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함이 무엇인가요?

함께 철학하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

by 동그래


철학은 하는 것이다!
Doing Philosophy!



이전 글부터 제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철학이라고 하면 소크라테스, 공자, 칸트 등의 철학자의 지식을 배우는 어려운 학문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게 철학의 전부가 아님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입니다. 철학은 철학자들의 학문을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을 위한 탐구이며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향한 생각의 여정입니다.



철학함이 무엇인가요?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연주하듯이, 축구선수가 축구를 하듯이, 철학하는 사람은 철학을 하는 겁니다. 철학함은 질문하고 숙고하고 성찰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철학함은 질문하는 것입니다.


사실 철학은 일상에서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친구와 다투고 절교할꺼야!라고 말하며 돌아선 순간부터 진짜 친구가 무엇인지, 단짝이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관계맺는 것과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우정과 관계 등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고민과 내 삶의 고민이 맞닿아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내가 그 주인공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 선택은 옳았을까? 그 근거는 적절할까? 질문하면서 자아를 찾아갑니다. 이런 일상에서의 철학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철학은 정해진 방식이 없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이뤄집니다. 글을 읽고, 공연을 보고, 음악을 듣고, 미술작품을 볼 때도 일어나며 갈등이 있을 때, 사람들을 만날 때도, 홀로 있는 시간에도 철학을 합니다. 하지만 철학은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넘어 함께 할 때 더욱 빛이 납니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고 반드신 사실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함께 듣고 생각의 공유를 통해 더 나은 생각을 발견하고 해가야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철학에서는 함께 모여 생각하도록 합니다.


너의 생각을 말해봐, 라고 묻는 동시에 그 옆의 친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보기를 권합니다.

'나와 다른 네 생각이 내 생각에 도움이 되었어. 고마워.'라고 반응합니다.

'때로는 네 생각은 이런 면에서 아닌 것 같아, 내 생각엔. '이라고 말하며 반대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더 나은 생각이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우리집에 있는 어린이들이 작년 겨울(2021. 12월쯤) 했던 대화입니다.

"오빠, 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말을 잘 못해."

"왜 그런 거 같은데? 쑥스러워?"

"그냥 말이 잘 안 나와."

"나도 그런 적 있는데, 용기를 내면 될거야."

"용기를 내면 된다고? 어떻게 내는건데?"

"그냥 말을 해보자, 라고 생각하고 그냥 말 하면 돼. 그러면 그 사람이 네 말을 듣고 뭐라고 하잖아, 그럼 그냥 또 말하고 그러면 또 친구가 될 수도 있어!"

"오빠가 도와줘."

"내가 널 따라다닐 순 없잖아. 그냥 하면 돼."

"알았어."

그러고나서 은유(둘째)는 한참을 생각하는 표정입니다.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자기 고민을 털어놓고 오빠가 들어주고 대답해주는 걸 들으면서 또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그 대화에 끼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둘의 진지한 대화가 은유에게는 아주 큰 의미였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걸 혼자 고민했다면 나는 낯선 사람이랑 이야기를 못한다고 생각하고 위축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이야기를 해야할 이유입니다.


어린이철학을 한다는 것은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일상적 삶의 고민들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는 것,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에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용기라는 가치를 생각해보면서 삶과 다시 만나게 하는 과정이 철학인 것입니다.


일상의 대화를 넘어 좀 더 특별한 시간으로 떼어 <어린이철학교실/어린이철학수업>으로 하기도 합니다.저는 이전 글에 소개한 IAPC 어린이철학연구소에서 제시하는 수업의 기본 절차에 따라 아홉살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같은 자료를 읽고 관련되는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으로 함께 생각/탐구하고 더 나은 생각을 만난 소감을 발표하는 등의 수업을 합니다. 앞으로는 그 수업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홉살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하시죠? 아주 재미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아요.)






저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철학함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내 삶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꺼내어 질문을 만들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러다보면 우리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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