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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은퇴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하면, 둘이 한 판 붙었으면 좋겠다. 이세돌 성격이면, 아무리 문재인을 좋아하더라도 가차없이 이겨버릴 것 같다.
실제 바둑에서 경쟁했던 한중일은 바둑 인공지능에서도 10년 이상 경쟁해왔다. 그런데 알파고는 개발되자마자 딥러닝 기술로 한중일 바둑 인공지능을 아마추어 발라버리 듯이 고추장으로 발라버렸다.
훨훨 날던 알파고도 금방 은퇴했다. 훨씬 뛰어난 알파고 마스터와 알파고 제로도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이 알파고를 돌리는 컴퓨터도 비슷한 신세가 될 것 같다. 바로 양자 컴퓨터의 등장 때문이다.
두둥
컴퓨터 언어는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 신호를 끄면 0이 되고, 신호를 키면 1이 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최소단위가 비트인데, 많은 정보를 표현하려면 비트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4비트 컴퓨터는 0000, 0001, 0010, 0011 이런 식으로 정보를 표기한다. 요즘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64비트 기반이다.
계속 발전하고 있는 비트 컴퓨터에도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크기가 정말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사용하는 컴퓨터를 만들 때는 14나노미터 공정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그게 어느 정도냐 하면 적혈구 크기의 500분의 1이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물리학은 고전 물리학이다. 일반적인 세계에서는 이 고전 물리학이 작용한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작은 세계, 즉 미시세계에는 다른 원칙이 작용한다. 바로 양자물리학이다. 양자는 아주 작은 알갱이를 말한다.
전기 신호, 즉 전자를 보내서 0을 만들기도 하고 1을 만들기도 해야 원하는 비트를 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작아져서 전자가 자유롭게 왔다갔다 할 수 없을 정도가 된 것이다. 이렇게 된 거 아주 작게 만들어서 양자물리학의 법칙이 적용되는 컴퓨터를 만들기로 했다.
양자는 애매하다. 0 이거나 1 이기도 하지만, 0인 동시에 1인 것도 가능하다. 정확한 값을 모르니 0일 확률이 반, 1일 확률이 반이라고 적당히 둘러대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0이면서 1일 수 있다, 50%의 확률로. 이걸 중첩이라고 한다.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성격을 이용한다. 단순히 0과 1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0과 1이 중첩된다. 이걸 4비트로 생각해보면, 0000, 0001, 0010... 이렇게 16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2를 4번 곱하자.) 양자컴퓨터에서는 16가지 값을 한번에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겨우 4비트에서 16배의 정보를 가지고 있게 된다. 양자컴퓨터에서는 큐비트라고 하는데, 10큐비트면 1024개, 그리고 이번에 공개한 20큐비트에서는 100만개 이상의 연산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0 이면서 1이 되는 중첩의 세계, 양자의 세계에서 연산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중첩
여자친구가, 보고 싶은데 옆에 없다고 나에게 천벌을 받으라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보고 싶다는 건 알겠는데, 각자의 삶이 있으니, 떨어져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고 천벌을 받으라니.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권유였다. 그래도 양자의 힘으로, 천벌 받은 느낌으로 보러 갔다.
뭔가 이뻐해주고 싶기는 하지만, 괴롭히고 싶은 느낌이다. 양자의 힘으로 이뻐해주면서, 괴롭혔다. 이게 중첩이다.
양자 컴퓨터 관련해서, 아래글을 참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