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by 이태원댄싱머신

'외제'가 붙으면 보통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국산차를 타면 소박하다. 외제차를 타면 흥청망청 철이 없다. 수입차를 타면 능력 있다.

'국산'이 붙으면 피 끓는 민족주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좋은 것 같다. 국산 배추로 만든 김치는 착한 동네 이모가 하는 식당에서 판다. 국산 양말은 신발을 안 신어도 따뜻하고, 목에 둘러도 따뜻하다. 국산 영화 디워는 재미없어도 재미있다.

국산에 대한 강조, 즉 신토불이는 사실 나치의 논리다. 귀여운 한국의 개골개골 개구리를 먹어 버리는 이국의 포식자, 황소개구리는 제거되어야 한다. 이런 느낌이랄까. 외국이나 타민족에 대한 비하와 적개심은 우리를 똘똘 뭉치게 만들고, 마라탕 먹은 것처럼 이성적인 사고를 마비시킨다.

이제 무역환경의 변화로 인해 국산과 외제의 구분이 애매해지고 있다. 독일회사 BMW는 미국에서 생산한 차를 일본으로 수출한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한 차를 인도로 수출한다. 스웨덴차 볼보는 미국회사 포드가 가지고 있다가 중국회사인 지리에게 팔렸는데, 벨기에, 스웨덴, 미국 등에서 주로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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