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은 석우는 왜 울었을까?

<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읽고

by 동그래


한 달에 한 번은 이야기책을 읽고 철학탐구시간을 갖고 있어요. 이번엔 <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읽었습니다.

2000년 초반에 나온 책이기도 하고, 배경이 오래된 주택가이고, 등장인물로 나오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요즘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 요즘 초등학생들은 어떻게 이 책을 읽을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가방 들어주는 아이> : 알라딘 소개 글


『가방 들어 주는 아이』 역시 장애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장애인의 친구’입니다. 지금까지 장애를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 ‘장애인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작품은 ‘주변인의 고통’에 더 중심을 두어 관점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따돌림받는 영택이와 그런 영택이의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이유로 놀림당하는 석우, 그 둘 사이에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과 그로 인한 석우의 갈등이 작품의 주된 축을 이룹니다. 여기에 따뜻한 그림이 어우러져 작품의 깊이를 한층 더해 주고 있습니다.
가방 두 개를 메고서 학교를 왔다 갔다 하는 석우는 바로 우리 주변에 있는 아이일 수도 있고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또 석우가 어느 순간 영택이를 더 이상 낯설게 느끼지 않게 되었을 때 둘 사이에 진짜 우정이 생겨난 것처럼, 진정한 우정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받아들일 때에야 비로소 생겨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따뜻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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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평점을 줄까요? 그 이유는 뭔가요?

- 저는 별 4개, 좀 옛날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었어요.

- 저는 별 3개요. 요즘은 휠체어 탄다고 놀리거나 그러지 않아요.

- 저는 별 5개, 친구와의 우정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 책을 읽고 이야기를 정리해볼까요?

- 2학년이 된 석우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영택이의 가방을 1년 동안 들어주는 이야기에요.

- 들어주기 싫은 날도 있었고, 영택이의 집 근처에 산다는 말을 하지 말걸 하고 후회도 했었는데 그래도 들어줘서 상도 받고 좋은 일도 있었어요. 그래서 3학년이 되어서도 가방을 들어준다고 하면서 이야기가 끝났어요.


* 인상적인 장면은 어디였어요?

- 영택이가 수술을 받고 조금 더 짧은 지팡이를 짚고 걷는 장면이요. 잘 된 일이라서 기뻤어요.

- 영택이 생일에 친구들이 오지 않았던 장면은 정말 속상했을 것 같아요. 저라면 울었을 것 같아요.

- 친구들이랑 할머니들이 손가락질하고 놀리는 장면은 화가 났어요. 장애인이 잘못은 아니잖아요.


*혹시 주위에 장애인이 있나요?

- 학교에 휠체어 타는 친구가 있어요.

- 교회 선생님이 못 걸으셔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세요. 사고가 나서 그러셨다고 들었어요?

- 말을 잘 못하고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아이가 있는데, 자폐가 있는 아이가 있었는데 우리랑 달랐어요.


*그 친구들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들어요?

- 어색해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어요.

- 친구가 되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어요. 같은 반이면 말 걸어보고 싶어요.

- 도와줘야하나 마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도와주는 걸 싫어할 것 같기도 하고 잘 몰라요.

- 잘 몰라요. 아무 생각 안 들어요.



이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어봅시다.


(라이언) 장애인은 차별받아도 되는가? 4

(동그래) 남을 도울 때 댓가를 바라면 안 되나요? 3

(앤) 아이들은 왜 영택이와 친구되는 것을 어려워 했을까? 3

영택이에게 석우는 어떤 친구였을까? 3

영택이는 석우에게 어떤 마음이었을까? 4

(에밀리) 석우는 왜 3학년이 되어서도 가방을 들어줬을까? 3

(올리버) 석우가 모범상을 받았을 때 영택이의 마음은? 4

(조이) 석우가 모범상을 받을 때 왜 울었을까? 6


* 석우의 마음이 어떴을지 이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한 번 살펴봐요




*그럼 왜 석우는 상을 받았을 때 주저 앉아 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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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우의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하고(상상하고) 우리 이야기해봐요.

(석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생각해보는 거에요. 그 사람의 입장에 서 보는 거에요.)

- 시켜서 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상을 받으려고 한 건 아니어서 당황스러웠어요.

- 하기 싫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상받으니까 그 떄 그 마음이 생각나서(싫었던) 미안했어요.

- 오늘 아침 가방을 들어주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서 미안했어요. 2학년이 끝났다고 안 해줬거든요.

그 마음이 후회되었어요. 해줄걸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했어요.

- 대가를 바라지 않았거든요.

- 여러 사람들 앞에서 상을 받으니 부끄러웠어요.

- 더 잘 해줘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아요. 3학년이 되어도 가방을 들어줘야겠구나 생각했어요.

- 영택이가 이 상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되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그냥 해준 건데 그걸로 상을 주는 게 좀 그래요.


** 그러면 그 상을 받는 석우, 그리고 석우의 울음소리를 들은 영택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 질문으로 가볼까. 책에는 나오지 않았던 그 장면으로 가보자.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보기)

- 축하할 것 같아요. 상 받은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 그런데 왜 저렇게 울까, 궁금할 거에요. 왜 울까. 자기가 뭐 잘못한 것이 있었을까

- 다리가 불편한 사람인 자기 이름을 부르니까 좀 쑥스럽고 복잡한 마음이었을 것 같아요. 왜 상을 저렇게 주는 거에요? 조용히 상을 주면 좋겠어요.

- 부럽기도 할 것 같아요. 자기가 다리가 아프지 않고 건강해서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 같아요. 나도 도울 수 있는데.. 다리 안 아픈 친구들이 모두 부러울 것 같아요.

- 어이 없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좋은 일인데 왜 울지? 하고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 뿌듯할 것 같아요. 석우가 자기 덕에 상을 받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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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가득 울음소리가 퍼져가고, 그 다음날이 되는데 그 사이에 있던 일들을 상상해볼까요?

하교 후 석우가 영택이의 가방을 들고 운동장에서 대화를 한다면, 어떤 말을 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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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은 그 후로 어떻게 지냈을까?

- 친구로 지냈죠.

- 여전히 가방은 들어주지만 싫을 때도 있고 그런 거죠.

- 파카를 잘 입고 다녔을 거 같아요.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은 친구로 지냈어요.

- 영택이가 다리가 좀 튼튼해져서 가방을 더 이상 들어주지 않아도 되면 좋을 것 같아요.

- 싸우기도 하고, 진짜 친구가 될 거에요.



* 장애인, 몸이 불편한 친구가 너희들에게 다가오면 어떻게 할거야? 생일 파티에는 갈거니?

- 당연히 갈 거에요. 친구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아요.

- 두더지의 소원 책에서 이야기하듯이 친구는 누구나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장애인이라고 친구를 안 하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에요. 장애를 가진 그 친구가 제일 힘들 거거든요. 우리는 그냥 친구하면 되고요.

- 그런데 아까 말한 자폐아이나 말이 안 통하는 친구는 친구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떻게 해줘야할지 모르거든요. 말이 안 통하면 친구하는게, 친한 친구가 되긴 어려운 점이 있어요.

- 맞아요. 우리는 장애인인 친구들을 많이 안 만나 봐서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친구할 거에요.


<정리하는 질문>

* 그렇다면 장애인 친구가 생겼을 때 너희들은 어떻게 할거야?

- 우선 친구의 이름을 불러줘요. 절뚝이. 뭐 이런 걸로는 절대 안 부를 거에요. 저한테 안경쓴 뽀로로 라고 부르면 엄청 기분 나쁘거든요, 안경 쓸 수도 있지 그걸 놀리면 안 되요. 몸이 아픈 것도 힘든데 그걸 꼭 말해야 하나요? 친구의 이름을 불러줄 거에요.

- 먼저 말을 걸어 볼거에요. 그 친구는 좀 말 걸고 그런 걸 못할 거 같아요 눈치를 볼 것도 같고. 그래서 그냥 제가 먼저 가서 뭐 좋아하냐고 물어보고 놀 거에요. 친구들은 그렇게 사귀거든요.

- 너무 많은 도움은 안 좋다고 들었어요. "내가 너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을거야? 라고 물어볼거에요.

- 그 질문은 좀 별로인 거 같아. 꼭 내가 뭘 해줘야하는 건 아니잖아.

- 그럼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줘. 나는 너를 도와줄 수 있어. 라고 말할래요. 뭔가 말투가 좋아야할 것 같아요

- 친구하자. 그렇게 말하면 되요. 그냥 친구하면 되요.

- 맞아요, 장애인 친구가 있다면 좀 다른 거니까, 저도 고민하지 말고 물어볼 거 같아요. 이렇게 해주면 되니?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데 넌 뭐 좋아해? 라고 물으면 되요.



**

덧붙여서 하는 몇 가지 말들.

이 책이 좀 더 세련되게, 요즘 아이들로 나오면 좋겠어요. 선생님도 그렇고 좀 오래된 이야기같아요. 아빠 엄마 때 이야기같아서 좀 멀게 느껴졌어요.

- 이런 이야기가 반가웠다. 학교의 선생님들이 강압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 장애인이라고 놀리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인식되어졌다는 것이 다행이라 여겨졌다. 장애인식교육으로 4월이면 늘 해왔었는데, 그런 교육들이 열매맺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읽혀졌다. 반면.. 혹시 여전히 장애아이들은 숨어 지내는 것은 아닐까.. 일반학급에서 볼 수 없다는 건.. 그만큼 또 어딘가로 구별되어 모여 지낸다는 의미는 아닐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했다. 사실 나도 학교생활 내내 장애인 친구는 본 적이 없으니까, 십대에 농아인 교회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수화를 배우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세계가 있다는 걸 몰랐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도 특별하면서도 아주 당연하게, 장애인 친구들이 곁에 있으면 참 좋겠다.



***

이 철학탐구수업을 하면서 내가 가진 마음은,

아이들이 자신과 다른 세계를 가진 아이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는 점, 그리고 가방을 들어주는 의미가 가진 우정을 생각해봤다는 점을 통해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떄보다 더 넓은 관점을 갖게 해주기를 바래본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생각탐험이었기를 바란다.



2022.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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