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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Jun 05. 2023

「연애는 다음 생에」

mopo | 뜨거운 연애도 차갑게 바라보는, 냉장 에세이.


「연애는 다음 생에」

뜨거운 연애도 차갑게 바라보는, 냉장 에세이.


1인 출판사였던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은 이제 '거의 1인 출판사'가 되었다. 너무 마음에 드는 글을 찾았기 때문이다. mopo 작가의 글을 만나고 아직 출판 계획이 없다는 걸 알게 되자마자, 제안했다. 내가 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부, 부자가 되고 싶다!! 힐링과 위로의 목소리로 난방이 잘 되어있는 에세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일으킬 시니컬한, 냉장에세이다.


 

책 소개

연애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범위부터 정해야 한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연애다. 저자는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더럽고 추악한 모든 면모'를 빼놓고는 연애를 이야기할 수 없다고 분명히 한다.

연애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연애를 하고 있고, 어떤 연애를 해야 하는가.

제목처럼 연애는 다음 생에야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연애 못하는 작가가 그냥 울면서 쓴 글인지 확인하려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작고 얇은 책이라 잠깐이면 읽는다. 낄낄 대며 읽고 난 후의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 간다.


책 사양

지은이 mopo

디자인 이태원댄싱머신

펴낸곳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

등록번호 제25100-2018-000040호

등록우편 hello@watermelonbook.com

SNS instagram @watermelonbookdance

ISBN 979-11-976691-3-2

정가 8,700원 (경제 관념의 부재)

판형 113 * 188 * 6.6 mm

쪽수 134쪽

내지 미색모조 80g

표지 스노우 250g (무광코팅)



차례

Prologue. 연애는 다음 생에 14

Chapter 1. 내 사랑은 암흑 물질로 이루어져 22

Chapter 2. 연애 오답 노트 32

Chapter 3. 당신은 필연적 연애고자 46

Chapter 4. 꽃은 식물의 생식기다 66

Chapter 5. 자본주의 연애관 84

Epilogue. 이번 생의 연애는 102


책 속으로

연애의 정의를 먼저 내려보자. 그저 주관적으로 내게 아름다운 순간만을 연애라고 미리 단정 지어버린다면 더 이상의 진행은 무의미해지니 ‘상호 간에 서로를 자신의 연인으로 인정한 사이인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라고 해두면 적당할 듯하다. 다시 정리를 해보자면 1. 서로를 연인임을 인정해야 한다. 2. 그 둘 사이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다(특이점 배제를 배제한다.). 17
이렇게 크게 두 가지를 전제해두어야만 글을 읽는 당신과 내가 조금은 더 성실하게 보다 생산적인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선택적 취합을 통해 아름답게만 포장한 연애는 진지하게 말할 필요조차 없는 허상이기 때문이다.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더럽고 추악한 모든 면모를 연애 일부로 인정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어느 한 단면만이 아닌 그것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주사위의 눈금 6이 가장 좋다고 해서 항상 6을 맨 위로 두고 싶겠지만, 통통 튀는 두 사람 사이 사건은 언제나 주사위 굴림의 독립시행이고 6이 윗면으로 나올 확률은 1/6에 지나지 않으며 1이나 2가 나오는 것도 당신이 굴린 주사위의 눈금 값임을 인정해야만 한다. 18
사랑이 지나가고 나서 과거를 복기하며 갖다 붙인 해석들도 다음번의 사랑에서는 번복될 뿐이다. 우리 생애를 다 지나고 나서도 사랑이 뭔지 알 수 없을 듯하다. 31
몰랐던 상대의 실망스러운 점들을 알아가고 그에 맞추어 내가 성숙해져 가야만 하는 과정이다. 좀 더 이상적인 상대를 찾기 위해 헤어지거나 나의 이상을 현실이라는 밑바닥으로 끌어내리는 방법이 연애의 최종 선택지였다. 42 사랑하니 사랑 주던 쪽은 이제 동등하길 바라지만 받던 쪽은 이전처럼 받길 바란다. 주던 이는 지치고 받던 이는 상대가 변했다고 느낀다. 드디어 서로 사랑하는데도 관계의 불균형은 원인이 되어 다시금 불균형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50
그런데 꽃은 식물의 생식기다. 벚꽃은 앞서 말했듯 이파리 틈새에 피우는 꽃도 아니라, 오로지 꽃만 내세우고 있으니, 그야말로 노출증 환자와 다름없는 식물이다. 번식과 생존을 위하여 좋은 향과 화려한 모습으로 꽃가루를 퍼트리고자 노력한다. 우리는 이런 식물의 진실은 신경도 안 쓰고, 그저 내 눈에 꽃이 이쁘니까 좋다고 만지고 귀에 꽂고 프로필 사진에 가득 채운다. 69


추천의 말 중에서

mopo 작가의 책은 연애보다는 연애관을 다룬다. 사람들이 연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연애와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한다. 달달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여기서 하는 말은 내 책과 정반대다. 사랑하니까 뭐든 괜찮아~ 가 아니라 이런 연애는 나빠, 저런 연애가 좋아~ 라며 분명한 주장을 하고 있다. 어려운 말로 하면 실존주의 연애관과 본질주의 연애관로 나눌 수 있다. 연애에 옳고 그름이 어디 있어, 연애는 사고처럼 일어나는 거지~ 라는 태도는 실존주의 연애관이다. 반대로, 연애는 그 나름의 의미와 목적이 있어, 바람직한 연애가 있는 것처럼 지양해야 하는 연애도 존재해~ 라는 태도는 본질주의 연애관이다. 그냥 한번 나눠봤다. 이름을 붙이니 그럴 듯하다.
그래서 mopo 작가의 책을 읽는 건 두 연애관의 충돌이었다. 생각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매료될 수 있었던 건 논리전개 방식 때문이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누구나 나름의 개똥철학을 싸지를 수 있는 게 연애 담론이다. 중요한 건 그 주장을 어떻게 쌓아가느냐다. 내가 적당히 얼기설기 쌓고 억지주장도 그냥 우겨넣는다면, 그는 기초부터 차곡차곡 쌓는 편이다. 연애계의 데카르트, 연애계의 에리히 프롬이다. (뭐 대충 논리적이라는 뜻이다.) 연애의 정의, 연애와 사랑의 차이를 서술하며 시작된 글은 연애관으로 주제를 옮겨간다. 경험적으로 형성되는 연애관은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사람들은 사회의 지배적 관념을 내재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본주의적 연애관을 가지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신랄하다. 결국 자신만의 연애관을 세워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홍보영상

과연 이 영상으로 책 홍보가 될 것인가. 회의적이지만, 가끔은 무의미한 업로드를 하고야 만다.


독자 반응

너무 좋아서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 독후감

@madmaiz0

자신의 경험을 깊이 고찰하는 부분이 인상깊었고 연애 경험이 앞으로 더욱 쌓여간다면 이 분의 생각은 어떻게 달라질지도 궁금합니다. 언젠가 다른 연애를 경험하게 된다면 후속권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fernweh_leo

연애실패'담'과 연애고자'론', 둘 사이를 넘나드는 독특한 에세이! 사랑의 빠지는 과정부터 결국 또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를 저자의 철학으로 버무린 게 재미있었고, 문체 자체도 퍽 철학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게 또 하나의 재미난 요소로 다가왔다.


편집자가 처음 작가의 초고를 우연히 발견하고 SNS에 올린 글

@watermelonbookdance

연애 책을 처음 쓰고 경쟁자를 색출해내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연애 책이 또 있다니?!) 내 이야기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늘어놓는다면 이 책은 연애관을 밝힌다. 에세이보다 인문학에 가깝다. 가깝다고 표현한 이유는 정말 딱딱한 인문학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살짝 어긋나 있다. 어긋나는 지점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말랑말랑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로 이데올로기를 다루는 것만큼, 격식을 차려서 논리적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건 재미있다. 이 책은 후자다. 나는 원래 이런 느낌을 좋아한다. 배운 사람이 하는 뻘소리. 어디까지나 내 표현이다. 저자의 의도에 부합하는지는 모르겠다.
여기서 나는 이미 반했고 저자에게 굳이 찾아가 찬사를 늘어놓았다. 지금 생각해도 약간 부끄럽다. 처음 보는 이상한 사람이 자기 책 앞부분만 살짝 읽고 아부를 떠는 게 부담스러웠는지 저자는 내 책을 두 권이나 사줬다. 작가님 천사ㅎ


작가가 직접 SNS에 올린 책에 대한 설명

@100mopo

왜 이토록 연애가 힘든지에 관하여 냉철하게 자기객관화를 펼치는 논설.
우리는 인간이기에 연애가 힘들 수 밖에 없다는 논지로 필사적인 자기 변호를 시작한다.


책이 만들어지고 나서 작가가 직접 SNS에 올린 글

@100mopo

아무튼 이 블루버전을 들고 다음 번에 북페어를 하나 더 참석했다. 그리고 여기서 귀인이 나타났다. 현재의 '연애는 다음 생에'를 출판해주신 분이다. 책에서는 그분이 내게 낚였다고 표현했지만 솔직한 심정은 '혜안이 훌륭하시구나'라고 생각했다.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
어쨌든 그렇게 새롭게 책이 만들어졌다. 본문은 살짝 다듬고 앞뒤로 약간씩 내용을 보태고 표지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202202 북페어에서 우연히 작가와 글 발견

202204 코가 귀여운 표지 제작. 그런데 아무도 코에 신경 안씀.

202207 제1판1쇄 400부

202210 침착맨 연애의과학 특강에 뜬금없이 등장

202305 영풍문고 기획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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