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있어요> 그림책
92번째, 마마쿠쿠 <이유가 있어요>
"이유를 말한다고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걸까?"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어야 할까?"
- 상황을 잘 설명하는 능력 키우기"
이 책은 아이의 행동에는 그럴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해못할 행동에도 이유를 묻고 들어보라고 제안하고 있는 듯하다. 처음 읽을 때는 그런 제안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유를 댄다고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닐 거라 생각되었다. 그러면서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어야 할까? 라는 질문으로 이어갔다.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유를 말해도 보편적인 사회 기준에 합당하지 않을 경우에는 들어주지 어려울 뿐 아니라, 이유가 있다고 모든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은 무척 위험하다고 보았다.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부부관계, 부모와 자녀관계 등은 이유를 찾고 그 이유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진행된다. a 때문이었음을 발견하고 a를 고쳐가는 식의 접근인데, 정말 a 때문이었을까? 그리고 a 가 가진 문제가 가진 스토리를 알게 되면 a가 자유로워지고 해결이 되는 걸까? a를 해결하면 b의 결론이 나는 것이 맞을까? 삶은 그토록 단순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는 안다. 그렇기에 원인과 결과가 분명해보이는 프레임으로 스토리를 짜다보면 명쾌해보이지만, 단순화된 과정으로 삶을 해석하는 어려움이 수반될 수 있다.
아이의 사춘기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어떤 이유라도 설명해주면서 자기 행동을 합리화한다면, (그렇게 말이라도 해주면 좋은 거라고 하지만) 부모는 다 받아줘야 할까? 부모의 기준이나 가정의 규칙에 의해 유연하게 대화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할테다. 사춘기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용납될 수 없다. 물론 부모의 태도는 사춘기라는 시기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유연하고 넓어지는 변화가 필요하다.
어제 우리가 가장 많이 이야기 나눈 것은 "엄마의 감정이 집안의 기준이 되고, 지배적인 감정이 되는 것의 위험성"이었다. 엄마가 기분이 좋고 여유로우면 아이와 대화가 잘 되고, 아이도 편안하게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살얼음을 걷는 듯한 느낌의 가정이 되는 경우가 종종,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주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그럴까? 이유를 찾아봤지만, 사실 이유라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엄마로서의 자기가 기분이나 감정이 다운되었을 때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여러 대안들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설명하기"였다.
엄마의 감정이 우울하고 힘든데는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너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설명해야한다는 것이다. 아이로 인한 감정의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을 잘 구분해야 하고, 그것을 잘 설명하면서 엄마의 감정을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엄마가 오늘 회사에서 과장님과 좀 싸웠어. 그래서 지금 너무 가슴이 답답해. 잠시 혼자 쉬고 싶어." 등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거다. 이건 이유가 있으니까 화를 내거나 짜증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를 거다.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할 때, 설명하는 것으 진짜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할 아주 중요한 태도일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아이도 어른도 어떤 어려움 속에서 짜증이 날 수 있다. 이상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이유를 굳이 대지 말고, 그 상황을 그대로 설명하려고 해보면 어떨까.
이 책의 영어 책 제목은 "I CAN EXPLAIN"이었다. 설명할 수 있다는 거다. 내가 왜 이러는지 이유를 대는 것과 설명을 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둘 다 이해를 위한 과정이겠지만, 조금 다르다.
이유와 핑게대기의 차이를 아는 것,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겪는 것.
어쩌면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잘 가르쳐주고 싶은 태도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사이가 좋은 부부나, 사회성이 좋은 학생들이 자주 쓰는 말이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지."라는 거라는데, 이유나 설명을 넘어서 앞선 이해를 하는 것. 그것이 더 선행되어야 할 좋은 가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