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에서는 요정이 살았다고 한다. 보통 특정 개념이나 분야와 연관된 형태로 존재한다. 불의 요정, 숲의 요정, 시간의 요정 등등.
현대 한국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일단 귀여우면 무턱대고 붙인다. 체조요정 손연재, 바둑요정 헤이자자, 역도요정 김복주, 서빙요정 정인선 등등 많다. 아이즈원의 김채원은 무대 의상이 쌈무 색상이어서 쌈무요정이 되었다. S.E.S, 핑클은 요즘 전직 요정으로 불린다. 청량한 목소리의 가수 박정현은 요정으로 불리다가 이제는 요정현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반대의 의미로도 쓰인다. 귀엽다는 이미지와는 아주 동떨어진 경우에 의도적으로 '요정'을 붙여서 어색한 조합을 만든다. 근육질의 영화배우 마동석은 팔뚝요정이다. 사퇴하세욧!으로 유명한 이은재 의원은 사퇴요정이다. 국민의당에서 안철수를 열심히 홍보했던 김경진 의원은 쓰까요정이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최순실은 참 능력자이십니다. 검찰 수색 나오는 걸 어떻게 알았쓰까? 검찰총장이 알려줬쓰까? 대통령이 알려줬쓰까?' 하며 우병우를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단어에도 인플레이션이 있어서, 사용하다보면 어느새 용례가 늘어나 있다. 이제는 마음대로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잇몸이 보이면 잇몸요정, 가을이면 가을요정, 전화 받으면 전화요정, 정경미는 국민요정, 버럭하면 버럭 요정, 웃으면 웃음 요정. 요정 같으면 요정요정.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건 척추요정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자세가 구부정하지 않은가? 척추를 펴고 올바른 자세로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