뜸헤엄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떨 것 같아? 예를 들어 내가 아무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간 거야. 거기서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까?


_ 우선 인사를 하고, 몸짓으로 표현해서 의사소통을 해야겠죠?

_ 어떻게든 같이 잘 지내보려고 노력할 것 같아요.

_ 관찰을 해야하고, 배워야 할 언어는 배워야할 것 같아요. 내 언어를 가르쳐주기보다 나말고 다른 사람들이 다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래도, 자꾸만 내 마음 속에 나는 저들과 달라. 그런 마음이 들면 어떻게 할까?

_ 숨어 지내요. 혼자 놀아도 되잖아요.

_ 그래도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친구가 될 것 같아요.

_ 그들처럼 꾸며보는 거에요. 그들처럼 되려고 하는 거죠.

_ 자존심이 있지, 그들처럼 똑같이 되려고 가면을 쓰진 않을 거에요.

_ 내 모습 그대로 특별하다고 여기고, '이게 나야!'라고 말하고 살거에요.


오, 그런 맘이 필요하겠다. 나를 아껴주고 나답게 살자라고 결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은호) 그런데 저런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어려울 것 같아요.

왜?

_ 힘들 것 같아요. 다 빨강인데 나만 검정이면 외로울 것 같아요.

_ 외로울 것 같아요. 결국 빨강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리가 나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나만 다른 상황이라면, 그렇게 사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우리 마무리해볼까. 으뜸헤엄이 또는 자신이 그런 모습이라 상상하고 한 마디 용기의 말을 적어보는 거야.


_ 외로울 수도 있지만 친구들이 네 말을 잘 들어줬어. 잘 했어.

_ 넌 참 특별해. 검정이라서 눈이 될 수 있었어.

_ 넌 정말 으뜸 헤엄이야.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칭찬해.

_ 이게 나야. 라고 생각하고 멋지게 살아보자.



(동그래 후기)

나는 이 그림책이 꽤 교훈적이라고 생각하고,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협력의 측면보다 빨간 무리 속에서 홀로 검정인 물고기의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여러 무리 속에서 혼자만 다르다면 어떻게 그 상황을 헤쳐가야 할지 상상을 해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힘든 감정이 들겠지만, 결국은 '이게 나야. 조금 다르면 어때. 내 역할이 있을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실제로는 잘 안 되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고, 모두들 그렇긴 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똑같은 게 좋은걸까?'라는 질문으로 이어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다 되어서 마무리했다.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현실을 알아가는 이 어린이들의 말에 숙연해지는 시간이었다.


모두가 빨강일 때, 나만 검정이라면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할까? 다시 질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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