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등에서 자란다

세상은 시끄러워도 어디서나 작은 기쁨은 있지! 2

by 동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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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서 등으로



동네 산책을 다녀왔다. 약 4킬로 정도 걸었는데 아무래도 4살 은송이에겐 조금 힘든 거리였다. 아이 넷이 나이부터 각각의 개성이 있다보니 같은 속도로 걷는 건 어려운 일, 꿈같은 일이다. 러닝에 빠진 나도 아이랑 걷기보다 뛰고 싶었으니.. 우리 여섯, 모두 다른 속도로 간다. 나는 아이랑 같이 뛰다가 나 혼자 뛰다가 또 같이 걷다가 했다. 엄마 기다려줘, 하는 아이 손을 잡고 뛰다가 잠시 그 손을 은호에게, 은유에게, 그리고 은수에게 넘기기도 했다. 그리고 더 이상 걷기 힘들다는 은송이는 오빠 등과 언니 등, 아빠 등을 오갔다. 작은 등이지만 은송이는 찰싹 달라붙어 잘 매달려있었다.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등과 등을 오갔다. 오늘의 기쁨은 등을 오가며 자라는 아이를 본 것.


나도 수 많은 등을 거쳐 자랐겠지, 그리고 또 등을 내어 주어 엎고 뛰고 돌보았을 거다. 특히 아기띠로, 포대기로 어린 아기 넷을 키운 시간들이 스쳐지나가면 코 끝이 시큰하다. 지나갔고, 지나가고 있다는 안도와 감사.



오늘의 작은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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