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라구요!!!

by 연금술사 수안

꽤 운이 있는 팔자인지 내 인생은 경제적으로는 큰 굴곡 없이 평탄한 편이었다.

어느 날 눈떠보니 '벼락거지'가 되기 전까진


벼락거지

부동산 광풍이 불던 시절 한동안 방송가를 지배했던

이 단어


평범한 경제 수준의 사람이

단지 집이 없다는 이유로

한순간에 경제적 수준이 '거지'라고 느껴질 만큼

경제적 위치가 떨어진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나타내던 단어


사회현상을 나타내는 말이자

결혼 후 오랫동안 차곡차곡 돈을 모아

빚 없이 집을 사겠다는 소망을 가진

무척이나 성실한 남편 덕분에 집 매매를 하지 않아 처하게 된 분통 터지는 우리 집 상황을 나타내던 단어


이 단어는

평온하던 내 일상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평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고 싶던 나는

모든 책임을 남편에게 돌렸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라고는 1~2 년에 한 번 좋은 운동화를 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쇠처럼 가족을 위해 일만 하던 남편은

이 비난을 견디지 못했다.


남편과의 대립이 극에 달했고

나는 극심한 무기력함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성실히 차곡차곡 돈을 모아 집을 사고자 했던 게

그토록 잘 못 된 일이란 말인가?


그렇다.

그건 잘 못 된 일이었다.


세상을 사는 건 성실함 만으로 되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성실함은 기본이고 세상을 산다는 건

세상을 알고 거기에 맞춰서 살아간다는 뜻이었다.


내가 잘 못 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처한 거지 같은 상황이 억울했는데

세상 돌아가는 일에 너무 관심이 없어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기운이 생겼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세상을 알아가면 되지 않겠는가?


아는 만큼 보인다.

그래서 나눠보고 싶다. 나의 '벼락거지 탈출기'를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